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발 하라리와 안데르센

보슬비 내리는 새벽

by 김혜진





이제 나가서 놀아야겠다!





새벽시간 비가 좀 내리고 있습니다. 그칠 것 같긴 하지만, 오늘은 일찍이 등원해야 해서 일곱 시가 갓 넘긴 시간이지만 동화책 한 권 가지고, 아이방으로 들어갔네요. 깊은 잠 자고 있었는데 왜 깨우냐며 칭얼거림 한마디 들었지만, 이내 아이옆에 앉아서 동화책을 펼치고선 소리 내어 읽기 시작했어요.




"... 눈 내리는 겨울이 오면 카이와 게르다는 따뜻한 집 안에서 할머니에게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창문 밖에 펄펄 날리는 눈송이들이 보이지? 저 눈송이들 중에서 가장 큰 눈송이가 바로 눈의 여왕이란다. 누구라도 눈의 여왕과 눈이 딱 마주치면 꽁꽁 얼어붙고 말지."




안데르센의 1845년에 발간된 동화 '눈의 여왕(The Snow Queen)' 내용이에요. 요즘 들어 아이에게 일어나라는 말 대신에, 동화책을 읽어주고 있는데요. 거실 책장에서 고른 책이건만, 읽다 보면 새삼 뜻밖의 사실도 알게 되고, 고전 동화책에선 줄거리가 이리도 심오했던가 하면서 그림책에 빠져드는 건 아들보다도 읽는 이 몫이 되곤 합니다. 물론 아이도 책의 다음 내용이 궁금해져서 뒤척이다가, 결국엔 옆에 바짝 붙어 실눈을 한 채 집중해 듣기 시작하고요.



'끝~' 하고 마지막 장에 다다르면 어김없이 '엄마 한번 더 읽어줘' 합니다. 하지만 꼬박꼬박 아침밥을 먹는 아들을 위해 식사 챙겨주고, 등원준비에 엄마도 화장까지 하려면 시간 상 무리죠. 아쉽지만 두 번은 어렵다는 걸 알려줍니다. 아이도 이미 알고 있는 사실이기에 더 이상 조르지는 않아요. 기지개 한번 쭈욱 펴고 난 뒤 벌떡 일어나서는 '나는 이제 나가서 놀아야겠다!' 당당히 말하곤, 엄마보다 일찍 일어난 것 마냥 씩씩한 발걸음 하며 먼저 거실로 쓩 나가는 얼마 전 만 여섯이 된 - 일곱 살 아들이지 말입니다.



아들 덕분인 건지 새벽에 잠을 깬 덕분인 건지. 빗소리에 새벽녘 깨어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를 신비롭게 읽다가, 마음이 사르르 녹을 것만 같은 동화책을 소리 내어 읽다 보니 하루의 시작이 너무 풍성한걸요.







인도의 셰익스피어라 불리는 극작가 칼리다사의 '새벽에 바치는 인사'를 소리내 읽어 봅니다.


오늘을 잘 살피라!

오늘이 바로 인생이요, 인생 중의 인생이라.

그 짧은 순간에

당신이라는 존재의 진실과 실체가,

성장의 축복과

행위의 아름다움과

성취의 영광이 모두 담겨 있다.

어제는 꿈일 뿐이요

내일은 환상에 불과하나

오늘을 잘 살면 어제는 행복한 꿈이 되고

내일은 희망찬 환상이 된다.

그러니 오늘을 잘 살피라.

이것이 새벽에 바치는 인사.



새벽에 바치는 인사

- 칼리다사 (Kalida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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