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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께서 독일 오신다면 챙겨드릴 필수 준비물

입국심사관 질문 걱정하지 마세요

by 가을밤

"어머니께서 처음 독일에 오시는데 해외가 처음이셔서 동행 도우미 구합니다."

"조카가 처음 독일에 오는데 입국심사가 걱정이네요."


독일에 살고부터는 한국과 독일을 오가는 게 너무 익숙해서 이젠 외국에 간다는 느낌이 덜 하지만, 종종 이런 글을 보면 내가 처음 독일에 왔던 날과 부모님이 오시는 날 마다 마음 졸이던 기억이 떠오른다.




특히 연세가 있으시고 외국어가 서툰 부모님이 오신다고 하면 자식의 걱정은 두 배, 세 배가 된다. 이때 아예 생판 남인 동행 도우미를 구하는 것보다 가장 복병인 '입국심사'를 잘 통과하실 수 있도록 준비해 드리는 게 핵심이다. 왜냐하면 독일의 공항은 가장 큰 프랑크푸르트 공항이라도 인천공항에 비하면 동네 놀이터 수준으로 단순하고, 비행기에 내려서 입국심사를 하러 가는 길은 모든 승객이 함께 가기 때문에 거동이 불편하신 것만 아니라면 굳이 따로 동행이 필요하지 않기 때문이다(거동이 불편하신 경우 승무원에게 휠체어나 동행을 부탁하면 된다).


아래 서류와 정보만 갖고 오시면 입국심사 따윈 가볍게 프리패스하실 수 있을 것이다.


1. 왕복 비행기표

보통 방문목적으로 독일에 온다면 돌아가는 비행기표도 이미 구매했을 확률이 높다. 자주 있는 일은 아니지만 방문자가 독일 장기체류를 목적으로 온 게 아니라는 걸 확인하기 위해 리턴티켓을 보여달라고 하는 경우가 있다. 따라서 돌아가는 비행기표를 되도록이면 '인쇄'해서 지참하시는 게 좋다. 독일 공항 와이파이 연결이 안 될 수도 있고, 유사시엔 핸드폰이 안 켜질 상황도 대비해야 하기 때문에 서류 종류는 무조건 인쇄하여 가져온다.


2. 초청장

입국 심사관의 돌발 질문에 대비하기 위한 일종의 '답안지'이다. 어차피 물어볼 질문은 '입국 후 뭐 할 거냐' 혹은 '누구랑 함께 왔냐' 아니면 '누구를 방문할 예정이냐' 등이기 때문에 가능한 대답이 모두 적힌 초청장을 써드리면 된다. 아래 정보가 모두 포함되게 적고 마지막에 초청자의 친필 사인도 첨부한다. 비행기표처럼 역시 인쇄하여 지참하시는 게 좋다.


1) vollständiger Name, Adresse, Kontaktdaten: 초청인(자녀)의 이름, 주소, 연락처 및 이메일

2) vollständiger Name des eingeladenen Gastes, Geburtsdatum: 방문자(부모님)의 성함, 생년월일

3) Begründung des Besuchs: 방문 목적. '자녀방문' 등 간략하게 적는다.

4) Dauer des Aufenthalts: 체류 기간. 날짜와 함께 적는다.

5) Datum und Unterschrift des Gastgebers: 초청장 작성 날짜와 초청인의 사인


*초청장은 비단 부모님 뿐 아니라 친구, 출장자 등 방문자의 상황에 맞춰 사용할 수 있다.


3. 초청인의 현지 연락처

카톡 말고 +49로 시작하는 '현지 직통 연락처'를 저장해 드린다. 유사시엔 심사관이나 공항에서 바로 현지 번호로 전화하는 게 가장 빠르고 확실하기 때문이다. 초청장에 적혀있을 테니 오시는 분의 핸드폰에 미리 저장해 두면 따로 외울 필요도 없다.




우리 부모님 또한 독일에 네 번 이상 오셨는데 나와 함께 오셨던 걸 제외하곤 항상 위 서류를 모두 챙겨드렸다. 보통 독일 입국심사관들은 질문을 거의 안한다. 그러나 최근 2-3년은 매번 한 두 개 질문을 꼭 들으셨다고 한다. 특히 '어디서 얼마나 머물 거냐'는 질문이었는데 내가 써드린 초청장을 보여주니 OK 하며 통과되셨다고 하니, 서류가 제 역할을 톡톡히 한 셈이다.



제목 사진출처: John McArthur on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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