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신

짧은 다리의 역습

by 헵타포드

테니스에서 키는 승리를 위한 주요 인자다. 현 기준 TOP10 선수 모두 180㎝를 넘는다. 190, 200㎝에 이르는 선수들도 자주 보인다. 그들은 강력한 서브로 게임을 손쉽게 장악한다. 메드베데프, 즈베레프, 존 이스너 등이 그 예시다. 그러나 쭉 내려가다 보면 반가운 얼굴을 맞이한다. 27위 니시오카, 일본의 단신 선수다. 44위 세바스찬 베이즈, 98위 디에고 슈왈츠만이 보인다. 슈왈츠만은 한때 TOP10도 달성했다. 이들은 모두 170㎝ 언저리의 키를 지녔다. 단신들이다.


분명 테니스에서 키는 주요 인자다. TOP100 데이터는 이를 보여준다. 다만 단신에게도 분명 기회가 있다. TOP100 데이터는 이 또한 보여준다. 동질감을 느끼며 다윗의 전략을 분석해 봤다. 선수당 한 가지 정수를 뽑아냈다.


단신이 마주하는 어려움 중 하나는 높은 공 처리다. 니시오카는 ‘웨스턴 그립’으로 이를 극복해냈다. 이상적인 임팩트 지점은 어께와 허리 사이다. 슬프게도 단신에게 이런 기회는 드물다. 상대의 강한 탑스핀 공은 손쉽게 단신의 어께를 넘긴다. 어께 위에서 공을 치는 상황이 자주 연출된다. 웨스턴 그립은 면을 극단적으로 닫는 그립이다. 타점이 높더라도 면은 닫혀있다. 탑스핀도 듬뿍 가미해준다. 닫힌 면과 탑스핀, 이 둘은 효율적인 높은 공을 처리를 도와준다. 웨스턴 그립의 산물이다.


높은 서브 확률은 서브 에이스보다 중요하다. 〈테니스 전술 교과서〉에선 60%↑ 확률을 언급한다. 하지만 단신에게 이는 그리 쉽지 않은 일이다. 키가 작다고 네트 높이가 줄어들진 않는다. 서브 확률을 높이기 위한 전략이 필요하다. 슈왈츠먼의 전략은 '탑스핀 서브'다. 플랫 서브는 분명 서브 확률을 떨어뜨린다. 다만 장신은 거대한 타점으로 이를 상쇄한다. 슈왈츠먼에겐 그런 능력이 없다. 그는 플랫에 탑스핀을 가미한 서브를 구사한다. 에이스를 내려놓고 높은 서브 확률을 가미한다. 안정적인 서브 성공률로 그는 단신 최초로 TOP10에 이름을 올린다.


니시오카는 높은 공을 그립으로 극복했다. 세바스찬 베이즈는 다른 방법을 사용한다. '라이징볼 처리'다. 그는 공이 지면에 바운드되고 정점에 도달하기 이전에 타점을 형성한다. 공이 어께로 튀어 올라오기 전에 미리 처리한다. 라이징볼 처리는 양날의 검이다. 정점에 도달하기 전이므로 공의 속도가 빠르다. 시점을 당긴 만큼 타점을 잡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베이즈는 타고난 볼 감각으로 처리능력을 장착했고, 손쉽게 높은 공을 처리한다.


단신들의 전략을 살펴보았다. 문득 한 가지 질문이 떠오른다. ‘단신들의 공통 전략은 무엇일까?’ 바로 '베이스라이너'다. 다윗이 골리앗을 어떻게 이겼는가? 민첩한 발을 활용했다. 단신은 상대적으로 순발력이 빠르고 코트 커버 범위가 좁다. 이를 가장 잘 활용할 수 있는 무대가 바로 베이스라인이다. 단신들은 자신의 무대인 베이스라인에서 장신들을 무너뜨렸다.



올바른 전략만 함께한다면,

단신에게도 분명 길은 열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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