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웃픈 만4세 아들의 킨더가든 생활(캐나다)

어린 나이에 너무 큰 시련을 줬나

by 메이블


먼저 온타리오 런던은

만 4세부터 JK를 시작할 수 있다

다른 지역은 만 5세부터 가능한 걸로 알고 있다.


부모 중 한 명이

학업을 하고 있으면 무상교육이 가능하다.

만약 사비로 보내려 한다면

매달 120-150만 원 정도 인걸로 안다.


요즘 남편과 나는

아들에 대해 걱정이 많다


물론 아들 한 명뿐이라 우리가

유난히 걱정하는 거일 수도 있지만

아들 얘기만 들으면 참 마음이 아프다


막 학교를 시작했을 땐

매일 노니까

아이가 즐거워했다 그리고 약간

다른 사람 눈치도 덜 보고(?) 자기 하고 싶은 대로 하는

자유로운 영혼이었는데

지금 5개월 차? 정도 되니 아이들끼리의

작은 사회생활에서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


요즘 들어 부쩍 학교 가기 싫다는 말을 많이 한다

그래서 왜 그러냐 했더니


친구들이 자기랑 안 놀아준다도 하더라


근데 그것도 조금은 이해가 되는 게

초반에는 아이들이 아들에게 호기심을 가졌었는데

영어를 하나도 못하니

그 아이들도 답답했겠지..

게다가 그 아이들은

데이케어 때부터 같이 지내온 아이들이라

더 똘똘 뭉쳐있는데,

갑자기 영어도 못하는 아시안 남자애를

껴줄 리가 당연히 없다.


저번엔 한 아이가 나에게 아들에 대해 얘기하며

이 친구가 계속 한국말을 하는데

자기는 하나도 알아들을 수가 없다며ㅋㅋ

얘는 왜 영어 안 쓰냐고 물어보더라


영어를 못하는 게 약점 아닌 약점이 되어버렸다.

억울한 일이 있어도 당할 수밖에 없고

화가 나도 표현할 수 없었다


그리고 아이들끼리도 기선제압 같은 게 있다

체급도 달라서 동갑인데도 아들이 작아 보였다.


여러 가지 불리한 요소들이 모이고 모이고

하루하루가 쌓이다 보니

항상 당당하던 아들이 점점

입을 닫고, 주눅 드는 게 눈에 띄게 보였다.


선생님께도 가끔 말씀드렸었지만,

지금 충분히 잘하고 있고

처음에 비해 많이 좋아졌다는 답변뿐ㅎ


사실 아들이 이겨내야 하는 일인건 나도 잘 알고 있다.

선생님이 해결해 주는 건 한계가 있다는 것도 잘 알고 있고..


입장 바꿔 생각해 보면

나를 갑자기 한국인 하나 없는

캐나다 사람들 속에 넣어놓고

매일매일 9-3시 반까지

6시간 반동안 매일매일 붙여놓는다면

나 같아도 스트레스가 엄청날 거 같다.


아들도 그 작은 사회 속에서 생존 본능이 생겼는지

영어는 정말 눈에 띄게 늘었다

집에서도 혼자 놀 때 영어로 말하고,

TV 볼 때도 영어로 된 만화를 더 많이 본다.


학교 시작 전부터 스트레스받을까 봐

water, washroom, eat, go

pee, poop

진짜 최소한의 단어만 알려줬었는데

아차 싶다


그래서 요즘은

간단한 문장을 알려주고 있다.


물론 착한 친구들 몇 명이 먼저 다가와줘서

완전 왕따(?)는 아니지만ㅜㅜㅋㅋㅋㅋ

그래도 심심한가 보다..



토요일마다 2시간씩 한글학교를 가는데,

한글학교 가는 날을 엄청 기대한다.

친구들이랑 선생님 다 한국말한다며ㅋㅋㅋ

아들 말도 다 알아듣는다며ㅋㅋㅋㅋㅋ


웃프다ㅜ

그래도 일주일 중 기대하는 날이 하루라도 있는 게 어디야..




얘들 걱정은 하는 거 아니라던데,

글쎄...

내 학교 생활도 문제지만

아들 생활이 더 신경 쓰인다ㅜㅜㅜ


시간이 해결해 주길 바라는 마음으로

오늘도 아들에게

문장 하나를 또 알려줘야겠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캐나다 대학 용접학과, 여자는 단 두 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