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하늘 은하수 은빛
엄마, 우리 주말에 어디 갈까?
역사박물관 또 갈까? 아니면 전시관?
금요일 저녁이 되면 약속이나 한 듯 주말 계획 질문을 받습니다. 그리고 아들이 잠든 후엔 남편이 묻네요. '우리 내일 뭐 할까? 어디 갈까?'
어디로 가야 하나. 무엇을 해야 하나. 멀리 갈까 아니면 가까운 데로 갈까. 요즘 관심이 어디에 많더라, 무슨 이야기를 많이 했더라. 하면서 아이의 관심사 방향에 대해서도 교환합니다. 엄마가 바라보는 관점 그리고 아빠의 관점을 공유하는 거죠. 두런두런 서로 이야기를 나누다가 각자의 리서칭이 시작됩니다. 아닌 밤중에 홍두깨랠까, 분명 회사 퇴근을 했건만 재택근무가 이어집니다.
거실 창밖은 강릉 해변가에 온 것 마냥 그저 어둡습니다. 시선을 밖으로 돌릴 필요는 없기에 손에 쥔 스마트폰을 다시 바라보며, 일전에 보아둔 핫플레이스를 검색해 보기로 했지요. 그러면서 생각해요. 아이가 요 근래 언급한 말들이 뭐 뭐 있었나 하고요.
한 개 두 개, 몇 가지 떠오릅니다.
차를 타고 집으로 오던 길에 석양을 바라보더니 '엄마, 태양은 어디로 지는 거야? 산으로 들어가나?' 하던 말이 기억납니다. 그런 뒤, 태양계 이름을 순서대로 말하기에 지구가 하루에 한 바퀴 돈다고도 알려줬어요. '그런데 왜 나는 어지럽지 않아?' 하는 대답도 생각나네요. 옳거니. 오 마이 사이언스!
과천에 있다는 국립과학관이 번뜩 생각났어요. 우주관찰을 컨셉으로 아들과의 주말계획을 세워보기로 했네요. 아직은 일주일 전 받은 수술로 완전 회복상태가 아니어서 살짝 고민이 되었지만, 호기심이 일어나고 있는 타이밍을 모른척하기엔 아쉬움이 남을 것 같았어요. 생각난 김에 움직여야지 말입니다.
다음날 아침. 전철을 이용해서 가보기로 했어요. '우와~ 우와~ 4호선은 내가 좋아하는 파란색이네, 멋있네.' 토요일 오전부터 기분이 업되었는지 보이는 모든 것들에 감탄을 하는 아들입니다.
도착 한 곳의 정식 명칭은 국립과천과학관인데요. 이곳에 있는 커다란 돔 형태의 '천체투영관'이 오기 전부터 몹시 궁금했는데 직접 눈앞에서 보니 벌써부터 오길 잘했다, 싶네요. 하늘. 별. 우주의 신비로움을 아이와 공감하는 날이 오다니 하면서 기대에 감동까지 하고 있는 엄마는, 엄마인가 봅니다.
아들과 아빠는 뒷 자석에 나란히 앉고 저는 앞자리에 앉게 되었어요. 어두워진 돔 안에서, 약 30여 분 동안 편안한 의자에 깊숙이 앉아 머리 위에 쏟아질 듯한 별자리들과 우주에 대해 알기 쉬운 해설과 함께 관람을 하는데요. 그만, 울고 말았네요. 갑자기 너무나도 벅찬 마음이 드는 거예요. 아빠와 뭐라 하는지 속닥속닥 귓속말하는 아들을 뒤로 한채 홀로 앉아 광활한 우주 속으로 푹 빠져들었나 봅니다.
아들 보여주러 별자리 구경을 갔다가, 우주의 우주 속 갤럭시 - 우리 은하 설명에 바짝 귀 기울여 듣던 그 순간. 이 순간을 무언가 단어로서 형용하자면 그건 아마도 '경이로움'이었지 싶습니다. 정말이지 놀랍고 신기한 느낌, 바로 그거였거든요.
고마운 아들입니다. 아이 덕분에 이곳저곳 생소한 장소에 가보고 덩달아 구경도 많이 하고, 새로운 지식도 늘어감을 깨닫습니다. 게다 생각지도 못한 감정이 툭. 터지는 기분도 이렇게 맛보게 되고 말이죠. 아들에게 고맙지 말입니다.
과학관을 다녀온 아이가 말하네요. 다음번에는 북극으로 오로라를 한번 보러 가자고요. 와우, 뜻밖의 제안입니다. 캐나다 옐로나이프(Yellowknife), 알래스카 페어뱅크스, 스웨덴 아비스코, 핀란드 이나리 혹은 노르웨이도 좋을 듯합니다. 돌아오는 그 언젠가의 주말에는 말 나온 김에 북유럽 어딘가로 아들과 함께 멋진 주말계획을 세워봐야겠습니다. 그곳에 도착해 부쩍 커버린 아들을 꼬옥 안아주고 있는 엄마인 제 모습이 떠오르네요. 그리고 아이는 아마 말하겠죠.
엄마, 숨 막혀. 알겠어 알겠어,
나도 사랑한다고.
여자인 엄마는, 오늘도 어김없이 남자인 아들을 이해하려 애씁니다. 아이의 사고에 생각을 더하며, 바라고 원하는 것들을 이뤄나갈 수 있도록 한 발짝 뒤에서 지켜보려 합니다. 삶을 즐거이 대하며, 부딪히는 풍파에도 굳건히 헤쳐나갈 수 있는 강직한 한 사람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일곱 인생 아들"을 키우는 그 이름은 바로 우리들 "엄마"입니다.
이 세상 모든 엄마들을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추신.
<아들연구일지> 연재는 이번 30화로 갈무리됩니다. 다음화는 오는 12월 첫째 주에 이어갈 예정입니다. 그동안 <아들이야기>를 읽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의 마음 전합니다. 고맙습니다.
& 곧 또 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