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십 년째 가족을 위해 상을 차리는 남자, 상남자 조영학 선생님이 지어준 별명이다. 내가 하도 유통기한 지난 음식들도 버리지 않고 음식을 해 먹는 걸 보고
"맛이 가기 전 재료로도 맛깔난 음식을 만드는 사람, 음식은 조금만 조금만 신경 쓰지 않아도 맛이 가버리므로 경계해야 한다."는 중의적인 뜻을 담아 '맛갈라'라는 별칭을 붙여주셨다.
가족을 위해 몇십년간 상을 차리는 조영학 선생님, 진정한 페미니스트다.
'맛갈라의 현실밥상' 프로젝트는 내 이론적인 지속가능성의 종착역이기도 하지만, 건강을 지키기 위한 프로젝트이기도 하다.
몇 달 전부터 심장이 답답하고, 몸이 계속 무겁고, 머리가 종종 어지럽고 해서 주치의나 다름없는 한의원에 갔더니 한의사 선생님이 살을 빼라고 하셨다. 당시 내 몸무게는 78kg이 좀 넘었고, 혈압은 158이었다. 한의사 선생님 말로는 병원에 가면 이쯤 되면 혈압약을 처방을 해주겠지만, 혈압약 먹는 대신 살을 좀 빼는 게 어떻겠냐고 하셨다.
'살 빼는 게 쉽남!'하고 속으론 궁시렁거렸지만 혈압약을 평생 달고 살기는 싫었다. 그래서 식단 조절에 들어갔다. 식단조절이라고 해봐야 평일 아침 한 끼와 주말 정도다. 평일 에는 직장 동료들과 점식, 저녁을 함께 해야 할 경우가 9할이 넘는다.
일단 되도록 탄수화물 섭취는 줄이기로 했다. 아침을 걸러도 보았지만, 한의원에서 지워준 보름치 한약을 먹으려면 무언가라도 간단히 먹어야 했다. 그래서 맛갈라의 밥상은 현실적으로 건강한 밥상이어야 했고, 더불어 가성비도 높아야 했다. 맛갈라의 현실밥상을 몇 개월 해보았더니 몸무게가 78kg대에서 지금은 73kg대를 유지하고 있다.
그리고 주말 부부라 주중에는 원룸 자취방에서 생활하기 때문에 방에 냄새가 배게 하지 않으려면 밥 위주의 식단을 멀리할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