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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심상 중년심리 Jul 27. 2024

중년기에 가장 필요한 건 자존감, 자신감이다.

그러나 반대로 중년기가 되면 자존감이 급격히 추락한다. 어떻게 해야하나?

대학 동창 친구한테 오랜만에 만나자는 연락이 왔다. 이혼하고 나서 재혼한 친구라 항상 염려스러웠는데, 어떤 일인지 궁금했다. 재혼한 아내의 낭비가 지나치게 심해서 감당하기 어렵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아내에게 낭비가 심하다는 이야기를 한 번도 안 했다고 한다. 


한참을 이야기하다 보니 친구에게 돈 문제도 심각하지만, 아내에게 불만을 이야기하지 못하는 것이 더 큰 문제였다. 불만을 이야기하지 못하는 원인은 재혼하고 나서 다시 이혼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일 것 같았다. 우리나라 사회에서 한 번의 이혼은 허용되는 분위기지만, 두 번 이혼하게 되면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래서 친구는 두 번의 이혼은 하고 싶지 않은 것이다. 그러다 보니 아내에게 돈 문제뿐 아니라 다른 문제들도 툭 터놓고 이야기를 하지 못하는 것이었다. 


친구의 마음을 살펴보면 이혼하고 나서 자신감이 뚝 떨어진 것이었다. 이혼하게 되면 주변의 시선이 따갑다. 그러다 보니 자기 스스로 위축된 것이었다. 친구에게 내가 조언한 것은 자신감을 가지라는 것이었다. 

“너는 인생을 잘 살아왔어. 그러나 누구나 긴 인생에 곡절이 있는 법이야. 이혼이 인생의 실패는 아니잖아. 너는 누구보다도 성실하게 열심히 살아왔어, 자신감을 가져. 넌 정말 괜찮은 친구야.”



자신감 (Self-Confidence)은 자신의 능력에 대한 신뢰를 의미한다. 일을 하거나, 도전에 직면했을 때 자신의 능력을 믿는 정도이다. 


그러나 자신감의 근본적인 것은 자존감이다. 자존감 (Self-Esteem)은 내가 나 자신에게 내린 평가이다. 즉 자신에 대해 가지는 평가와 존중이다. 그래서 자신이 가치 있고 존중받을 만한 존재라고 믿는 정도를 의미한다.


 그런데 자존감은 상대적인 개념이다. 시골에 가서 고향 친구들을 만나 보면 의외로 자존감이 높다. 시골에서 장사를 하면서 그 구역에서는 자신이 최고이다, 그런데 서울에 올라온 초등학교 동창들을 만나면 대부분 자존감이 낮다. 그 이유는 서울에는 워낙 뛰어난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박탈감을 느끼기 때문이다.



 중년기는 자신이 가졌던 것을 서서히 잃는 시기이기 때문에 자존감이 더욱 필요한데, 대부분 중년기에 자신감을 잃을 뿐 아니라 추락한다. 중년이 되면 누구나 직장에서 한계가 오고, 체력도 서서히 떨어지며, 특히 퇴직을 하고 나면 사회적인 지위가 사라지면서 자존감이 바닥을 치게 된다.


그런데 우리는 자신감이 있어야, 즉 자존감이 높아야 어떤 일을 할 수 있는 추진력을 갖게 되고 도전할 용기를 얻는다. 그러나 특히 퇴직을 하게 되면 거의 대부분 자존감이 추락한다. 그래서 위축되고 고립되고 스스로 자기 자신의 한계를 정하게 된다. 그러면 새로운 일을 도전할 수 있는 의욕을 상실하게 된다. 새로운 일이 겁이 나서 소극적으로 살게 되면 사회에서 고립하게 된다.



  자존감을 회복하는 방법이 있을까? 자존감을 높이는 것은 굉장히 어렵다. 나의 경우에도 유년 시절에 몸이 약해서 왕따를 당한 경험이 있고, 친구들에게 비해서 열등감을 많이 가졌다. 고등학교를 진학하면서 다행히 공부를 잘하면서 친구들에 대한 열등의식은 벗어났지만 낮아진 자존감은 지금도 높은 편이 아니다.


그러면 중년기에 가능한 자존감을 회복하는 방법은?

내가 가졌던 상대적인 열등감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직장이 다니거나 일을 할 때는 사회적인 지위나 돈으로 인해서 상대적인 열등감을 가질 수 있다. 그러나 중년기가 되면, 특히 퇴직하고 나면 누구나 다 똑같아진다. 사회적인 지위도 다 똑같아지고, 돈도 중요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돈 자체가 내 삶에 그렇게 큰 요인도 아니다.

그래서 현실적인 방법은 자기 자신을 이해하고 수용하는 것이다. 내가 친구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족한 면도 있지만, 또 상대적으로 특별한 장점도 많다. 내가 잘한 것을 깊이 생각해 보면, 나도 꽤 괜찮은 사람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그래서 너무 자기 자신에게 비판적이지 않고, 자기 자신의 강점과 약점을 잘 수용하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


두 번째는 낮은 목표를 설정하고 성취해서 자신을 갖는 것이다.

캐나다에 여행 갔을 때 여행 가이드는 한국에서 이민 온 남성이었다. 그분은 캐나다에 와서 보니 아무것도 할 일이 없었다고 한다. 자신감도 떨어지고 무기력해지고 그때 참담한 시절에 자기가 시작한 것은 대형 트럭 면허를 따는 것이었다고 한다. 대형 트럭 면허를 따보니 캐나다에서 무엇인가 할 수 있는 자신감이 생겼다고 한다. 물론 그분이 대형 트럭을 몰지는 않았다. 그분은 여행 가이드를 시작했는데, 대형 트럭 면허가 자신감을 주고 삶의 활력을 주었다는 것이다.


세 번째 방법은 다양한 친구를 만나서 이야기하며 객관적으로 나를 바라보는 것이다. 

특히 내가 자주 만나지 않는 그룹을 만나는 것이 좋다. 초등학교 동창과 같이 오랜만 만나는 친구와 이야기하다 보면, 자신의 긍정적인 면도 발견하게 된다.


나의 초등학교 시절은 왕따를 당한 불행한 시기라고 생각했는데, 오랜만 만난 초등학교 여자 반창을 만나서 내가 귀공자란 얘기를 들었다.

“너는 항상 조용하고 공부 잘해서 귀공자 같았어. 내가 너에게 말을 붙이고 싶었는데 용기가 안 나더라.”

나는 깜짝 놀랐다. 나의 초등학교 시절은 몸이 약해서 체육 시간에는 뛰놀지 못하고 교실에 앉아 있는 슬픈 날들 이라고 생각했는데, 뚯밖에 초등학교 동창은 나를 귀공자라고 생각하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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