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체리봉봉 Nov 26. 2024

나도 이제 여자랍니다~

엌 선생님!!! 6개월 뒤라면서요~

"엄... 마~~~~~"

"어? 체리야~~ 왜에...?"

'엌?'

'6개월 뒤라 했는데.....'

'선----생----님---- 6개월 뒤라면서요!!!'

5학년 겨울방학 12월생 겨울꽃 아이, 뼈사진을 찍고 키성장 진료를 받았었다. 생리는 1년쯤 후에 할꺼같다며 아직 나이보다 성장판이 열려있고 클 수 있다는 희망을 잔뜩 품어주셨다. 엄마인 나도 중3에 첫 생리를 시작했고 늦은 생일이라 더 늦게 할 거라는 거대한 포부를 안고 있었건만... 띠로리~~ 그러고 6개월이 지났으니 당연히 6개월이상무조껀 남아있어야만 하는데.... 나에게 드디어 올게 오고 말았다.

"괜찮아~ 이제 다 컸네.... 어른이네... 성숙한 여자가 되고 있는 거야!" 하며 나는 받고 느껴보지 못한 오만가지 축하를 가득 담아 품어주었다. 물론 그날 저녁은 온 가족이 둘러앉아 하트초가 꽂힌 케이크를 불며 축하해 주었다. 거기에 질세라 촐싹 같은 봉봉이는 축하파티에 자랑스러운지 누나의 첫 시작을 동네방네 메가폰이라도 들 판이었다.

"봉봉아 너도 니 보물에 털 나면 해줄게... 누나가 축하받아야 하는 건 맞지만 이건 우리 가족끼리 에티켓, 비밀이다. 우리끼리 오붓하게 축하하는 거야! 다른 사람한테 절대로 누나 생리시작했어요. 말하고 그러면 안 된다. 수영장 가서도 누나 생리해서 못 왔어요 하면 안 된다고... 알았지?"

축하는 좋지만 엄마는 찹찹했다. 아직 목표키에 이르지 못했는데... 불안하고 염려되고 거기에 사춘기성향이 짙어진 아이를 보자니 내 혈압이 치솟았다.

워워~~~~~ 진정을 하고 우린 축하를 빌미로 여행을 떠났다. 복잡하고 심난할 땐 여행이 최고이지.... 룰루랄라~

그리고 폭풍검색을 시작한다. 1+1, 이벤트, 기획, 싼 것보다는 나름 브랜드, 순면으로 숨결같이 보드라운 딸을 위해 일단 종류별로, 팬티라이너, 소형, 중형, 울트라슬림, 대형, 오버나이트를 담고 담는다. 그리고 나보다 소중한 금쪽같은 따님을 위해 생리팬티, 위생팬티도 검색한다. 딸내미는 크나 작나 다 아이템빨 돈 덩어리이다. 생리팬티 4장에 이벤트를 하여 그나마 거진십만 원에 사고, 생리를 한다며 머리가 아프다 배가 아프다며 예민해지고 까칠해지는 체리에게 타이레놀은 심신안정을 위한 1일 2정, 필수템이었다. 체리는 그걸 아는지 모르는지 훈장이라도 단듯했고...

점점 더 여자여자해졌다.

아이템은 준비를 했지만 난 당당하게 이야기했다. "원래 시작하고 6개월, 1년 안 하기도 해~ 불규칙하고 안 했다 했다 그런데..."

딸아이는 순면 생리대까지 준비 세팅을 하고 첫 생리를 마무리 지었다.

.

.

.

.

.

.

.

하지만 2주 뒤

듣고 싶지 않은 체리의 생리가 이어졌다.

그 뒤고 2주 간격으로 생리를 하고 있고 키성장에 진심인 엄마가 보초를 서도 잠이 안 온다며 11시, 12시가 넘어 잠을 청하며, 주 3회 수영은 가뭄에 콩 나듯이 가고 있어 뒷목을 잡고 있는 나 자신을 보게 된다. 아는 사람이 더한다고 산부인과 여의사가 더 막 한다는 말이 있듯이 아는 엄마가 더 무차별하게 생리하는 딸아이에게 거침없이 "타이레놀 미리 먹어!" 를 외치며 오늘도 생리팬티를 빡빡 비벼댄다. 내 생리와 더불어 1달 내내 생리하는 이 느낌은 이미 피비린내가 진동하고 한달내내 배가 움켜지듯 아프고, 신경질에 머리가 지끈지끈하다. 

넌 시작했으니
엄마는 막을 내리고 싶구나~
이 엄마는 폐경이 기다려진다...
사춘기 VS 폐경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