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토요일 먼 친척의 돌잔치에 참석하기 위해 마산에 갔다. 요즘 물가가 장난이 아니니 아이들 데려가기에도 부담이 되었지만 그래도 축하해 주는 자리이니 온 가족이 출동했다. 그리고 중요한 봉투도 넉넉히 넣었다. 돌잔치 장소는 대형 웨딩홀이었고, 돌잔치 장소는 5층이었다.
지하에 주차를 하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던 나는 깜짝 놀랐다.
“여보, 우리나라 저출생 맞나?”
“왜?”
“여기 봐봐. 오늘 저녁에 6명이나 돌잔치한다. 5층 룸이 다 찼네.”
그랬다. 엘리베이터 안에는 손님들을 위해 그날 저녁에 열리는 돌잔치 안내 종이가 붙어 있었다. 무려 6명의 왕자, 공주가 생일잔치를 한다는데 나는 마산 애기들 여기 다 모였나 했다.
돌잔치 행사는 30분쯤 후에 한다고 하니 우선 배부터 채우기로 한다. 접시를 들고 음식을 담아 온다. 아들은 큰 접시에 음식을 몇 개만 골라와서 금방 다 먹고는 자리에서 일어난다.
“엄마, 가서 음식 더 가져올게.”
“잠깐, 아들 소스 묻은 접시를 왜 들고 가는 건데?”
“아, 맞다. 여기 뷔페지.”
“아들 너무 오랜만에 뷔페 온 거 티 내지 마라. 새 접시 사용하는 거야.”
아들은 다시 음식을 담으러 떠났고 나는 가져온 초밥을 다 먹었다. 간장을 많이 찍었는지 짜서 물을 1컵 다 마셨다. 그리고는 하염없이 기다렸다.
“여보, 여기 왜 물 안 따라줘?”
“당신, 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 여기 레스토랑 아니고 뷔페거든. 가서 물 떠 와. 정수기 중앙 입구에 있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