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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he Happy Letter Jun 11. 2024

물길

THL 창작 시(詩) #141 by The Happy Letter


물길



산책길 옆 흐르는 물

마음 편하기 그지없겠다

사람들이 만들어 놓은 그 물길 따라

이 걱정도

저 걱정도 없이

그저 흘러가기만 하면 되니까


하지만 나는

낯선 들판 앞에 길을 잃고 홀로 서 있다


산책길 옆 그 물이라면

이 들판 풀숲에 어떻게 흘러갈까

그 물도

이 생각 저 생각해 가며

이리 피하고 저리 피해 가며

돌고 돌아 흘러갈까


아니다, 그 물이 답한다

길이 안 보이는 숲 속에서도

가장 낮은 곳만 찾으면 된다고

가장 낮은 곳으로 물이 모여든다고

그저 그러기만 하면

그 길이 물길이 된다고


하지만 길 잃은 채 서 있는 나는

왜 무엇 때문에 아직도 망설이고만 있을까



by The Happy Let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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