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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은수빈 Oct 10. 2024

세상의 모든 와인

#와인 스타일에 따른 4가지 타입을 #이 가을에 #음악과 함께라면

방대한 무엇에 접근할 때는 시작이 가장 어렵습니다. 그만큼 방법도 여러 가지가 있기는 해요. Top down으로 체계적으로 내려와도 되고, Bottom up으로 감을 잡으면서 올라가도 돼요. 무엇이든 자신에게 편한 방법으로 시작하면 됩니다. 


와인, 클래식에 못지않게, 아니 훨씬 더 골치 아픈 철학을 공부하고 싶다면 어디서부터 시작하면 좋을까요.


대분류 5가지 : 형이상학, 인식론, 윤리학, 논리학, 미학

시간의 흐름에 따라 : 고대 철학, 중세 철학, 근대 철학, 현대 철학

철학자 별로 : 니체, 칸트, 헤겔 등

파생된 다양한 개념들 : 과학철학, 역사철학, 언어철학 등


이렇게 하면 큰 지도가 그려지면서 감이 잡힙니다. 와인도 어디서부터 알아야 할지 모르겠다면 다음의 네 가지 분류부터 시작하세요.


1. 스틸 와인 

2. 스파클링 와인

3. 포티파이드 와인 

4. 플레이버드 와인


와인에 대해 깊이 공부하고 싶다면 자료가 너무 많다는 게 단점일 만큼 풍부합니다. 와인 공부하는 방법을 다루기만 해도 한 권의 책이 나올 거예요. 관심사와 취향에 따라 조금씩 시작하시면 돼요. 


와인 스타일에 따른 네 가지 분류로 오늘 수업은 끝입니다. 좋으시죠. :) 개념만 이해하는 정도로 가볍게 설명하고 그 느낌을 담은 선곡에 좀 더 중점을 두었습니다. 눈은 쉬시고, 상상을 위해 동원되던 후각과 미각도 쉬고, 귀만 열고 편안하게 즐기세요. 와인과 음악의 페어링, 시작합니다.





1. 스틸 와인 (비발포성 와인) 


탄산가스가 거의 들어 있지 않아 기포가 발생하지 않는 와인입니다. 대부분의 와인이 여기에 속해요. 포도의 품종과 제조 방법에 따라 색상이 달라집니다


색상에 따라 화이트와인, 레드와인, 로제와인으로 분류합니다.

드라이한 맛부터 스위트한 맛까지 있어요. 


스틸 와인을 닮은 곡들이 물밀듯 밀려옵니다. 과감하게 필터링을 해봅니다. 일단 가을이니까 레드와인입니다. 드라이하고 묵직한 게 좋겠어요. 배리 매닐로우가 감미롭게 부른 <When October goes>를 피아노와 바이올린에 담으니 가을 감성이 더합니다. 무대마저 부르고뉴 와이너리에서 잘 숙성된 레드와인의 빛을 닮았네요.  


https://www.youtube.com/watch?v=g01WL9JiX08

When October Goes, 신창용 & 대니 구





2. 스파클링 와인 (발포성 와인) 


탄산가스가 들어 있어 기포를 발생시키는 와인입니다. 발효 중에 자연스럽게 생긴 탄산가스를 그대로 밀봉하거나,  양조 후에 탄산가스를 주입시키기도 해요.


스파클링 와인에는 프랑스의 샴페인, 스페인의 카바, 이탈리아의 스푸만떼 등이 있어요.


파스타와 스파게티를 놓고 누가 상위 개념인지 헷갈리곤 하는데요, 샴페인과 스파클링 와인의 관계도 그렇습니다. 샴페인은 프랑스 샹파뉴 지방에서 만든 스파클링 와인의 고유한 명칭입니다. 그런데 샴페인을 발포성 와인과 같은 의미로 많이 알고 있죠. 샹파뉴 출신 이외에도 여러 스파클링 와인이 있어요.  


레스토랑에서 와인 리스트를 보다가 스파클링 와인 챕터로 가면 위 쪽에 <돔 페리뇽>이 보이고 옆에 쓰인 가격은 상당할 거예요. 돔 페리뇽은 수도승의 이름입니다. 수도원의 와인 저장 책임자였던 그가 와인 저장고를 돌다가 '퐁' 하고 터지는 소리를 듣게 되죠. 병 속에서 생긴 탄산가스가 코르크 마개를 날리는 소리였어요. 여기서 아이디어를 얻어 열심히 연구해서 만들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집니다.


안드레아 보첼리의 목소리로 <Champagne> 들어보시죠. 이탈리아의 아름다운 'Portofino'에 가서 노을 지는 하늘을 바라보며 샴페인을 마시고 싶네요.  



https://www.youtube.com/watch?v=jI7zeFpI2dY

Champagne, Andrea Bocelli (Live From Portrofino / 2012)






3. 포티파이드 와인 (주정 강화 와인)


스틸 와인에 브랜디 같은 독한 술을 첨가해 알코올 도수를 높인 와인이에요. 강하고 진합니다. 그래서 일반 와인 같지 않게 쉽게 변질되지 않아 오래 즐길 수 있어요.


스페인의 셰리, 포르투갈의 포트와인, 마데이라 등이 해당됩니다.

포트와인도 루비, 화이트, 토니 등 분류가 다양합니다.


파두 준비했습니다. 토니포트와 어울리는 <검은 돛대>입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cIIAsQM_Q2M

Barco Negro, Amália Rodrigues






4. 플레이버드 와인


스틸 와인에 과즙, 약초, 향신료 등을 첨가해 향기를 낸 와인입니다. 이탈리아의 버무스, 스페인의 샹그리아는 많이 들어보셨죠. 


'파두'하면 깊은 밤, 리스본의 어느 골목에서 흘러나오는 애절하고 비통한 분위기의 강렬한 노래가 연상돼서 포르투갈 가수들은 모두 저렇게 부르나 했는데, 우리나라의 모든 사람들이 한 많은 아리랑을 부르는 게 아니듯 다른 뉘앙스의 곡들도 많이 있습니다. <Amar pelos dois>는 병약한 살바도르 소브랄의 모습에 저도 덩달아 숨이 가쁘고 쓰러질 것 같아요. 


플레이버드 와인에 아주 잘 어울리는 사랑스러운 곡입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bUwQXFas3G4

Aconteceu, Cristina Branco

 


이렇게 해서 오늘은 네 가지 스타일로 구분한 와인분위기에 맞는 음악과 함께하는 시간이었어요. 


'산 좋고, 물 좋고, 정자까지 좋은 곳'은 없다는데, '좋은 계절에, 좋은 음악에, 좋은 와인'이라니, 오늘 밤은 마음껏 행복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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