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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모 Jul 27. 2023

2023년 6월 30일 식도락 음식일기

일찌감치 드러누운 보라양파

날씨가 뜨거워지면서 밭 구석구석을 챙기는 것이 힘들다 보니 게을러졌다.

특히 밭 깊숙이 심어놓은 양파는 돌아보지를 못했는데 잠시 구름이 해를 가린 사이 

양파밭을 보니 맙소사! 어디가 풀이고 양파인지 구분이 되지 않는다.

자세히 보니 풀들이 판치는 구역에서 양파로 추정되는 줄기들이 '나, 보라양파 여기 있어요!'라며 드러누운 채 게으른 주인을 부른다.

줄기를 잡고 몇 개 뽑아보니 단단하게 여물은 진한 보라색 양파다!! 

미안한 마음에 풀을 대충 뽑아내고 드러누운 보라색 양파에게 속삭였다

"내가 너무 늦게 깨웠구나. 일어나서 집으로 가자~"


데리고 온 보라양파들을 벗기고, 잘라내고, 씻기고 단장을 시켰더니 요리보고 조리보아도 빛나는 보라양파의

변신. 양파계의 신데렐라다!!


         


                                                   식탁의 감초 보라양파 장아찌 만들기     


             

1. 먹기 편한 크기로 잘라 준다.







2. 보관할 용기에 차곡차곡 담고,

썬 양파 2kg, 설탕 270g, 레몬식초 300g, 

소금 45g, 통후추 10알, 청양고추 서너 개 , 여기에 비트가루(생비트) 1ts를 넣어 주면 더 건강한 

양파장아찌를 만들 수 있다.


**바로 냉장고에 보관, 이틀 후부터 먹을 수 있다.




3. 만들기는 초보 수준이지만 샐러드, 김밥, 고기 구워 먹을 때, 입맛 없을 때, 우울할 때 먹으면 그만인 음식이다.







4. 양파를 다 먹고 남은 국물은 샐러드 베이스로 사용하면 색깔, 향, 맛, 영양소까지 다 잡을 수 있다.

따로 물이 첨가되지 않았고 양파에서 나온 즙이기에

맛이 진하다.






*새콤달콤 콘 드레싱 만들기

 양파를 건져먹고 남은 소스에 캔에 들어있는 

 옥수수와 피클 소스를 1:1로 하여 믹서기에 넣고

  갈아준 후 마요네즈를 넣어 섞어주면 색깔도 곱고 

  맛있는 드레싱이 된다.



***어느 날 나에게로 와 준 보라양파

음식도 먹는 사람과 인연이 있는 것 같다.

어느 해 10월 말경에 양파모종을 심었고 이듬해 양파를 수확을 하니 색깔이 고귀한 보라양파가 몇 개

나왔다. 매운맛을 제거하기 위해 썰어서 물에 담갔다가 쌈장에 찍어 먹었는데 달큼하고 아삭아삭한 맛이 일품이었다. 그 이후로 자색양파만 심게 되었고 자색양파 수확철이 되면 온 식구들이 기다리는 양파장아찌를 만드는 것을 수년간 하고 있다. 


생양파를 좋아하는 아들, 고기에 양파를 넣어 볶아먹는 것을 좋아하는 남편, 곱게 채친 양파샐러드를 좋아하는 나, 다 좋아하는 사랑하는 내 딸, 보라양파 먹고 힘내서 우아하게 살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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