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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사담 Aug 16. 2023

치우치지 않는 공정함

[사기열전 장석지 편] 사기열전을 통해 배우는 삶의 지혜

장석지(생몰미상)는 도양(현재 하남성 방성현) 사람으로 자는 계(季)였습니다. 계(季)라는 것에서 장석지가 집안내 막내아들임을 유추할 수 있습니다.

  

재산이 많아서 기량이라는 하급관리직을 얻었으나, 10년 동안 승진도 못하고, 알아주는 사람도 없었습니다. 이에 장석지는 관리직을 그만두려 하자, 당시 중랑장이었던 원앙이 장석지의 현명함을 예전부터 알았기에 알자(궁내 소식을 전달하는 관리)로 임명할 것을 황제에 청하자, 황제와 만남을 갖게 되었습니다. 황제는 장석지와 담론 후, 그를 알자가 아닌 알자복야(알자들의 수장)로 임명했습니다.  

 


嗇夫利口(색부이구), 뛰어난 말솜씨로 과시하는 것


어느 날 황제와 장석지가 호랑이를 있는 동물원에 방문했습니다. 황제는 거기서 동물원을 관장하는 관리에게 십여 가지 질문을 하였으나, 그가 두리번거리며 답변을 하지 못했습니다. 이때, 색부(하급관리) 한 명이 나서서 뛰어난 말솜씨를 과시하며 청산유수와 같이 답변하자, 황제는 매우 흡족해하며, 이 하급관리를 즉시 고위 관리로 임명하라고 하였습니다.  


그러자, 장석지는 공신인 강후 주발과 동양후 장상여를 예를 들어 반대했습니다. 그들 모두 말은 잘하지 못했지만, 성실하며, 덕망 있는 사람이었다는 것을 얘기하며, 현실과 실행적인 것보다 말솜씨만으로 관리를 임명하는 것은 위험함을 알리자, 황제는 장석지의 말을 듣고, 명을 취소했습니다. 이후 황제는 수레에 장석지와 동승하고, 진나라가 멸망하게 된 이야기를 나눈 후, 장석지의 견해에 흡족해하며, 공거령(궁중 문을 경비하는 관리)으로 임명했습니다. 


한 문제

 


태자와 황제 동생의 불경죄 


장석지가 경비하는 사마문은 모두 수레에서 내려 입궐을 해야 했습니다. 그러나, 태자와 양왕(황제의 동생)은 수레에서 내리지 않자, 장석지는 문을 막고, 그들을 궁궐로 들어오지 못하게 하고, 황제에 대한 불경죄를 범했다는 죄명으로 탄핵을 했습니다. 


이에 이들은 사면을 받고 나서야, 입궐이 가능해졌습니다. 황제는 장석지가 범상한 사람이 아님을 알고 그를 중대부로 임명했습니다. 얼마 되지 않아 장석지는 중랑장에 이어 정위(사법을 관장하는 최고 관리)까지 승진하였습니다.  


 

공정한 사법집행 


어느 날 황제가 행차를 하고 있는데, 다리 밑에 있는 한 사람이 갑자기 나타나 황제의 수레를 몰던 말들을 놀라게 한 일로 체포되었습니다. 장석지가 취조를 하자, 그는 황제의 행차를 피해 있다가, 황제가 지나간 줄 알고 나왔다가 사고를 일으켰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에 장석지가 죄를 벌금형으로 처리하자, 황제는 자신이 다칠 수도 있었는데, 너무 가벼운 형벌을 결정한 장석지에 대해 크게 화를 냈습니다. 

이에 장석지는 정위는 법을 공평하게 집행해야 하는데, 황제와 관련된 사건이라고 더욱 가중처벌 하는 것은 한쪽에 치우친 결정이라며, 법을 집행하는 자가 상황에 따라 임의로 경중을 결정하게 되면, 사회전체가 혼란할 것이라고 말합니다. 이에 황제는 장석지가 옳은 판단이라고 하며, 그의 판결을 받아들였습니다.  

 

그 후에 어떤 이가 고조(유방)의 사당에 몰래 들어와 기물을 훔치다 잡혔습니다. 황제는 대로하여, 정위를 불러 죄를 다스리도록 하였습니다. 장석지는 법조문에 맞추어, 죄인에게 사형을 내리는 것을 결정하였으나, 황제는 이를 듣고 크게 노하여, 황제의 기물을 훔친 만큼 일족 모두 멸해야 한다고 하였습니다. 장석지는 이전과 같이 법 집행의 공정함이 중요성을 강조하며, 그래야 사회가 안정될 수 있음을 피력하였습니다. 황제는 태후와 상의 후 장석지의 판결을 승인하였습니다. 

 




장석지는 10년 동안은 누구도 알아보지 못했는데, 황제를 알현할 기회를 가지자 정위라는 최고 관리의 자리에까지 올라갔습니다. 능력이 있다고 꼭 인정받는 것이 아니라는 것은 예전에도 마찬가지 인가 봅니다.  


그는 황제와 관련된 일조차 황제의 눈치를 보거나, 기분을 맞추기 위한 결정을 한 것이 아니라, 공정하기에 노력했고, 그것이 황제와 나라를 위하는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의 치우치지 않는 공정한 판결은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고 여겨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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