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기록 시
발 끝을 바라보던 아이는
숨 끝이 머뭇거릴 때면
가득 외운 밑줄과 별들로 크게 웃었다
미리 봐두었거든
그녀가 사랑받던 때를
눈을 맞추는 아이가 되었을 즈음
사랑받고 싶어요
그 부분은 유달리 닳고 닳아있더라
나이가 몇인데 낯을 가려
그렇지
난 무엇이든 잘해요
털털하고 솔직해요
밝고 잘 웃어요
그러니까 날 떠나지 마요
어디 가지 마요
날 두고 가지 마세요
아이는 커서
눈물을 따라 울지 않으려는
코가 긴 어른이 되었다지
짐이 되고 싶지 않아
서운하다, 내가 힘들어서 손 뻗을 때도 짐이라고 할 거야?
아니 실은 미움받기 싫은 것이었어
어쩌다 보니 정 없이 구겨진 내가 되었고
이쯤 되니 네가 되고 싶어
겉 세운 것은 멋있지
실은 사람들 앞에 서면 아직도 겁이 나
웃음 살 방법 알아도
스스로를 사랑하는 능력은 사지 못했고
코가 긴 그것은 통 웃질 않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