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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재 박종익 Apr 29. 2024

봄 밤

냉이꽃 당신

봄 밤


                                    우재(愚齋) 박종익


바리캉으로 밀어낸 버즘나무에

달을 향해 웃자란 가지 사이로

짝 잃은 소쩍새가 껌벅입니다
둥근 달문이 열리고

골로 시집 온 새댁 이마 위로

금가루가 떨어집니다

뒷산 돌밭을 서성이머나먼 생이

귀 시리게 가지를 흔들던 동리나무에서

밤새 속울음 눌러 참으며

그 옛날 봄밤을 노래합니다

50인치 텔레비전 속으로

한없이 깊어만 가는

어머니의 밤은

그대로 돌꽃으로 피어

노랗게 주름진 밤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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