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1. 8살인 아들에게 매일 받아쓰기를 하자고 하니, 싫다네요. (답정너 였지만 그래도, 우선은 묻고 시작했지요)
하기 싫다는 아이에게 어떻게 하면 스스로 하고 싶게 만들지. 하다가 생각해둔 작전을 써보기로 했어요. 잠들기 직전이지만, 어떤 반응일지 궁금해서 바로 적용해 봤답니다.
8살 어린이가 가장 받고 싶은
선물 리스트 10가지
질문을 '받고 싶은' 그리고 '선물' 키워드로 내었더니, 그 즉시 노트와 연필을 챙겨옵니다. 시간은 5분을 줬습니다. 신기했던 건요, 처음에는 빠르게 적어내려 가더니 점점 더 골똘히 생각하는 모습을 보였네요.
초등학교 저학년이 진짜! 받고 싶은 선물리스트 10가지는?
1. 레고시티
2. 미니카
3. 닌텐도
4. 돈
5. 보드게임
6. 키링
7. 보석
8. 책
9. RC 카
10. 만들기 키트
돈? 보석? 의외의 대답도 보였네요. 의외의 대답에 궁금증이 생겨 조금 자세히 물어보기로 했답니다. 듣고 나서는 '아하~ 그랬구나' 싶었고요. 아이의 생각은 이랬다고 해요.
4번 '돈'을 쓴 이유 :
비행기보다 전용기를 타보고 싶고, 하나쯤 갖고 싶기에 "돈"이 필요하다 생각함
5번 '보석'을 쓴 이유 :
뽑기에 보니 보석이 있었고, 그 "보석"을 방에다 멋지게 장식해 두고 싶음
8번 '책'을 쓴 이유 :
역사책이 집에 더 있어서 보고 싶을 때 읽고 싶음
'아. 그런 생각을 갖고 있었구나' 하면서 아이의 요즘 생각을 엿볼 수 있었답니다.
단어 받아쓰기로 시작해서 아들의 속마음까지 알게 되었네요. 그저 말로 하는 것과는 또 달랐어요. 조금 더 솔직하게 되는 것 같더라고요. 그리고 머릿속에 갇아둔 생각이 단어로, 글로 표현되니 서로 공감하며 깊은 대화를 하게 되었네요.
아이와, 가볍게 한번 해보시면, 분명 아이도 무척 즐거워할 거예요. 무엇보다 아이의 생각 또는 마음 알아보기 놀이로 시도해 보면 좋을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