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슴도치도 제 새끼는 함함하다고 한다
삶의 가시밭
by 평론가 청람 김왕식 Jul 11. 2023
고슴도치도
제 새끼는
함함하다고 한다.
ㅡ
고슴도치는 온통 털이다.
그것도 매우 뾰족하고 날카롭다.
한 번 찔리면 치명적일 수 있다.
고슴도치 한 마리에
보통 5천 개의 가시가 있다고 한다.
고슴도치는 이렇게 많은 가시를 가지고도
서로 사랑을 하고 새끼를 낳고 어울린다고 한다.
바늘과 바늘 사이, 가시와 가시 사이를
조심스럽게 잘 연결해서
서로 찔리지 않도록 하므로 기능하다.
그런데
이 고슴도치의 새끼사랑은 각별하다.
고슴도치는 천천히 움직이며, 조심스럽게 가시를 피해 상대방을 존중하고 살펴본다.
그들의 세심한 주의는 상처받지 않기 위한 방법이지만,
동시에 서로를 배려하는 가장 중요한 방법이기도 하다.
사람들 사이에서도 이런 모습을 볼 수 있다.
사랑은 우리를 가까이 끌어당기지만, 가까워질수록 상처를 입을 위험이 커진다.
우리는 이 상처를 막기 위해 가끔 서로를 밀어내려 한다.
결국에는 이 고통을 이해하고 받아들임으로써 더 깊은 연결을 이루게 된다.
이러한 과정은 자연스럽게 배려로 이어진다. 고슴도치처럼,
우리는 상대방의 가시를 피하려고 조심스럽게 움직이고, 서로의 통증을 이해하고 공감한다.
이러한 배려의 행동은 사랑의 가장 근본적인 요소가 되며, 또한 가장 미묘하게 그들과의 관계를 결정하는 요소가 된다.
사랑의 시작은 그런 의미에서 바로 배려에서 출발한다.
이는 상대방을 존중하고 이해하는 데서 비롯되는 과정으로,
이 과정은 때로는 우리 자신을 희생하게 만든다.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사랑의 힘이다.
우리가 상대방의 고통을 이해하고 공감하며, 그 고통을 덜어주려고 노력할 때, 우리는 그들에게 진정한 사랑을 전달하는 것이다.
고슴도치의 사랑은 그렇게 우리에게 배려와 사랑의 가치를 가르쳐준다.
우리 모두가 삶의 가시밭에서 서로의 가시를 조심스럽게 피하며,
그 과정에서 서로를 더 깊이 이해하고 사랑하는 고슴도치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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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함하다 ㅡ털이 보드랍
고 반지르르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