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임보견이었던 가을이를 미국으로 보내고
몇 개월 동안 인스타그램에서 #임보처구합니다 #서울유기견 #아이쥐유기견 를 팔로잉하고
올라오는 게시물을 보면서 임보처를 구하는 강아지들을 보았다.
그 당시 강아지를 바로 입양하고 싶은 마음이 엄청 크긴 했지만
우선 임보 하면서 내가 한 생명의 평생을 책임질
준비가 된 것 같다는 확신이 들 때 입양을 결정하고 싶었기에
계속해서 임보처를 구하는 강아지 위주로만 보았다.
사실 그때를 다시 생각해 보면 강아지를 입양할 용기가 나지 않았던 것 같다.
강형욱 훈련사님 영상을 많이 보면서
강아지를 키우는 게 단순히 내가 강아지를 예뻐하고 귀여워한다고만 해서 키우는 게 아니고
엄청난 책임감, 배움 그리고 헌신이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또한, 인스타를 통해 임보처나 입양처를 구하는 게시글을 보다 보면
임보나 입양을 하겠다고 하고 짧게는 몇 시간 며칠이 지나고 나서
보호소에 다시 연락을 해서 자기는 더 이상 강아지 못 키우겠으니 데려가라고 하는 경우를 많이 봤다.
못 키우겠다는 이유는 가지각색이다.
짖어서, 자기 애를 물어서, 오줌을 아무 곳에서나 싸서, 집안을 어지럽혀서, 공격성을 보여서 등등
이런 것들을 보면서 강아지 입양에 있어 더 강한 책임감을 가져야겠다 생각했고,
또 그만큼 책임을 질 수 있을지에 대해서 스스로에게 확신이 안 들었기 때문에 쉽게 용기가 나지 않았다.
그러던 중 먕이(연탄이)의 임보처 공고를 보게 되었다.
그 당시 임보를 하고 계셨던 분이 키우던 강아지가 아파서 수술을 받게 되어
임보를 더 이상하지 못하실 거 같다고 급히 임보처를 구하신다는 거였다.
눈 위에 있는 점이 너무 매력적이었고, 평온하게 곤히 자고 있는 모습이 너무 귀여웠다.
이전에 눈길이 가는 다른 친구들도 있었는데 유독 먕이라는 이름을 가진 이 친구에게 눈길이 갔다.
그리고 이상하게도 이전에는 임보를 하고 싶은 친구가 있어도 계속 머뭇머뭇했었는데
이 인스타 게시 글을 보고는 홀린 듯 먕이 임보자님에게 DM을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