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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누리 Nov 07. 2023

워라밸이 전부인 줄 알았지?

더 중요한 것은 성장, 관계 그리고 조직에 대한 믿음


워라밸(Work-Life Balance)은 일과 생활의 균형을 의미한다. 이 개념은 일을 하면서도 개인의 삶을 위한 휴식과 여가 시간을 즐기는 것이 중요하며, 지나치게 일에 몰두하거나 직장에서의 업무와 개인 생활의 균형을 잃지 않도록 조절하고 유지하는 것을 강조한다. MZ세대에게는 정시 퇴근 후 본인의 시간과 삶이 보장되는 조직의 환경을 의미한다. 그 때문에 MZ세대에게 워라밸은 ‘좋은 직장’의 기준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단순히 퇴근 후 개인의 시간이 잘 보장된다는 이유로 직원들의 직장 내 행복도가 높아지는 것은 아니다. 직장인 소셜 플랫폼 ‘블라인드’는 매년 ‘재직자 행복도 조사’, 일명 ‘블라인드 지수’를 조사한다. 그런데 2021년 블라인드 지수 최상위 10개 기업(구글코리아, 네이버웹툰, 대학내일, 메드트로닉코리아, 부산교통공사, 비바리퍼블리카, 신한카드, 한국가스공사, 한국남동발전, 한국수출입은행, SK텔레콤)에서 워라밸 만족도는 중위권인 것으로 나타났다. 


허츠버그의 2요인 이론에 따르면, 워라밸이나 연봉과 같은 도구적 가치들은 직장인 개인을 ‘행복하게’ 만드는 동기요인이기보다는 ‘불행하지 않게’ 만들어 주는 위생요인이기 때문이다. 블라인드 조사에 의하면 재직자 행복도를 높여주는 동기요인은 ‘업무에 대한 의미감’, ‘상사와의 관계’, ‘조직의 윤리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첫째, 업무 의미감은 ‘회사에서 내가 하는 일이 내 인생의 방향과 일치한다고 느끼는 정도’다. 직원들은 업무 의미감이 높을수록 회사를 위해 일하는 것이 결국 나를 위한 것이라고 느낀다. ‘네이버웹툰’과 ‘비바리퍼블리카’의 워라밸 만족도는 한국 평균에 미치지 못했다. 그런데도 업무 의미감 지수가 한국 평균보다 두 배 이상 높았기 때문에 블라인드 지수 최상위에 랭크될 수 있었다. 이는 높은 업무 강도에도 불구하고 그만큼 개인이 자기 스스로 성장한다고 느끼기 때문에 행복도가 상승하는 것으로 이해될 수 있다.




둘째, 상사 관계 지수는 ‘나의 상위자가 나의 일에 도움이 된다고 느끼는 정도’다. 리더가 업무상 필요한 지원을 해준다고 느낄수록 상사 관계 지수가 높아진다. 블라인드 연구팀은 “직장 내 관계 가운데 ‘동료 간 관계’가 아닌 ‘상사와의 관계’가 직장인 행복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고 밝혔다. 직원들은 상사에게 업무 지원을 충분히 받고 있다고 느낄수록 높은 직무 만족도와 조직 몰입감을 보였다. 구글 코리아는 2020년 상사 관계 만족도 1위를 차지했는데, 당시 구글 코리아는 리더가 주는 활발한 피드백이 상사 관계 만족도 비결이라고 밝혔다. 구글 직원들은 피드백이 상대방을 위한 것이라고 느끼며, 피드백이 곧 선물이라는 조직 풍토를 형성하고 있다.




셋째, 조직의 윤리 지수는 회사에서 부당한 일을 겪었을 때 회사가 문제 상황을 공정하게 처리해 줄 것이라는 믿음의 정도다. 2년 연속 블라인드 지수 10위 안에 들었던 ‘대학내일’은 특히 ‘윤리’ 영역에 대한 재직자 만족도가 높았다. 대학내일 윤리 지수는 91%, 한국 평균인 39.7%보다 두 배 이상 높은 수치였다. 대학내일 측은 회사 내 문제를 팀 상황이나 개인 성향에 따라 다양한 채널에서 쉽게 공론화할 수 있는 조직 환경 때문에 윤리 지수가 높게 나올 수 있었다고 밝혔다. 대학내일의 직원들은 ‘대학내일에 보내는 편지‘제도를 통해 대표이사에게 익명으로 질문할 수 있다. 또한 대표이사는 모든 질문에 대하여 빠짐없이 대답하여야 하며, 인트라넷에 이러한 소통 내용을 모두 공개한다. 이처럼 대학내일은 ‘투명성’을 최고 가치로 하여 회사의 윤리성에 대한 종업원 인식 수준을 높일 수 있었다.




이러한 연구 결과들을 살펴보면, 종업원의 직무만족도 및 직장 내 행복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먼저, 해당 종업원에게 적절한 직무가 할당됨으로써 직장에서 하는 일이 본인 인생 전반의 지향점과 일치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종업원은 회사와 함께 자신이 성장할 수 있을 때 큰 만족감을 느낄 수 있다. 


또한 상위자는 부하직원의 실제 업무에 도움이 될 수 있는 피드백을 적절히 제공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리더는 부하 직원과의 관계에 지속적인 관심을 기울이며 코치로서의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종업원이 부당한 일을 겪었을 때는 회사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문제 상황을 공정하게 해결해 주어야 한다. 그래서 각기 다른 개인을 하나의 공동체로 흡수할 수 있을 때 해당 조직에 근무하는 종업원의 만족도가 높아질 수 있다.




최서진. (2023). 한국외국어대학교. Global Business & Technology 학부.


‘대퇴사 시대’… 직장내 행복도 높이는 건 워라밸 아닌 '이것' < 경제 < 기사본문 - 사례뉴스 (cas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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