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가장 멋진 옷

슈츠(Suits)

by 김혜진





엄마, 나 양복 하나사주면 안 돼?






어린이집에서 생일파티가 있는 날이니, 제일 멋진 옷을 입고 가야 한다고 지난번에 산 넥타이 어딨냐며 셔츠는 어딨냐며 패션쇼 백스테이지가 된 아들방입니다. 아침부터 몹시 분주하네요. 그러면서 아빠처럼 양복이 한 벌 있으면 좋겠다고, 한 벌 사달라고 부탁을 해 오네요.



양복 얘기는 사실 오늘만이 아닌데요. 뭔가 특별하게 보이고 싶을 때면 항상 넥타이를 찾고, 양복에 구두 이야기를 곧잘 하곤 하더라고요. 아이 눈에도 근사한 슈츠 차림의 남자가 멋져 보이나 봅니다.



정장까지는 아니더라도 타이는 하고 싶을 때 골라서 할 수 있도록 두 개쯤 사주었는데요. 문제는 라운드 티셔츠를 입을 때도 넥타이를 하고 나갑니다. 투머치 패션 꾸미기에 난감하지만, 원하는 대로 하고자 하는 대로 두기로 했습니다. 그리도 좋을까 싶은데 좋다는데 좋은 거겠지, 하고요. 그러다 얼마 전 넥타이에 매치할 셔츠를 한 벌 사줬지만요.



그렇게, 회사원 복장을 마친 아들은 파란 양말을 신고 슬립온 운동화를 구두삼아 등원준비를 마칩니다.



경찰 유니폼이 세상 제일인 줄로만 알더니 일 년 새 정장차림이 우위를 선점했네요. 좋아하는 것이 하루가 다르게 확실해지고 구체적으로 표현해 가는 모습에 '시간의 흐름'을 한층 더 느껴지게 만드는 우리 집 일곱 살 형님이지 말입니다.









"패션은 느낌입니다. 이유가 있어선 안되죠." - 크리스찬 디올(Christian Dior)


"나 자신에게 묻곤 합니다. '옷'이란 과연 무엇일까 하는 질문 때문이죠. 그때마다 저의 대답은 같습니다. '나를 나 자신일 수 있게 만드는 것'이라고요." - 잔니 베르사체(Gianni Versace)



어쩌면, 진즉부터 아들은 패션계 대부들의 메시지를 파악하고 있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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