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방송사와 인터넷 플랫폼에서는 크로노스 바이러스에 대한 토론회가 연일 이어지고 있었다. 의사들은 의료계를 대표해 토론회에 참석하여 바이러스의 위험성을 강조하며, 국민들이 백신을 맞아야 하는 이유를 역설하고 있었다.
의사 박준호는 한 TV 토론 프로그램에 출연해 단호한 목소리로 말했다.
"크로노스 바이러스는 상상할 수 없을 만큼 치명적입니다. 이 바이러스는 단순한 감기와 비슷하지만 중증으로 진행될 경우 결과는 비교할 수 없습니다. 중증이 되면 신경계와 주요 장기에 돌이킬 수 없는 손상을 입힐 수 있으며 그 사례가 점차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를 막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백신 접종뿐입니다."
그는 감염자들의 사례와 데이터를 근거로 삼아 크로노스 바이러스의 심각성을 설명했다. 그의 말은 청중들에게 큰 충격을 주었고, 많은 사람들이 백신 접종의 필요성을 다시 한번 느꼈다.
다른 의사들 또한 여러 토론회에서 비슷한 메시지를 전달했다. 의사 김민재는 한 라디오 토론에서 목소리를 높였다.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은 백신입니다. 집단 면역을 달성해야만 우리를 이 위기에서 구할 수 있습니다. 백신을 맞지 않으면 크로노스 바이러스는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수준으로 퍼질 것입니다."
이렇게 의료계는 다양한 토론회에서 바이러스의 위험성을 알리고, 백신 접종이 필수적이라는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전파하고 있었다. 국민들은 점점 더 백신을 맞아야 한다는 압박감을 느끼기 시작했고, 의료계는 그 흐름을 놓치지 않았다.
언론과 정부는 연일 백신을 유일한 해법으로 홍보하며 국민들에게 이를 강력히 권장했다. 텔레비전과 신문, 인터넷 기사에서 끊임없이 흘러나오는 메시지는 한결같았다.
"집단 면역을 위한 백신 접종은 우리 사회를 보호하는 유일한 방법입니다. 백신을 맞지 않으면 당신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까지 위험해질 수 있습니다. 모두가 함께 해야 합니다."
정부 관계자들도 이 메시지를 반복했다. 그들은 백신이 단순히 개인의 선택이 아니라, 타인을 위한 책임이라고 주장하며 대중을 선동했다.
"백신은 자신만을 위한 것이 아닙니다. 우리 모두의 안전을 위한 것입니다. 백신을 맞지 않는 것은 타인의 생명을 위협하는 행동입니다. 집단면역은 여러분들의 참여만이 이룰 수 있습니다."
이 선동은 사회에 깊은 갈등을 일으켰다. 백신을 맞지 않은 사람들은 집단면역을 방해한다는 이유로 점점 더 비난의 대상이 되었고, 그들을 향한 시선은 날카롭고 차가워졌다.
"왜 저 사람은 백신을 안 맞았지? 저렇게 무책임한 사람이 주변에 있다니 불안해."
"맞아, 백신을 맞지 않은 사람들은 사회에 피해를 주는 거나 다름없어. 집단면역이 달성되기까지 모두가 힘들게 견디고 있는데, 저런 사람들 때문에 상황이 더 나빠질 수 있어."
국민들 사이의 분열은 깊어져 갔다. 사람들은 서로를 감시하며, 백신 접종 여부에 따라 서로를 판단하기 시작했다. 사회적 압박은 나날이 강해졌고, 백신을 맞지 않은 사람들은 마치 도덕적으로 타락한 사람들처럼 취급되었다.
"백신을 안 맞는 사람들 때문에 집단면역이 안 되는 거야. 이제는 모두가 백신을 맞아야 해."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사회적 압박에 의해 백신 접종을 피할 수 없게 되었다. 백신을 거부하는 사람들은 소외되었고, 결국 그들도 압력에 굴복해 접종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세계보건연합의 공식 발표가 전 세계로 송출되었다. 사무총장은 무겁게 입을 열며 새로운 위협에 대해 경고했다.
