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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누리 Nov 21. 2023

집단의사결정의 함정과 대처법

지드래곤 마약 혐의 여론의 집단극단화 현상


집단은 구성원들의 사고방식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 집단은 구성원들로 하여금 특정 방향의 생각을 활성화하거나 그들이 생각하는 방식을 처음과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돌려놓기도 하는데, 이러한 현상을 선택이행(choice shift)이라고 한다. 구성원들은 집단의 영향을 받아 애초에 했던 자기 선택과는 다른 선택을 하게 된다. 이러한 선택이행은 집단극화 현상으로 확대될 수 있다.


집단극(group polarization) 집단의사결정 과정을 거치면서 처음 구성원들이 가지고 있던 태도와 달리 지나치게 위험하거나 보수적인 결정을 내리게 되는 현상을 말한다. 따라서 사람들은 개인일 때보다 집단으로 의사결정을 내릴 때 더욱 과격해지는 경향이 있다. 특히 집단 구성원들 간에 구속성 및 응집성이 높은 경우 집단의사결정이 집단 현상으로 치달을 가능성이 크다.




집단에는 해당 집단에 소속된 개인의 수만큼 다양한 관점들이 존재한다. 따라서 개인은 혼자 문제를 해결하는 것보다 내 집단 구성원들과 함께 일할 때, 더 합리적인 대안과 혁신적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다. 그러나 집단 부작용으로 인해 집단은 다양한 관점을 보유한 장점을 잃고 편향된 관점으로 문제에 접근하여 혁신성과 창의성을 잃기도 한다.


집단극 집단의 특정 의견을 과도하게 강조하여 개인이 자기 의견을 주장할 수 없게 함으로써, 집단 내에서 구성원들의 의견이 다양하고 고르게 반영되기 어렵게 만든다. 그리고 집단의 극단적 결정을 쉽게 정당화한다. 이로써 목소리 큰 사람이나 강한 권력을 쥐고 있는 소수의 사람에 의해 집단의 실질적 의사 결정이 이루어지는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이러한 현상은 인터넷 속 여론의 위력이 강해지면서 사회적 문제로 나타나기도 한다.




오늘날 우리는 스마트폰과 SNS, 유튜브 플랫폼 등을 통해 간편하게 소통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손쉽게 집단적 여론을 형성할 수도 있다. SNS는 한 개인이 타인과 끊임없이 지식과 정보, 의견 등을 공유할 수 있게 하였다. SNS는 집단보다는 개인이 중심이 되어 참여자들과 관계를 형성한다. 이러한 SNS 소통의 방식은 시민 참여와 개방성을 바탕으로 민주주의의 주요 가치 중 하나인 표현의 자유를 증진했다. 뿐만 아니라 소수의 의견도 적극적으로 수렴될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의 장을 확했다.


그러나 뚜렷한 목적을 가진 과도한 응집성 및 집단행동으로 일방적 여론을 형성하여 타 집단과의 소통을 거부하는 새로운 집단극화 양상을 보이기도 한다. SNS에서 튀고 싶어 하는 사람들은 같은 의견이라도 남보다 더 강하게 어필해서 돋보이고 싶어 한다. 이런 사람들은 한쪽으로 심하게 편중되었거나 지나치게 자극적인 콘텐츠를 생산하여 팔로워를 늘려가는 방식을 취한다. 이렇게 탄생한 콘텐츠는 비슷한 또 다른 사람들에 의해 재생산되는 과정을 여러 차례 거치면서 극단적인 여론을 형성하게 된다. 이러한 방식으로 SNS 여론은 개인의 사고 편향과 전환에 큰 영향을 미치고 극단화를 더 강화하는 주기를 보이게 된다.




