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아르코문학창작기금 발표지원 선정작> 희곡부문_극작 홍예성
<제 9 화>
<제1막> -2장
조명 밝아지면 거실. 보성이 수찬이 준 책을 유심히 보고 있다. 수찬이 등장한다. 수찬이 들어오자 자리에서 일어나는 보성.
보 성 저, 이거. (책을 내민다.)
수찬이 주변을 살짝 의식하면서 보성 곁으로 가서 책을 받는다.
수 찬 봤어?
보 성 네.
수 찬 어때? 동참할 생각이ⵈⵈ.
보 성 불가능합니다.
수 찬 왜 해보지도 않고 불가능하다고 하는 거지?
보 성 모두가 위험해질 수 있다구요. 그만두시죠.
보성이 방으로 들어가려고 하면,
수 찬 ‘세상의 모든 눈’이라는 사진이 있어. 또 다른 눈. 어딘가에서 수 없이 많은 눈이 나를 지켜보고 있
다. 아무도 모르게.
잠시 사이.
수 찬 지금 (강조하며) 현재, 내가 알아본 바로는 이 공간에 존재하는 눈만 200개가 넘어. 아마 훨씬
많을 거야. 아주 치밀하고 정교하게 설치되어 있어. 철저하게 지켜보고 있는 것 같아.
보성이 수찬의 말에 놀란다. 그리고 수찬의 말을 들으며 뭔가를 생각한다.
수 찬 (조용하게) 하지만 모든 것에는 사각지대가 있기 마련이야.
이때 등장하는 성한. 당황한 두 사람은 성한이 눈치채지 못하게 하기 위해 이야기를 멈추지 않고 다른 이야기로 자연스럽게 돌린다.
수 찬 (어색하게) 그래서 사진은 각도가 중요하다고들 하지.
보 성 (약간 어색하나 티 나지 않게) 사진작가이신 줄 몰랐어요.
수 찬 그쪽은 전공이 뭐야?
보 성 화학과요. 여기저기 취업 잘될 줄 알고 들어갔는데 취업 시험 준비만 몇 년째 하다 이곳에 오게
되었어요.
성 한 두 분 그새 아주 친해지셨나 보네요. 아주 보기 좋습니다.
보성과 수찬이 어색하게 웃는다. 성한이 복도를 향해 간다. 성한이 사라지면 안심하는 보성과 수찬.
이때, 등장하다가 멈칫하고 몸을 숨긴 채 수찬과 보성의 이야기를 엿듣는 수영.
수 찬 잘 한번 생각해 봐. 지금껏 어떤 시도를 해 봤는지 모르겠지만 반드시 방법이 있을 거야.
보 성 생각할 거 없습니다. 제 생각은 변함없어요.
수 찬 억울하지도 않아? 여기 이렇게 납치돼서 꼼짝없이 지내는게.
보 성 전 납치된 게 아니에요.
수 찬 뭐?
보 성 기생충 취급받으며 7년간 취업을 준비하다 모든 걸 끝내려고 물에 뛰어 들었는데 눈을 떠보니
여기였어요. 원했건 원치 않았건 나를 구해준 건 사실이니까. 납치를 당한 건 아니에요.
수 찬 그래서 계속 여기서 썩겠다고? 규칙인지 뭔지를 지키면서? 제대로 생각해. 남은 인생 어떻게 살
건지.
수찬이 밖으로 나간다. 보성, 잠시 뒤 복도를 향해 퇴장한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