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시간이 흐른 뒤에
10년… 조종사의 꿈…
다시 10년…F-4…1000시간…
또다시 10년…B737…5000시간…
시간이 많이 흘렀다.
초등학교(국민학교가 맞을 듯) 시절 머리 위로 지나다녔던 비행기들을 보면서 꿈을 키운 듯하다. (그땐 몰랐지만, 후에 생각해 보니 성남 비행장에서 뜨고 내리던 군용기들이었다.)
중학교, 고등학교 생활 기록부에 장래희망은 모두 군인이었다. (공군사관학교를 가고 싶다고 했더니 선생님들께서 군인으로 적으신 듯하다.)
군에서 선배와 후배들의 뒤에서 ‘Goose’로 유령(F-4 팬텀(Phantom))을 약 1000여 시간을 비행하고, 737 한 기종만을 5000여 시간 타고 있는 지금도 이 순간에도 비행에 있어서는 언제나 그리고 항상 어렵다. 랜딩기어가 활주로에 안착하고 감속을 위해 날개 위에 스피드 브레이크가 펴질 때까지 한순간도 마음을 놓을 수 없다.
수백 명의 승객들을 태우고, 고속으로 활주로에 접근해 안전하게 랜딩 하는 순간은 세상 그 누구보다 아드레날린이 극에 달하고 예민해지는 상황은 조종사만이 느끼는 감정이다.
수많은 이륙과 착륙을 하는 동안 1 나트 바람과 1도 기온, 1헥토파스칼 기압 변화에 변화무쌍한 날씨와 항공기 그리고 조종사의 컨디션 등 항상 같은 상황에서 비행을 할 수 없기에, 조종사로서의 삶은 고도의 집중과 여유의 반복인 것 같다.
나 자신이 비행을 할 수 있는 그 시간까지 겸손하게 연구하고 준비하고 안전하게 비행하며, 신성한(?) 아드레날린을 느낄 수 있는 1만 시간 2만 시간이 되기를 조심히 바람 해본다.
ref. 로그북(Log book) - 전 세계 조종사들의 비행기록은 회사에서 관리하는 전산에 남겨지지만, 조종사 개인적으로 비행시간과 내용을 기록하고 자신의 서명을 남기는 로그북(아주 오래전부터 수기로 적었으나, 최근엔 다양한 앱이나 전자적인 수단으로)을 사용한다.
ref. 우리나라 소형기(B737 같은) 조종사들은 한 달에 60여 시간 내외 비행시간을 기준으로 1년에 700~800여 시간을 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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