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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체리봉봉 Feb 13. 2024

부안 기라성, 친절한 사장님

앞으로 쭈욱 대박 나세요~

  설 연휴, 변산으로 여행을 떠난다. 가는 길 유튜브를 보다 <백종원의 님아 그 시장을 가요 부안 편>을 봤다. "여기다! 가자~" 가는 길이기에 마감이 돼도 함 가보자라는 마음으로 목적지를 찍어본다. 아침, 점심은 굶고 여기 가서 점저를 먹어보자라는 굳은 결심을 갖고 향한다. 3시간 만에 도착한 목적지. 네비가 이야기하지 않아도 목적지를 훤히 알 수 있었다. 한적한 시골동네에 유난히 주차된 차가 많고 사람이 몰려있는 곳이 있었다. 사람이 몰려있기에 희망을 갖고 들어가 본다. 마감됐단다. 7시까지 한다더니 아니었구나... 괜히 슬픔에 사로잡혀 바로 앞 하나로마트에 들러 저녁거리를 사들고 숙소로 향한다. 시골 마트인데도 배고파서 그런지 과자가 신선했다. 공장에서 갓 만들어 배송된듯한 깔끔하고 빠삭빠삭한 양파링을 먹으며 아쉬움을 뒤로했다. 그다음 날, 근처 휴양지는 다 돌았고 2박 3일 일정이기에 한 번 더 부안으로 향해본다. 11시 38분 도착! 대기 68번이다. 근데 지금 23번까지 들어갔단다.

자장면은 그래도 회전율이 좋으니 희망을 걸어보며 그동안 내 집 드나들듯이 갔지만 별 볼 일 없게 지나갔던 신재생에너지 테마파크를 검색하며 들려보기로 한다.  

하지만 도착하니 이미 매진이다. 수없이 지나가면서 담에 가보자 뭐 있겠어 싶었던 곳이었는데 테마체험관으로 알차게 있는 모습에 또 아쉬움을 남기며 화장실만 들려 다시 기라성으로 향한다. 그리고 그냥 죽치고 기다린다. 먹는 것에 기다리고 이런 거 질색하는 식구들인데 이번 여행은 볼거리에 그렇게 목숨을 걸지 않아서 그런가 순조롭게 기다려준다. 아침도 안 먹었는데 1시가 되어도 배고프다는 말 한마디만 할 뿐 핸드폰을 하며 하염없이 기다린다. 1시간이 지났으면 얼마나 됐을까 싶어 갔더니 43번이다. 그러면서 돈가스다 떨어졌단다. '띠로리---' "사장님! 돈가스 없어요? 저 어제도 왔다 그냥 갔어요!"  "치즈돈가스는 조금 남아 있어요."  "저 68번인데 먹을 수 있을까요?"  "조금 애매한데... 조금만 일찍 오시지.... " 아~ 탄식이 몰려온다. 빨리 준비하랬더니 '너희들 때문이야!!!' 마음을 누르며 이 소식을 전하며 신랑과 바톤터치를 하여 신랑은 대기줄로 나오고, 체리, 봉봉이 함께 차에서 편히 핸드폰을 하며 쉬어본다. "엄마 더워~" 햇볕아래 주차된 차는 뜨끈뜨끈 달구어지고, 건물 입구 응달에서 기다리는 체리아빠는 추워 오슬오슬 떨고 있다. 찻길을 눈앞에 두고 극과 극의 상황이었다. 한참 식당 앞은 대기표를 뽑고 가는 사람, 포기하고 가는 사람으로 북쩍이다 다들 배고파 지쳤는지 조금 여유로워진다. 물론 아직도 사람은 많다~ 그러다 2시간 반이 지나서야 드디어 입성을 한다. "가자! 춥데~ 얼른 옷 입어!" 체리와 봉봉을 양쪽에 거느리고 자랑스럽게 입장을 한다.

사장님은 유난스러운 고객을 기억하고 "아~ 앞에 단체 13분이 들어오셨는데 몇 개 안 남아 어려울 거 같아요" "망했다!" 못 먹는다 하니 더 먹고 싶다. "사장님 어떻게 안돼요? 잘게 잘게 쪼개주세요~" "저 어제 왔다 또 왔어요!" 사장님은 고개를 갸웃거리신다. 그리고 자리를 안내하고 주문을 받으신다. "주문이요?" "가능해요?" "빨리 시키세요~" "(말까지 더듬으며 급하게) 저 저 저어, 사장님 쟁반자장 2개랑 치즈돈가스요. 사장님 치돈 남았어요? 가능해요?" 사장님은 덩치 큰 보스 두목 같으면서도 순수하고 친절한 목소리로 대응해 주신다. "아이들 매운 거 먹을 수 있어요?" 지금 매운 거 안 매운 게 문제가 아니다. "먹어요 먹어" 그리고 인터넷을 검색하며 맛을 알아본다. "비빔자장이 좀 맵데~" "어뜩하지?" 서빙하시는 직원분께 여쭤보니 그 바쁜 와중 친절하게 "좀 맵긴 해요~ 아이 먹을 자장 따로 조금 드릴게요" "정말요? 감사합니다~" "그럼 남으면 포장해 가게 볶음밥도 하나 더 주세요." "네 남으시면 포장해 드릴게요." "와~" 직원분들도 친절하다. 바쁜데도 조용조용 일사불란하게 진행되는 모습에 감탄이 벌어진다. "먹는 거에 2시간 반 기다려보긴 처음이다." "진짜 오래 기다렸어~" "엄마~ 엄청 배고파" '나도 배고프다'

타이밍이 좋았는지 생각보다 빨리 음식이 나온다. 쟁반해물자장 그리고 돈가스. "지인~~~~짜 맛있다~" "치즈돈가스는 우~와! 치즈돈가스가 일반돈가스만한테 치즈가 찐하게 가득 있어." "빨리 먹어봐!" 테두리 돈가스는 일반돈가스다 생각하며 소스까지 긁어모아 싸악싹 먹어버린다. 봉봉인  자장을 와구와구 먹어가며 "엄마! 내 돈가스~" 뜨겁다며 자기 돈가스 남겨달라는 봉봉이, 흰 남방 소매에 먹은 흔적을 닦아가며 소리 없이 묵묵히 열심히 먹는 체리. 진짜 안 먹었음 큰일 날뻔했다. 볶음밥조차도 깔끔하게 맛있다. 우리 이제 변산 올 때마다 무조건 입장코스다. 남으면 싸가려 했는데 다 먹었다. 자장을 다 먹었는데도 해물이 너무 가득 남았다. '여기 장난 아니네~ 남는 게 없으시겠어!' 오히려 걱정이 된다. '주차난리라고 주변 주민들이 민원 들어오면 어쩐데?' '정말 한결같이 친절하신데 바빠서 불친절하다 모함하며 뭐라 악플 남길까 오히려 내가 걱정이다.'


 "사장님! 지금처럼 변치 말고 앞으로 대대손손 대박 나세요~ 조만간 또 올게요!"

기라성 전북특별자치도 부안군 계화면 간재로 461

https://kko.to/vB_CcvloxW

신재생에너지 테마파크  http://nrev.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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