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켓과 몸의 만남
몸과 라켓은 어디서 만나는가? 손이다. 손으로 라켓을 움켜쥐면서 둘은 하나가 된다. 손은 신체 중 라켓과 조우하는 유일한 신체 부위다. 라켓을 움켜쥐는 행위를 테니스에선 그립이라고 한다. 처음 테니스를 배우는 순간을 떠올려 보자. 우리는 이스턴, 세미웨스턴 등 다양한 종류의 그립을 배운다. 그러다 일부 시행착오를 겪으며 하나의 그립에 안착한다.
테니스는 나름 고급 스포츠다. 게임에 들어가기 전까지 통상 1년 정도의 레슨이 필요하다. 가장 처음, 그립에 대한 레슨을 받는다. 그 이후 여러 기술을 배워 나간다. 대략 1년 후, 게임을 진행한다. 문제가 발생한다. 문제 해결을 위해 생각의 나래를 펼친다. 스텝이 문젠가? 테이크백이 늦은 건가? 공을 끝까지 보지 못했나? 물론 그런 해결책들이 빛을 발하는 순간도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해결책은 '그립'으로 귀결된다. 어찌 보면 당연하다. 라켓과 몸은 그립을 통해 조우한다. 자연스럽게 그립은 많은 문제와 직결되어 있다.
시행착오 끝에 하나의 그립을 온전히 받아들였다고 가정해 보자. 대부분은 그곳을 종착지로 생각한다. 그립을 온전히 잊고 다른 배움의 분야로 눈길을 돌리기 시작한다. 하지만 이는 섣부른 생각이다. 그립은 여전히 신체와 라켓, 나아가 신체와 공을 연결하는 중요한 부분이다. 이를 명심하며 그립에 대한 지식을 심화해 나가야 한다.
그립과 관련된 다양한 파생 질문을 던져야 한다. 라켓 손잡이 내 어느 위치를 잡을 것인가? 라켓을 쥔 다섯 손가락 중 어느 곳에 힘을 줄 것인가? 스트로크 상황마다 그립을 바꿔나갈 것인가? 서브 구질을 고려하여 그립을 변화할 것인가? 라켓과 손목의 각도는 어떻게 설정할 것인가? 무수히 많은 질문을 던지고 답해야 한다. 현재 나는 각 질문에 대한 나만의 답을 지니고 있다. 다만 나의 해답이 모두에게 들어맞는 정답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플레이 스타일, 신체조건 등을 고려하여 자신만의 해답을 찾아 나가 보도록 하라. 성장은 자연스레 따라올 것이다.
명심해라.
그립은 라켓과 신체의 유일한 접점임을
그립은 테니스의 시작이자 끝임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