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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블랙번 Oct 22. 2024

일본에 장인이 많은 이유


일본 친정집을 다녀온 아내가 일본공항에서 기념품으로 과자를 사 왔다. 필자는 물질은 다음에 또 사면되지 라는 생각이 있어서, 물건을 아주 애지중지하거나, 물건을 상주 모시듯이 하지 않는다. 하지만 아내는 필자와 반대성향이 좀 있다. 과자를 만드는 회사가 100년이 넘었다고 했다. 그래서 되게 유명한 과자라고 했다.

' 아니 무슨 과자를 100년 넘게 만든 회사가 있냐 '라고 생각을 하는 도중에 문득 일본에서 만난 아내의 친구가 생각났다.

일본 도쿄에 놀러 갔었을 때, 아내의 친구들을 만났었다. 아내가 도쿄에서 먼 지역에 살기 때문에 도쿄에 가는 일은 많지 않다 ( 지금까지 도쿄는 딱 1번 가봤다 ). 도쿄에 간 김에 아내의 오래된 친구를 만났었다. 서로 간의 거리가 있고, 각자의 생활이 있기 때문에 만나는 것이 쉽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아내 친구들은 도쿄에서 회사를 다니고 있었다고 했었다. 그리고 몇 년 후 도쿄에서 만났던 친구 중에 하나가 부모님이 하시는 가락국수집을 이어받기 위해서 도쿄에서의 생활을 정리하고 고향으로 갔다는 소식을 들었다. 듣기로는 우동집이 지역에서 나름 유명하다고는 하지만, 규모가 큰 우동집은 아니라고 했다.

그래서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 가업을 위해서 본인이 다녔던 회사까지 포기하기 돌아간다로? ' 

그러면서 왜 그랬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한국에서는 가업을 잇기 위해서 모든 것을 다 포기하는 사례가 많을까?라는 생각과 함께 비교가 되기 시작했다.

일본에 장인이 많은 이유가 뭘까? 100년 이상 회사를 유지하려면 몇 대가 운영을 해야 할 텐데 그들은 가업을 잇는 거에 대해서 거부감이 없었을까?


이 부분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일본인들의 기본문화를 알아야 한다.

일본에는 ' 와 ( 和 )'라는 문화가 있다. 7세기초부터 시작된 문화라고 볼 수 있다. 단순히 일본 국민들 사이에서 이루어진 문화가 아니라 불교 사상이 강했던 그 당시의 일본에서 법령으로 정해진 문화였다. 그 헌법에서 가장 앞에 나오는 것이 바로 ' 이화위귀 ' - 화합을 이뤄야 한다 라는 내용이다. 이 중에서 '화' 라는 글자가 와 글자이다.

화합을 이루기 위해서 지켜야 하는 여러 가지 항목들을 법으로 정해놨었다. 그중에서 자신의 자리를 지켜며, 유지, 충실히 할 것이라는 내용이 있다. 이 당시의 일본 구성요소는 영주가 한 지역을 다스리는 형식으로 운영이 되고 있었다. 그리고 그 법률들을 지키기 위해서 사무라이도 존재했었다. 요새 나오는 사무라이는 닌자처럼 해서 멋있게 나오지만, 사실 그 당시의 사무라이의 직업은 사람을 죽이는 직업이었다. 각각의 계급들이 있어, 농부는 농부처럼 살아야 하며, 상인은 상인답게 이렇게 계급이 존재했었는데, 그 계급을 넘으려고 하는 사람들은 사무라이에게 죽임을 당했었다. 영주 입장으로서는 계급을 유지하는 것이 지역사회를 관리하기보다 수월했기 때문이었다. 

이러한 것도 있었고, 오랜 기간 동안 일본 역사를 거쳐오면서 일본사람들의 인식으로 자리 잡게 된다. 본인에게 주어진 삶의 범위에서 벗어나거나 이동하지 말고, 성실하게 그 자리에서 본인의 역할을 다 하면 공동체 안에서 사람들에게 인정받을 수 있고 또한 그 공동체 역시 안정되고 오랫동안 유지 될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게 된다.

위에서 언급한 본인에게 주어진 삶이라는 것이 불교에서는 ' 업 '이다. 불교가 강했던 일본 사회에서 ' 업 ' 이란 즉, 현실에서 네가 최선을 다 하고 열심히 살면 미래에 환생했을 때 보다 좋게 살아갈 수 있다는 인식도 강했기 때문에 보다 현실에 집중하려고 한다.

이러한 문화가 일본인들 전반적으로 받아들여지기 있기 때문에 한국처럼 " 나는 가업을 잇기 싫어요 "라고 하면서 집을 뛰쳐나가고 하는 것이 드물게 일어난다.

그렇기 때문에 일본에 몇백 년이나 되는 장인이 존재할 수 있게 된 이유다.

일본에서는 장인을 무척이나 좋아한다. 장인이라고 불리면 뭐든지 다 잘 팔리고 되는것 같다. 일본 사회에서 장인을 우대해주는 분위기도 있기 때문에 사람들이 장인이 되기 위해서도 오래시간을 견디고 명맥을 이어 갈려고 한다.


물론 본인 스스로 전통과 문화를 계승하고 싶어서 자발적으로 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사회적 분위기로 인해서 자연스럽게 동화되도록 만드는 문화도 존재한다는 것이다.

한국에는 이와 같은 오래된 전통이 많이 유실 및 절단되었다. 그 이유는 알다시피 일본 식민지를 거쳐오면서 많은 것들이 소실 및 사라졌기 때문이다.

아내에게 " 니들이 다 없앴잖아 "라고 말해볼까라고도 생각해 보지만, 가정의 평화를 위해서 혼자 상상으로만 따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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