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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순쌤 Oct 12. 2024

클래식 영접기


     

 오스트리아 빈 오페라 극장에서 본 사람들

     

 여행 중 바그너의 오페라 ‘지크프리트’ 공연을 보다.

‘아름다운 오페라 극장’이라는 것에 꽂혀 3층 끝자리에서 서서 보는 저렴한 티켓을 구입했다.

 오페라 형식도 줄거리도 모르는 백지상태였기에 공연 내용이 거의 기억나지 않는 것이나, 그때의 기록을 살펴봐도 오페라를 보자는 것은 그냥 ‘폼’이었음이 분명하다.


 “100여 명이 넘는 오케스트라 빈필이 연주하는 오페라 극장, 오늘은 ‘지크프리트’ 공연이란다. 입구 한쪽에서는 직원이 관객들이 맡긴 무겁거나 정장의 겉옷을 옷걸이에 걸고 있는데 그 움직임이 자못 정중하다. 한껏 차려입고 연주회장을 들어서는 어르신들이 우아하고 좋아 보인다. 폼 재거나 있는 척이 아니라, 예술에 대한 경의를 표하는 느낌 혹은 인간으로서의 기본 자존과 예의와 품위를 보이고 있다는 인상을 받다.


 완전 만석이다. 입석도 꽉 찼다. 홀을 가득 메운 사람들을 보면 머리 희끗한 분들이 많다. 티켓 가격이 수십만 원에서 몇 만 원까지, 나와 같은 입석은 5천 원 정도니, 음악을 좋아하고, 즐기는 사람들이 자신의 사정에 맞게 찾았을 게다.


 1막을 보고 나니 1시간 30분이 지났다. 3막까지인데 도저히 못 보겠다. 다리도 아프고, 오페라도 익숙하지 않고, 내용도 잘 모르고, 뭔 말을 하는지 알아듣도 못하니 좀 답답하고 많이 힘들다.


 불이 들어오고 나가면서 주변을 둘러보는데 적지 않은 분들이, 아까 입구에서 옷을 맡겼음직한 연세 지긋한 어르신들이 꼼짝 않고 서서 그렇게 관람하고 계셨다는 것!!

 깜짝 놀랐다. 휴식 시간이 되자 이분들은 자신이 섰던 난간의 손잡이에 손수건을 매어놓고 움직이신다. 자기 자리란 표시다. 서서 계속 보시겠다는 거다.

 이들에겐 공연 관람이 일상인 듯하다. ‘음악의 도시’란 명성이 그냥 생긴 게 아님을 알겠다.”


 그때 다짐을 했던 것 같다.

연주회랑 친하기, 나이 들어서도 찾아가기, 그리고 ‘초대권은 무조건 간다!’


 은퇴 후 관심을 갖고 보니, 예술의 전당에서는 몇 개의 기업이 협찬하는 음악회가 최소한 한 달에 세 번은 정기적으로 열리고 있다. 관람비가 15,000원~3만 원 정도로 저렴하고 연주자들도 실력 있다고 이름 많이 들어본, 진정 가성비 좋은 공연이다. 문화 예술 진흥에 도움도 되고 회사 홍보도 톡톡히 하고 있는 것 같다. 몇 개의 공연장 회원 가입을 하고 할인도 받고 이용한다. 친구들에게도 좋은 정보 나른다.


 혼자 노는 시간이 상대적으로 늘어난 코로나 때 접한 유튜브의 강력한 순기능! 유명한 음악가들, 훌륭한 연주들을 맘껏 영접할 수 있었다는 것, 그 외 음악 방송은 물론이고 오페라 오프라인 강의도 듣고 간간이 관련 책도 읽으며 클래식 알아가는 재미를 솔솔 얻다. 죽을 때까지 한 번이라도 다 들을 수 있을까 싶게 클래식 음악의 세계가 방대하다는 것을 알게 되고, 거기에 발을 들여놓고 걸음마로 춤을 추다.


초보자의 클래식 감상 일지


1. H생명과 함께하는 11시 콘서트


모차르트 피가로의 결혼 서곡

슈만 피아노협주곡 A단조 Op54 1악장

시벨리우스 바이올린 협주곡 d단조 op47

멘델스존 교향곡 3번 스코티쉬 3악장, 4악장

지휘 차웅 피아노 김재원 바이올린 위재원


 슈만의 협주곡, 시작할 때 오보에의 전주, 그리고 이어지는 피아노의 선율이 뭉클하다. 슈만의 생애도 만만찮지만 클라라를 향한 브람스의 마음이 함께 떠올랐다. 이룰 수 없는 걸 알면서도 옆에서 지켜보는 사랑은 숭고한가. 슈만의 마음은 어땠을까. 선율이 많이 슬프다. 피아노 카덴차는 힘이 넘친다. 젊은 마음속에 무언가 끓어오르는 열정, 혹은 고뇌란 생각이 들다. 공연장에서 협주곡을 1악장만 듣는 게 맞나 싶을 정도로 끊어진 느낌.


