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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inner courage Jan 04. 2024

그들의 겨울


"겨울은 누구에게나 오고, 기필코 끝날 수 밖에 없다."

             '겨울을 지나가다' 조해진, 작가정신


희망을 주는 문장인데 입이 쓰다. 

전이성 암환자에게 투병은 혹독한 겨울이다. 

"이 겨울을 견디면 봄이 올거에요."라고 말하고 싶지만, 그들의 겨울은 생명이 다해야 비로소 끝날 것이다.


하지만, 겨울이 춥기만 할까?

난로가에 둘러앉아 몸을 녹일 때의 노곤함, 따뜻한 코코아를 마시는 순간, 군고구마의 달큰한 냄새, 발을 동동 구르며 사먹던 붕어빵, 밟으면 뽀드득 소리가 나던 하얀 눈, 졸업식의 꽃다발, 추운날의 뜨끈한 국밥...

겨울 속 행복은 셀 수가 없다. 


그들의 겨울은 아마도 더 추울 것이지만, 그 속에서 행복을 누리길 바란다. 

그리고 나는 그저 꽁꽁 언 손을 포근히 감싸 줄 장갑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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