최근 가수 지드래곤의 마약 투약 혐의 이슈는 이러한 SNS 여론에 의한 집단극화 현상을 잘 보여준다. 지드래곤은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려진 과거 인터뷰 영상들 속 이상 행동 때문에 마약 투약 의혹에 휩싸였다. 해당 영상 인터뷰에서 지드래곤은 다소 어눌한 말투로 문장을 제대로 마무리 짓지 못하고, 몸을 흔들거나 고개를 꺾는 등 산만한 행동을 보인다. 이러한 지드래곤의 상태가 마약에 중독된 증세라고 주장하는 여론이 형성되면서 지드래곤의 마약 투약 혐의 의혹이 확산되었다. 사람들은 지드래곤이 마약을 투약했을 거라는 의심의 눈초리와 함께 SNS수많은 게시물과 영상을 유포했다.


이후 관련 혐의에 대해 조사받기 위해 카메라 앞에 선 지드래곤의 당당한 모습과 그가 SNS에 작성한 ‘사필귀정’이라는 게시물은 이러한 부정적 여론을 반전시켰다. 며칠 전까지 지드래곤의 마약 투약을 기정사실로 하는 기사 및 영상들이 포털을 장악했던 것과 반대로, 투약 반박에 대한 콘텐츠들에 관심이 집중되면서 지드래곤이 마약을 투여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주장이 강세를 보였다.


사람들은 이러한 여론의 변화에 따라 자기가 원래 가지고 있던 기준보다  과격하게 지드래곤을 평가하고 단정 짓거나, 순간적으로 자신의 판단을 뒤집었다. 단적 여론에 노출된 사람들은 인지적 과부하를 경험하기 때문에 편향된 정보로 상황을 단순화하며, 한 측면을 지나치게 선호하 모습을 보인다.




따라서 기업은 조직 구성원들의 다양한 관점이 활발히 논의될 수 있는 환경을 지원함으로써 집단의사결정의 부정적 측면보다는 장점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기업은 개인 의견을 강력히 주장할 수 있는 개방적이고 수평적인 소통 창구를 만들고, 구성원들이 의사결정에 직접 참여할 기회를 주어야 한다. 동시에 조직 내 응집성을 적당한 수준으로 유지하여 집단의 극화 현상이 발생하지 않도록 관리해야 한다. 즉, 다양성을 존중하는 조직 문화를 만들어 가야 한다.




구글은 조직 구성원들의 투명하고 개방적인 정보 공유를 추구하며, 구성원 개인의 고유한 관점과 의견을 중시하는 조직 문화를 가지고 있다. 먼저 직급을 4단계(개별기여자, 관리자, 감독자, 이사)로 단순화함으로써 수직적 위계를 완화하여 집단 의사결정에 개인이 활발하게 참여할 수 있도록 이끌었다. 그뿐만 아니라 모든 구성원이 다양한 의견을 받아들이고 수렴할 수 있는 분위기를 고취하기 위해 시간과 공을 들였다. 이로써 개인은 자기 목소리를 높일 힘을 얻고, 업무 집단은 특정 의견에 치우침으로써 극단적인 결정을 할 위험을 줄일 수 있었다.


또한 구글은 팀 내 다양성을 높여 과도한 응집성을 방지하고 있다. 구글은 성별, 인종, 장애 유무, 연령 등의 다양성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구글은 이미 기업 내 다양성이 높은 편이지만, 2025년까지 흑인 인력을 현재의 2배로 확대하겠다고 공표하며 인종 다양성 확립을 위해 더 노력할 것을 선언했다. 게다가 젠더 다양성을 높이기 위해 ‘구글 게이글러스(google gayglers)’라는 성소수자 지지 모임을 구성하여 조직 내에서 성소수자 이슈를 자연스럽게 접하고 이야기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자 했다.


이렇듯 전사적 수준에서 종업원 의사결정 권한을 확대하고 다양성을 강화하는 경영 방식은 지나치게 강한 응집성으로 인한 집단극화 현상을 방지하여 집단의 창의적 문제해결 능력을 높인다.




허민주. (2023). 한국외국어대학교. Global Business & Technology 전공


최진남, & 성선영. (2021). 스마트 조직행동. 생능.


오미영. (2011). 인터넷 여론과 소통의 집단 극화 (極化). 현상과 인식, 35(3), 3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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