 가운데 c석의 2열 3,4번은 현악기 주자들의 모습이 다 보인다. 그들의 약간 무료해하는 눈빛까지도. 지휘자의 기분 좋은 열정적인 얼굴 표정까지도. 피아노연주자의 인상 쓰면서 감상에 젖는 미간까지도 다 보이는 자리. 뒤의 관악 연주자들이나 타악 연주자는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 아쉽다만.


 시벨리우스의 바이올린 협주곡은 전 악장 다 연주한다. 북유럽의 그 너른 호수와 피오르드의 모습이 상상되는 곡이다.

 바이올린 독주자가 대단하다. 그 악보를 다 암보한다는 것이 참으로 불가사의하다. 어떻게 가능한가? 계속 연주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외워지나?

 작곡가는 오케스트라의 그 많은 악기들의 파트를 작곡한다는 것 또한 이해불가다. 천재라는 말로밖에 표현이 떠오르지 않는다.


 지휘자는? 지휘자는 오래 살 것 같다!

 단원들은 다들 전문가들이니 각자의 연주 연마는 알아서 할 테고, 지휘자는 자신의 방식으로 곡을 해석하는 작업을 거쳐 연주를 완성할 테니, 그 연주를 들으면서 얻는 희열이 얼마나 클까? 긴장감과 아름다움을 동시에 온몸으로 느끼는 인생은 그 자체가 예술 아닌가.

 음악을 좋아하지 않는다면, 지휘를 좋아하지 않는다면, 그 자리에 서지 않을 것이고 설 수도 없을 것이니,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성취감까지 얻는 일,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 하는 일……. 어찌 오래 못살까?


 슈만의 곡을 들으면서부터 바이올린 협주곡, 멘델스존의 교향곡을 들으며 마칠 때까지 온전히 행복함, 그 악기들이 온 공간을 채우는 공기에 흠뻑 빠져들다.


2.  K~와 함께 하는 11시 콘서트

     

 지휘 김광현 피아노 노예진 소프라노 강혜정 콘서트가이드 김용배 연주 k~오케스트라


 차이코프스키 피아노협주곡 1 


 해설자의 구성진 목소리로 해설을 듣다.

1악장 20여분의 연주는 A, B, C 세 꼭지의 선율이 이어졌다는 것과 카덴차에 대하여.

연주가 진행되는 1악장 내내 A인지, B인지, C인지, 카덴차인지 화면을 띄어 알려준다.

그의 설명대로 20여분이 그렇게 빨리 간다. 나 같은 초보자에게 유용한 안내.


 이 작품은 여러 번 들었지만 도입부의 광활한 대지에서 흘러나오는 웅장한 기운, 그래서 러시아 작품 같다는 느낌만 받고는 바로 딴생각에 빠져버리곤 끝까지 듣지 못하는 곡이었다. 오늘 확실히 작품을 이어 듣다. 아는 만큼 들린다는 이치.

 2, 3악장은 5분 정도의 길이로만 듣는데, 차이코프스키의 작품일 법한 익숙하고 아름다운 선율이 흐른다. 아, 이런 곡이었구나…….


 멘델스존의 ‘스코티쉬 교향곡’ 전 악장을 듣다.

마지막에는 스코틀랜드의 백파이프로 연주하는 그들의 음악이 있음을 알겠다. 부유한 작곡가가 유럽을 몇 년이나 여행하며 쓴 곡이라 하니, 그 황홀경과 이국적인 풍성함을 느꼈을 감흥이 전해진다.

 가본 나라라고 좀 알아듣는 것 같고 그렇게 이해하는 걸까. 멘델스존이 갔을 때와 내가 갔을 때의 스코틀랜드가 많이 다를 텐데 어쨌든 ‘이탈리아’의 경쾌하고 역동적인 음악과는 달리 서정적이고 시골풍의 느낌이 난다. 쓸쓸하거나 약간 애잔한 느낌도.


 오페라 루살카 중 ‘달에게 부치는 노래’

 저장해 놓고 듣는 오페라 아리아 중 하나, 아는 노래가 나오면 더 좋은 거다. 내용은 우리 고대 가요 ‘정읍사’와 유사한, 그래서 정서상으로도 ‘한’이 느껴지는 아름다운 선율에 감동하다.

 봄 햇살 쏟아지는 속에서 음악당을 나오는데 은총 쏟아 받은 듯 마구 행복했다는 것.


3. 일리야 라쉬코프스키, 라흐마니노프 3개의 피아노협주곡

     

 피아노협주곡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장르이다. 초보자가 듣기에 편한 장르가 아닐까싶다. 특히 2악장은 거의 모든 곡이 슬프고 아름답다.

