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김치가 되어버린 한 주였다. 불금은 외면한 지 오래다. 지난밤도 잠을 설쳤다. 늦잠 자고 일어나니 눈부신 봄햇살이 창을 뚫고 방바닥을 가득 비추고 있다. 따뜻한 봄볕과 살랑거리는 봄바람에 좀 나른해지고 싶지만 아직 바깥바람은 차다. 손톱 가시를 물어뜯지 않으려 손톱깎이를 찾아 든다. 뉴스를 틀어놓고 앉아 몸을 앞으로 구부려 손발톱을 깎으려니 숨이 찬다. 어젯밤 참지 못한 야식夜蝕으로 배가 더 나온 탓인가. 눈이 침침해진 건가, 잘라내지 못한 한구석이 남아있다. 갑자기 새로 산 손톱깎이에 각인된 메이드인코리아Made in Korea가 뜬금포로 생뚱맞아 보인다. 황금 같은 주말이 또 지나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