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숫자의 의미를 강조 # 틀리지 않고 읽는 방법
정보를 전달할 때 논리적인 근거를 들기 위해 숫자를 사용하면 효과적입니다. 강조해서 정확하게 잘 말해야 하는 표현 중 하나입니다. 그런데 눈으로 볼 때와 달리 말로 하려면 생각보다 까다로울 때가 있어요. 숫자로 된 정보를 잘 말하는 요령 알려드립니다.
숫자 자체보다 의미가 중요할 수 있습니다.
7월 매출액 1,134,567,000원
8월 매출액 3,192,456,000원
7월 대비 8월 매출액이 큰 폭으로 상승했다는 이 기분 좋은 내용을 경영진, 투자자 등에게 발표할 때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A. 7월 매출액은 십일억 삼천사백오십육만 칠천 원, 7월 매출액은 삼십일억 구천이백 사십오만 육천 원입니다.
B. 7월 매출액은 11억 원을 조금 넘었고, 8월은 32억 원 가까이 됩니다.
C. 7월에는 전년 동월과 비슷한 11억 원의 매출을 보였는데, 8월에는 전월 대비 세 배 가까이 늘어난 32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습니다.
A, B, C 세 사람 중 누가 경영진으로부터 칭찬을 받을까요? 매출액에 대해서는 세 명 모두가 사실을 말했습니다.
A와 같이 복잡하게 말하면 잘 안 들립니다.
B는 규모가 가늠이 됩니다.
C는 숫자가 가진 의미를 말했습니다.
세 배 가까이 늘어났는지에 대한 분석을 이어서 말하면 청자가 정말 듣고 싶은 보고가 됩니다. 폭염이 심했다거나 올림픽 특수, TV 예능 등의 이유가 있겠지요.
보고서, 제안서에는 막대그래프와 함께 정확한 숫자를 기재합니다. 슬라이드에는 상황에 따라 정확한 숫자를 그대로 쓰거나 11억 원, 32억 원으로 간단하게 씁니다. 단, 말로 할 때는 숫자와 더불어 그 의미를 덧붙여 주시는 게 좋습니다.
끝전까지 또박또박 정확하게 읽어할 때도 있어요.
1,987,654원
이번에 제안하는 여름 특집 호텔 패키지의 가격이 이백만 원을 넘지 않고 백만 원대라는 걸 강조하고 싶을 수 있어요. 위에서 본 요령대로라면 이렇게 말하면 좋겠죠.
"이백만 원 미만으로 책정되었습니다."
그런데 이 금액이 납부해야 하는 세금이라면 끝전까지 세세하게 알려주는 게 좋습니다. 행여나 발생할 오해의 소지를 줄이기 위해서죠. 그런데 평소에 여러 숫자로 구성된 단위를 말할 기회가 많지 않다 보니 막상 읽으려면 매끄럽지 않을 수 있습니다. 발표를 유창하게 잘 하다가 숫자가 나올 때마다 오래 걸리면 안 되겠죠. 강조하기 위한 전략적인 속도 조절과 버벅거리면서 늦게 읽는 건 다른 차원의 일입니다. 그럴 때 저는 큐카드에 이렇게 써놓고 마음 편하게 읽습니다.
"백구십팔만 칠전육백 오십사원이 부과될 예정입니다."
큐카드라... 하고 싶은 말이 많은 키워드가 등장했네요. 오케이, 그럼 숫자 읽기에 대해서 하나만 더 알려드리고 큐카드의 활용에 대해서는 다음 글에서 계속하겠습니다.
123개, 123%, 123회, 123번, 123채
백이십삼 개, 백이십세 개, 백스물세 개... 마이크 앞에서 말을 해야 하는 상황이 되면 이 사소한 것들조차 의심을 하게 됩니다. 어떻게 읽는 게 올바른 방법일까요?
123%는 '백이십삼 퍼센트'가 맞는듯한데, '백이십삼 번'은 좀 어색한 것 같고 알쏭달쏭합니다.
숫자는 단위에 따라 '하나, 둘, 셋, 넷' 우리말로 읽을 때도 있고, '일, 이, 삼, 사' 한자로 읽기도 하는데요, 헷갈릴 때 제가 쓰는 방법은 작은 수부터 세는 겁니다.
사과는 '한 개, 두 개, 열 개, 스무 개'라 하지 '일 개, 이 개, 십 개'로 세지 않잖아요. 그러니까 사과가 123개 있을 때는 '백스물세 개'로 읽습니다.
나이는 '한 살, 두 살, 스무 살, 서른여섯 살'이 맞죠. 그런데 단위가 세가 되면 '일 세, 이 세, 이십 세, 삼십 육세'로 말합니다.
집은 '한 채, 두 채'니까 '백스물세 채'로 읽어요.
정기연주회는 '일 회, 이 회, 삼회'로 가니까 '백이십삼 회'가 되겠네요.
숫자 읽기는 여기까지입니다. 이 정도면 발표하실 때 충분할 거예요. 그러면 다음 시간에는 큐카드를 어떻게 활용하면 좋은지 이어서 알려드릴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