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발적 자유 1_여덟 번째 이야기

<2023년 아르코문착창작기금 발표지원 선정작> 희곡부문_ 극작 홍예성

by 홍예성

<제 8 화>


저택 밖, 계단에 앉아 있는 수찬과 지연.


수 찬 지낼만해요?

지 연 (미소를 지으며) 뭐 그럭저럭.

수 찬 그러고 보니 지연 씨는 적응을 잘하는 것 같아요.

지 연 인간은 적응하는 동물이니까요. 수찬 씨는 이제 좀 괜찮아요?

수 찬 (지연의 손을 잡으며) 여기서 한 가지 좋은 건 지연 씨를 매일 볼 수 있다는 거.

지 연 (어딘가를 의식하며 손을 뺀다) 그러게요.


수찬이 지연의 머리를 쓸어준다.


지 연 (피하며) 그런데 수찬 씨 요즘 무슨 생각해요?

수 찬 네? 왜요?

지 연 많이 바빠 보여서요. 여기저기 정신없이 돌아다니는 것 같기도 하고.


고민하는 수찬. 잠시 사이. 수찬, 뭔가 결심한 듯.


수 찬 (나직하게) 실은 제가 요즘 알아보고 있는 게 있어요.


이때 비치가운 차림으로 집 안에서 나오는 영란.


영 란 뭘 알아보시는 걸까? 지연이 언니 마음 알아보시나?


수찬과 지연이 당황하며 자리에서 일어난다. 지연이 황급히 집 안으로 들어간다. 장난스럽게 웃는 영란. 이때 진순이 저택의 뒤편에서 등장한다.


영 란 (기지개를 켜며) 아, 어쩜 이렇게 맨날 날씨가 좋냐.


수찬과 진순이 마주치자 냉랭한 기류가 흐른다.


영 란 (눈치를 보다가 자리를 피하듯) 나는 수영이나 하러 가야지.


영란, 급히 퇴장한다. 잠시 사이.


진 순 집이 커서 여기, 저기 구경할 곳도 많고 산책하기도 좋으니까 가끔 나오슈. 집 뒤에는 작은 산도

있고 저 앞바다에서는 낚시도 할 수 있으니까.


잠시 사이.


수 찬 그때 왜 말리신 겁니까?

진 순 자네가 사람을 죽이도록 내버려 둘 수 없어서라고 해두지.


사이.


진 순 어차피 답은 정해져 있으니까.

수 찬 네?

진 순 자네는 여기서 나갈 수 있다고 생각하나?


진순과 수찬 사이에 냉랭하고 팽팽한 기운이 흐르다 진순이 집 안으로 들어가려고 한다.


수 찬 왜죠?

진 순 ……?

수 찬 그렇게 생각하시는 이유. 여기서 나갈 수 없다고 생각하시는 이유 말입니다.


진순이 수찬을 돌아본다.


수 찬 왜 아무도 나가려고 하지 않는 거죠?

진 순 여기를 나가려면 목숨을 걸어야 할 거야.


진순이 집 안으로 들어간다. 남은 수찬이 생각에 잠긴다.

조명이 어두워지면 자장가 소리와 함께 여자아이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수영의 모습이 희미하게 보인다. 주변을 살피며 어디론가 가는 수영, 퇴장.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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