 피아노는 현악기이면서도 두드려대는 타악기 같아 선이 이어지지 않는데도 그렇게 아름답게 선율이 이어지는 것이 신기하다. 바이올린이나 그런 현악기처럼 한 음 한 음이 이어지는 것 같다.  피아노를 그렇게 잘 친다는 거겠지. 그것이 놀랍다는 말.

 세 개의 피아노협주곡을 하루에 연주할 수 있을까. 일찍 예매해서 그의 손가락이 움직이는 것, 얼굴 표정이 그대로 보이는 c열 5번 줄에서 봤다. 옆 사람이 묻는다. 건반 보이세요? 그렇구나. 건반은 안 보인다.


  인간의 능력이 어디까지일까. 신은 인간이 이토록 현란하게 완벽에 가깝게 음악이란 것을 만들어낼 것을 알았을까. 익숙한 2번 2악장에서는 뭉클거린다. 선율이 아름답고, 오케스트라와 피아노의 하나 됨이 아름답고, 숨죽여 보고 듣는 관객들이 아름답고, 그 공간의 모든 흐름이 아름답다.

 아무 생각 없다. 음악이 인간에게 어떤 역할을 하는지 분분하겠으나, 나는 아무 생각 없이 선율만 따라가고, 악기소리를 듣고, 지휘자의 영혼을 다 건드려놓는 손가락과 몸짓을 보는 것이 좋다.

 내 몸 살갗, 마음 어딘가, 머리의 어느 신경줄인가를 건드리는 슬픔 화려함 즐거움 무심함... 이런 것들이 좋다.

  임윤찬 때문에 처음 듣게 된 피협 3번은 역시나 고독하면서도 대중적이기도 하고 정석을 가는 듯하면서도 어긋나는 광포함이 느껴진다.

 자기 나라의 작곡가가 작곡한 것을 연주하는 그 나라의 젊은이가 참 뿌듯하겠다 하는 생각을 잠시 하다.


 오늘은 혼자 왔다. 좋다는 말밖에. 수준이 어떻고 이런 것은 모르겠고, 이 아름답고 좋아하는 협주곡을 세 곡 몽땅 들을 수 있었다는 것이 그냥 좋다는 말.


4. 교향곡 축제

     

 창원시립 교향악단 지휘 김건, 마림바 연주 한문경, 스메타나 ‘나의 조국’ 전 6곡.


 마림바 연주 처음 듣다.

실로폰 아주 큰 것, 다리가 긴 부분의 낮은음부터 높은음까지 약 열 개가 넘는 막대봉으로 연주를 한다. 막대봉이 ‘말렛’이란다. 아프리카에서 기원한 타악기이고 헤드와 스틱으로 이뤄졌다. 한 번에 대여섯 개의 막대봉을 양손에 끼고 연주하는데 묘기대행진을 보는 것 같다. 어떤 정확한 음이 있는 것이라기보다는 소리의 차이와 강약의 차이로 음이 느껴지는 타악기. 어느 소리는 참 둥글고 맑은데 아는 노래를 했으면 좀 익숙했으려나.... 그게 아쉽다.


  스메타나의 ‘나의 조국’. 엄청나다.

 ‘몰다우강’이 곧 ‘나의 조국’인 것처럼 알고 있었으나 전체 6번 곡까지 이어진 장대한 교향시를 듣다.

 2번 곡 ‘몰다우강’처럼 4번 곡 ‘보헤미아의 목장과 숲에서’도 서정적이고 아름답다. 이런 곡인 줄 몰랐다.

 5번 6번은 같이 이어서 연주하는데, 계속 반복하는 부분이 나오고, 끝날 듯 끝나는 듯 끝나지 않는다. 심벌즈의 웅장하고 와장창한 소리가 계속 그런 느낌을 주는데 안 끝난다. 심벌즈를 그렇게 많이 치는 곡은 처음 들어봤다.

 체코의 굵직한 행사 때마다 처음 연주할 만하게 웅장하고, 체코 사람들 국뽕에 빠지게 만드는 곡이겠다 싶다.


 지휘자의 터질 듯 열정적이면서도 부드러운 곳에서의 춤사위가 예쁘고 멋지다. 얼마나 좋을까. 아름다운 곡을 지휘하고 내로라하는 연주자들을 모아 하나의 완성품을 만들어가는 과정, 좋은 공연장에서, 가득 찬 관객 앞에서, 그 완결체를 내놓는 시간들, 마음 쓰고 혼을 갈아 넣고 쉽지는 않은 일이다만, 얼마나 뿌듯할까. ‘지휘자들은 오래 산다!’라는 나의 지론에 역시 한 표!

