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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체리봉봉 Feb 20. 2024

오십번 가본 곳, 여긴 우리집이다.

바다향기 당첨되셨습니다.

"까악! 오빠앙~ 나 됐어! 됐다구~"

"진짜? 넌 뭐든 되는구나? 당첨의 여신!"

"함 가보자! 나도 고급진 곳 써보고 싶당!!!" 예약하기 어려운 변산자연휴양림, 그것도 프리미엄 고퀄리티 숲속의 집, <바다향기> 숙소다. "모두 소리 질러~~~~~" (뿜뿌루 뿌~~~~~) 신난다. 신나! 설을 맞이하는 느뀜이 아주 해피하다!

그 부푼 꿈에 신나, 휴게소없이 장작 3시간 스트레이트가 가뿐하기만하다. '아뿔사' 망했다. '어떻하지? 나 죽었다.' 신랑이 어젯밤 그렇게 신분증 챙기라했는데 챙긴다하다 자꾸 다른걸 하다 깜빡했다. "오빵~ 어쩌지? 신분증 안갖고왔엉" "내가 어제 몇번을 얘기했잖아! 꼭 챙기라고~~~!" 매번 신랑이 등록하고 접수해서 신랑 신분증만 필요했지만 오늘은 당첨을 위해 두명의 이름을 다 접수했고, 음식만 들고 따라만 다니던 내 이름으로 당첨됐기에 신분증 챙기기는 저멀리였다. '사진찍어 놓은게 없나 찾아도 없다. 여권사진을 찾아도 안보인다.' 그러다 다행히 꼼꼼대마왕 신랑 핸폰에서 내 신분증 사진이 나온다. "휴~~~~~~우 다행이다~" 한바탕 소동이 끝나고 언덕에 있는 바다향기로 들어간다.

"와~ 진짜 좋다! 엄마 여기 호텔같아~" "그치 그치? 조치?" 엄마도 나무무늬 없는 숙소가 너~무 낯설다. 휴양림은 벽, 바닥, 천장이 사방이 나무였는데 여긴 뭔가 남다르다. 인테리어, 커텐, 씽크대, 화장실 자제가 다르다~ 모던하면서 새깐한게 아주 현대식이다. 나 도시에서 왔는데 우리 동네, 우리집보다 훨씬 좋다. 집앞에서 석양을 보며, 거실에서 바다를 바라보며 아침에 해뜨는 일출을 바라볼수 있다. '진짜 짱이다!' 조타조타를 끊을수가 없었다. '이 촌것들....ㅎ' '하지만 어쩔수가 없다'. 식탁의자가 딱딱하여 이불을 쿠션삼아 깔은거 빼고는 아주 퍼펙트! 만족스럽다. 

  요와 이불을 모두 꺼내 지그재고 벌어지지 않게 두툼하게 깔고 이불없이 뜨끈하게 지지며 자는게 우리가족의 코스이다. 옛날 온돌방 시절을 떠올리며 온몸을 돌려가며 지지면 욱신거리고 쑤셨던 몸이 노근노근 녹아내리는 것 같았다. 어느 때부터인가 아이들도 이걸 즐기기 시작했다. '너희도 이제 나이를 먹는구나~' 그리고 아쉬움을 남기고 퇴실시간 10시 50분을 가득 채우고 커피  잔을 내리고, 숙소에서 마지못해 빠져나온다.

그러던 찰라 봉봉이가 소리친다. "엄마 엄마!!!! 이것봐~~~~" "무지개야!!!!" "이것 좀 봐봐!" "빨리 빨리~~~~" "엄마~악~~~~" 아들은 다급하다.  우리 가족의 앞날의 좋은 소식을 알려주듯 무지개가 비추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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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우리가 47번은 간 <휴양관>을 돌아본다. 여름에 수영장에서 놀기위해 왼쪽 B동을 많이 이용했다. 주차가 조금 더 불편하지만 숙소에서도 바로 보이는 수영장을 고수하기 위해, 복층도 좋고 1층도 너무 좋았지만 우린 2층 왼쪽 끝방을 선호한다. 아쉽지만 그 수영장은 사라지고 주차장이 적어 불편했던 것을 해소해주긴했다. 밤에도 커텐을 열어놓고 바람을 느끼며, 앞베란다는 닫고 우측 베란다를 열어 놓을수 있는 자유를 누린다. 그리고 아침, 저녁으로 아이들은 짚와이어를 타곤 한다. 마치 자기집 놀이터인듯 이젠 누가 잡아주지 않아도 타다 둘이 스토리를 만들어 극중 쇼까지 벌인다. 그걸 흐뭇하게 방바닥에 자빠져누워 바라볼 수 있는 여유가 생긴다. 휴양관은 옆집, 아랫집을 살짝 배려하고 이해하면 아주 무난한 숙소이다. 우리가 제일 많이 사용하고 애장했던 곳이다. 이 쯤이면 우리 우리집, 안방이다.

방에 앉아 여유롭게 바다를 바라보며, 세상을 다 가진자가 된다. 그 맘으로 3시간 거리를 30분인줄 알고 시간만 나면 달려온다. 자연이 그립고 여유가 필요할때 '언제나~고우! 우리가족만의 아지트이다.'

휴양림의 키포인트는 산책이다. 아침이나 저녁에 바닷바람을 맞으며 나무사이의 피톤치드를 쫘악쫙 온몸으로 흡수하며 한번의 산책으로 만성피로를 날려보내는듯한 상쾌함을 얻는다. 이 맛에 아침 찬공기를 마시며 새벽형 인간이 되곤한다. 그리고 샤워하고, 아침밥을 먹고 숙소를 어슬렁어슬렁 나온다.

그러다 이번엔 뒷쪽 숲속의 집을 가본다. 우린 변산휴양림 모든 숙소를 훓어보는 맛으로 탐방한다. 산쪽 <숲속의 집>은 사실 한번도 안가봤기에 우리가 안 가본곳은 용납할수 없다~~~~~~!

숲속의 집으로 들어간다 들어간다~~~~! 독채는 늘 맘이 편하다. 돌고래톤의 아이들, 쿵쾅쿵쾅 티라노가 있기 때문이다. 그럼 민폐 안끼치고 잠시나마 마음의 안정을 취할수 있다. 숲과 가까워진만큼 바다와는 멀어진다. 하지만 바다뷰은 많이 즐겼으니까 괜찮다.

"엄마, 어제 그 숙소랑 너무 달라, 근데 사실 여기가 편하다. 우리 집같아~" 그래 엄마도 그렇다. 바다향기 너무 좋았지만 휴양관과 같은 스타일, 침구장과 씽크대의 자리는 다르지만 이 분위기 이 스타일이 친근하다. '<바다향기>가 외식이라면 <휴양관>과 <숲속의 집>은 집밥같다.' 사실 고급스럽고 엘레강스한 스타일보다는 익숙하고 편한게 그냥 딱 여기가 우리집이다. 아이들은 와이파이를 체크하고 핸드폰모드로 들어간다. 각자의 위치로... 그래 이번 여행은 겨울이고, 변산은 다 가봤으니까 그냥 쉬자!

이젠 변산이 질릴만도 한데 갔다온지 보름도 안되었는데 3월달 예약을 했다. 이쯤이면 변산자연휴양림 광신도, 자칭 VIP이다.

"저 진짜 변산자연휴양림 좋아하는데요 좀 더 편히 누리게 저희 진짜 싸악 청소하고 나오거든요? 깨끗이 하고 나오니까 30분만 더 있다 퇴실하면 안되나요? 막판에 너무 아쉽고, 여기가 너무 좋아서 그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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