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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가람 Dec 10. 2024

욕조

마음 기록 시

가득 채운 외로움으로

머리와 무릎이 닿은 채 가라앉아

흘러넘치는 그것들 사이로 평평히 사라졌습니다


불쑥 들어온 손은 나를 꺼내려 했고

나는 무례하다며 손을 떼라 했습니다


어떻게 나가야 합니까

어디로 나가는 겁니까


간섭이라 쏘아붙이곤

다시 기어들어갑니다


가라앉고 있어요

이번엔 더욱 치밀하게

날아간 숨에 들킬까 내쉬지도 않습니다


저쯤 저물어가는 것이

제가 생각날 때면 구겨진 달을 바라봐 주십시오


뽀득거리던 것이 미끄러워질 때쯤

뻐끔대는 입모양은 저 여기 있습니다


문 앞에 기대어 앉은 그림자를 보며

실은 깊게 안도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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