 예당의 여름밤, 돌아오는 서울의 야경도 멋져라. 우리도 나의 조국 한강을 가지고 곡을 만들 만도 하련만. 있나?


5. 임윤찬 피아노 리사이틀 (반 클라이번 콩쿠르 우승기념)

올랜도 기번스 솔즈베리 경의 파반느와 갈리아드

요한 세바스티안 바흐 인변션과 신포니아 중 15개의 3성 신포니아 BWV787~801

프란츠 리스트 두 개의 전설 S175

1. 새들에게 설교하는 아시시의 성 프란체스코

2. 물 위를 걷는 파울라의 성프란체스코

프란츠 리스트 순례의 해 중 두 번째 해 ‘이탈리아’, 제7곡 ‘단테를 읽고: 소나타 풍의 환상곡’


 드디어 임윤찬!

공연 예고 때부터 티켓을 끊을 때까지의 과정은 일부 아이돌이나 유명 가수의 티켓을 끊을 때와 같은 치열한 경쟁 과정 끝에 한 장을 가까스로 쟁취하다.

클릭 대마왕 딸아이 찬스를 제대로 쓰다!


 같은 ‘콩나물대가리’로 이루어진 곡임에도, 곡을 이해하는 거나, 해석하는 거나, 연주하는 것이 연주자에 따라 다르다는데 그것을 알아차리는 것은 언제 가능할까. 피아노 앞에 앉아본 적도 없는 내게는 그것이 아주 불가능한 것일까?

 반클라이번 콩쿠르 때의 라흐마니노프 피협 연주나, 광주시향과 ‘황제’ 협연한 유튜브를 보니 ‘뭔가가 다른 맛이 나기는 해’ 정도만 감 잡고, 연주 예정곡을 미리 찾아 듣고, 찾아가다.


 당연 꽉 찬 객석, 그의 얼굴을 좀 자세히 볼 수 있는 앞자리로 생각했는데, 손가락은 한 개도 안 보이고 얼굴도 자세히 보이지는 않는다. 머리를 너무 단정히 깎아서 어린 범생 제자를 보는 것 같다.


 그의 연주는 피아노에 앉자마자 기다림 없이 바로 두들겨대는 것으로 시작해서, 아주 고요히 아주 격렬하게, 그 머리를 흔들며 그 손을 올리며, 그렇게 치는 모습을 보다. 소리를 보고 있는 것 같다. 한 곡이 끝나면 환호와 함께 박수를 치는 것이 클래식연주장에서 볼 수 있는 장면은 아닌 듯. 아이돌 콘서트에 와 있는 느낌이다.  


 바흐 작품은 연주교본과 같은 것이라 하니 아주 성실하고 아주 경건하게 치는 듯, 리스트의 새들 소리, 프란체스코의 묵직하고 온화한 소리, 그리고 바다의 거대한 태풍이나 파도소리는 피아노의 현을 모두 건드리는 웅장한 소리로 공간을 압도한다. ‘단테를 읽고’의 작품은 내가 신곡의 내용을 좋아하지 않아서인지, 감동을 덜 받아서인지, 별 느낌이 없이 그냥 그의 피아노 소리를 듣는 것으로 만족.


 커튼콜 할 때마다 매번 나오며 수줍은 꾸벅이 인사를 한다. 그냥 앙콜곡 세 곡 정도 하고 인사하고 들어가면 좋겠네. 너무 힘들었을 텐데, 자꾸 불러내고 인사하고 손뼉 치고 환호하고... 이런 의례적인 것들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 난 재미없다.


 그가 광주시향과 협연한 황제, 광주여 영원하라, 그리고 앙코르곡이 녹음된 음반을 사들고 오다. 앨범 안에 있는 상세한 해설과 인터뷰 기사를 읽는데 좋다. 피아노와 함께 있는 그의 사진은 정말 멋지다.

 난 아마 앞으로 이 친구의 연주는 물론, 소식에도 많은 관심을 가질 것 같다.

생각하면 유쾌해지고, 개념도 있어 보여 기특하기도 하고, 중요한 것은 내 좋아하는 베토벤 느낌이 난다는 것.


* 클래식 감상 입문을 위해 읽은 책

      365 클래식(진회숙), 클래식 마음을 어루만지다(이채훈), 피아노 토크: 클래식을 즐기는 여섯 가지 방법(조현영), 퇴근길 클래식 수업(나웅준), 클래식 오디세이(진회숙), 열려라 클래식(이현석), 더 클래식 베토벤(문학수), 오페라 살롱(황지원), 오페라 읽는 즐거움(서정학), 운동화 신고 오페라 산책(한형철), 그땐 미처 몰랐던 클래식의 즐거움(홍승찬), 다정한 클래식(김기홍), 클래식 대 클래식(김문경), 하노버에서 온 음악편지(손열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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