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심을 다하는 마음
상품을 판매하는 매장이라면 재고가 반드시 있다.
어느 것을 고객들이 좋아할지를 모르니 마치 다 준비하는 자세는 어느 기업이든, 어느 매장이든 전 세계 공통분모가 되었다.
그러다 보니 매장을 일하는 직원이라면, 재고관리는 필수이다.
재고는 항상 쌓인다. 고객에게 외면당한 상품들 혹은 고객의 기대를 준비하는 상품들,
잠시 숨을 고르고 다시 나가길 대기하는 상품들이 재고로 보통 해당한다.
이 곳 패션매장은 일주일에 2회 신상이 들어온다.
신상이 들어오면, 진열의 순위에서 밀려난 상품들은 재고가 되어 떠밀려온다.
내가 오늘 한 일은 창고로 떠밀려온 재고를 대하는 일이다.
그 재고들을 재고의 순서에 맞게 대기위치로 옮겨주는 것, 그것이 내가 하는 일이다.
상품의 특성에 따라 각자의 카테고리 항목으로 온 아이들은,
각자의 자리를 기다린다.
그렇게 난 하염없이 옷을 개고, 접고, 차곡 차곡 쌓았다.
이 옷들이 잘 보존되는 마음으로 접었다.
고객들의 눈 앞에 잠시 드러나있지 않아도, 이 상품의 가치는 있으니 말이다.
어쩌면 내 존재 같아보였기도 했다.
언제나 빛날 준비를 하고 꿈꾸지만, 아직도 창고에 있다.
아직 드러나지 않고, 숨죽여 조용히 기다린다.
그래도 제 몫을 다하기 위해 그 가치를 썩히지 않도록,
각자의 상품들은 망가지지 않고, 우두커니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급식대가 님의 말을 최근 새겨들었다.
"정성을 다해야, 음식이 맛있어져요."
내가 할수있는 정성은 무엇일까 생각했다.
일단 내가 현재에 있는 그 자리에서의 '진심을 다해' 행하는 것.
내가 '지금 있는 바로 그 자리'에서다.
내가 개는 옷들은 누군가에겐 기쁨과 행복을 주는 가치일수있다.
그러기에 그 마음으로 옷을 정성들여 갰다.
그리고 매장 플로어에서 계산 서포트를 하는 동안에도,
고객 한명 한명을 진심을 다해 보기로 했다.
정성들여 갠 상품들을 고이 접어 쇼핑백에 넣어주고 드린다.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
그런데 희한한건 그렇게 진심을 다해보니, 나도 마음이 좋았다.
고객님들도 웃고 계시는 분들이 많으셨다.
좋은 감정, 긍정의 힘을 몸소 느낀 하루이다.
최근에 좋아하는 배우가 한 명 더 생겼다.
평소 쿨하고 털털한 매력의 배우들을 좋아하곤 한다.
그런데 엉뚱한 배우들에게도 나는 눈길이 간다.
그 중에 대표가 최다니엘, 최강희가 있다.
나는 최강희를 다시 찾아보곤 했다.
하루가 마치 롤러코스터 처럼도 보이는 그 배우의 일상이었다.
그런데 시선이 가는 것은 그녀의 웃는 모습이었다.
예뻤고 사랑스럽기도 했다. 해맑고 순수한 그 모습이
때묻지 않고 맑은 영혼의 느낌이 주는 기분은 '경쾌했다'
'무해하다'라는 평을 쓴 어느 분의 말에
공감했다.
그녀의 그러한 표정과 순수함에는 밝은 기운과 에너지가 있었다.
그 에너리를 알기에 보는 사람도 그저 기분 좋아졌다.
나는 학부시절 에너자이저 역할을 하곤 했었다.
밝고 명랑했다. 그래서 그러한 밝은 에너지만을 기억하고있는 분들이 꽤 있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나는 점차 조금씩 어두워졌다.
그저 마냥 밝기에는 이제는 많은 것을 알고있었다.
보고싶지 않은 사회의 단면, 어두운 면을 봐오면서 한편으론 이러한 사회에 깊은 실망과 상처를 받기도 했다. 조금 더 살만한 세상 만들기 라는 비전을 가지고 살아왔었는데,
그 비전을 실제 이루는 조직은 찾기가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그렇게 알려진 조직들은 내가 들어가기가 힘들었다.
그래서 이 매장도 그렇게 마냥 행복하게 다니지 않았다.
무표정일 때가 많았으며, 약간 기계처럼 일할 때도 많았다.
어차피 단순노동이니까, 그렇게 일하는 게 편하게도 느껴지기도 했다.
근데 최근에 보게된 몇 안돼는 사소한 영상들은
나에게 '진심을 다해'의 마음을 다시 불러 일으켜주었다.
그래서 일까 조금씩 하나씩 그렇게 다시 나아가보고있다.
나로 인해 내 주변도 잘 웃고 밝게 다니는 순간이
생기면 좋겠다 하고있다.
오늘 하루 할 수있는 나의 사소한 변화가 나의 삶에 좋은 기운을 불어넣어준다.
여러분도 한번 해보시길.
여러분의 최근의 생각에서 하나의 작은 실천을 해보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