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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들이 Jul 15. 2024

시간은 지금도 흐른다

삶의 구슬 : 마흔전에 알았다면 

    혹시 이런 경험해 본 적 있으세요? 별것 아니라고 생각했던 일들이 어느 순간 특별해지는 그런 경험 말이죠. 저는 몇 가지 그런 경험이 있는데, 그중 하나를 이야기해 보려고 합니다.



    대학생 시절, 생활비를 벌기 위해 여러 아르바이트를 했습니다. 그중에서도 전기 인테리어 아르바이트를 했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전기 작업은 위험이 따르는 일이라 감전 사고도 몇 번 겪었더랬죠. 전기가 몸을 흐를 때의 고통은 정말이지 말로 할 수 없을 정도인데요. 그런 경험 때문에 전기 작업을 할 때마다 두려움이 컸었고, 당연하게도 그 일에 대한 호감 또한 거의 없었습니다. 




    졸업과 함께 그 아르바이트를 그만두게 되었지만, 잊고 지내던 그 경험은 10년이 지난 후 신혼집을 수리하면서 다시 떠올랐습니다. 셀프로 신혼집을 수리하겠다고 결심하고, 전기 작업을 직접 하게 되었죠. 와이프가 “할 수 있겠어?”라고 물었을 때, 자신 있게 “당연하지. 내가 한때 전기 아르바이트 했었잖아.”라며 호기롭게 대답했습니다. 그리고는 하나씩 작업을 해나갔습니다.



    그때 느꼈던 감정은 놀라움과 뿌듯함이었습니다. 오래 전의 경험이었지만, 그 기억들이 자연스럽게 떠올라 작업을 마치게 되었습니다. 와이프도 놀랐고, 저도 그 경험들이 다시금 특별하게 다가왔습니다. 김미경의 '마흔 수업'에서는 이런 경험들을 '구슬'이라고 표현하는데요.




    이 책에서는 우리가 살아가면서 얻은 경험, 지식, 성취 등을 구슬에 비유합니다.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우리 안에 차곡차곡 쌓여가는 것들이죠. 40대가 되면 그동안 모아 온 경험과 지식을 하나씩 꿰어나가야 한다고 하는데요. 중요한 것은 이 과정에서 삶의 의미와 가치를 발견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는 그것들을 어떻게 잘 활용할지 생각해 보았습니다. 그 순간 내 안에 쌓인 구슬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에게는 아직 경험, 지식, 그동안 이루어낸 성취 같은 것들이 충분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던 겁니다. 젊은 시절에 충분히 노력하지 않았다는 후회도 들었습니다. 나보다 더 많은 구슬을 가진 사람들이 부럽기도 하더군요. 



    왜 많은 구슬을 얻기 위해 노력하지 않았는지 생각해 보았습니다. 그리고 어렵지 않게 그 이유를 알 수 있었습니다. 바로 나에게 딱 맞는 것만을 골라서 취하려 했던 욕심 때문이었습니다. 내가 하고 싶은 공부, 내가 원하는 일 등등. 결국 이것은 노력하지 않는 이유로 변형되었던 것입니다. '이건 하기 싫어.', '저건 내가 원하는 게 아니야.'처럼 말이죠. 



    어차피 삶은 우리가 계획한 대로 흘러가지 않습니다. 좋아하는 것도 바뀌고, 원하는 것도 변하죠. 계획도 바뀌고 모든 것이 변합니다. 어린 시절의 내가 이 사실을 알았다면 어땠을까요? '어떠한 경험이든 도움이 된다.'는 사실 말입니다. 우리 삶에는 여러 가지 변수들이 존재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의 상황에 맞추어 우리의 경험과 지식을 쌓으려는 시도는 오히려 스스로를 항아리 속에 가두어버리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사실을 인지해야 합니다. 어떤 경험이든, 어떤 지식이든 내 안에 담아 두면 그것을 사용할 수 있는 기회는 무궁무진하다는 생각을 가질 필요가 있습니다. 내 안의 구슬이 무한한 가능성을 만들어 낼 수도 있는 것이죠. 중요한 것은 지금의 상황에 맞는 것을 찾느라 시간을 허비할 것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모든 것에 가능성을 믿고 행동을 통해 구슬을 하나하나 쌓아 가는 것이 진정으로 자신을 위한 길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마음을 고쳐 먹어 봅니다. 지금이라도 더 많은 구슬을 만들기로 말입니다. 의심하지 않고 그 가능성만을 믿어보기로 합니다. 그러면 더 많은 경험을 쌓고, 지식을 넓히고, 작은 성취를 이루어 나가는 것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을 테니까요. 중요한 것은 나만의 포트폴리오를 만들어가는 것입니다. 지금 당장 내가 할 수 있는 작은 일부터 시작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나만의 경험을 만들어 나가고, 그것들을 하나씩 활용해 나가는 과정을 통해 성장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누군가는 이미 많은 구슬을 가지고 그것들을 꿰어가며 다음 단계의 삶을 만들어 가고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저는 좌절하고만 있지는 않을 것입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시간은 흐르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부터라도 가능성의 구슬을 쌓으며 그것들을 하나씩 활용해 나가기 위한 행동을 실천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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