"최근 크로노스 바이러스에서 새로운 변이가 발견되었습니다. 이 변이는 기존 바이러스보다 더욱 강력하며, 기존 백신만으로는 완전한 보호를 제공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새로운 개량백신을 추가로 접종받는 것이 필수적입니다."
그의 말은 대중에게 충격을 주었고, 사람들은 새로운 위협에 대한 두려움에 빠졌다. 개량백신이라는 이름은 마치 완전히 새로운 해결책처럼 보였다. 하지만 실상은 달랐다.
"이번 개량백신은 기존 백신보다 훨씬 더 강력한 보호력을 제공할 것입니다. 국민 여러분은 반드시 이 백신을 추가 접종해 변이 바이러스로부터 자신을 지켜야 합니다."
VEX-25 2가 백신. 실질적으로는 기존의 VEX-25 백신과 성분에는 차이가 없었다. 다만 말 그대로 나노봇의 신경계 침투 후 신경계를 조종하는 기술이 개량된 백신이었다. 하지만 의료계와 각국 정부는 그 사실을 몰랐고 성분이 개선된 백신이라 믿었다.
"사실, 이번 개량백신은 기존 백신과 크게 다를 건 없어. 약효가 조금 개량된 것뿐이야. 우리는 계속해서 이 백신이 필수적이라고 주장해야 해."
그들은 국민들에게 계속해서 새로운 개량백신이 필요하다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세계보건연합과 정부, 제약사는 모두 한 목소리로 백신 접종을 독려하며, 대중의 두려움을 이용하고 있었다.
"아빠, 학교에서 백신을 또 맞으래."
"어휴, 무슨 백신을 자꾸 맞으라 그러는 건지... 원래 백신은 한 번만 맞는 거 아냐?"
"몰라. 개량백신이 나왔다고 2차 접종하래. 히히. 백신 맞으면 또 이틀 학교 안 가도 되잖아!"
강현은 슬비의 말에 쓴웃음을 지었다. 아이들에게 이틀간 쉬게 해 준다면 어린아이들 중 누가 백신을 거부할까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이래놓고 나중에 문제가 생기면 자발적 선택이었다고 우리에게 책임을 돌리겠지."
정부는 사람들에게 백신을 접종하면 2일간 유급휴가를 주도록 제도를 정비했고, 학생들도 2일간 학교에 가지 않아도 출결에 문제가 없었다. 직장인들 중에서는 백신을 맞기 싫지만, 휴가를 준다는 말에 백신을 맞은 사람들도 많았다.
병원은 여전히 백신을 맞으려는 사람들로 붐비고 있었다. 환자들 중 일부는 백신을 맞은 후 이상한 증상을 보이기 시작했지만, 의사들조차 그 원인을 알지 못했다. 크로노스 바이러스가 이미 변형시킨 DNA에 백신이 추가로 작용하면서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었으나, 그 누구도 이 사실을 인지하지 못한 채 상황은 악화되고 있었다.
의사 김성준은 몇몇 환자들의 사례를 살펴보며 혼란스러워했다.
"백신을 맞은 후 이상한 증상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조금씩 늘어나고 있지만, 원인을 알 수가 없군. 신경계 문제부터 호흡 곤란까지 다양한 증상이 나타나는데, 이게 백신과 관련이 있는 걸까?"
그는 자료를 검토하며 머리를 저었다. 의사들은 여전히 백신이 안전하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었고, 이 모든 것이 단순한 우연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아직 정부에서도 별 말이 없고, 우리도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지 못했어. 어쩌면 단순한 부작용일지도 몰라."
의사들은 이상 증상을 보이는 환자들을 처리하면서도, 백신 자체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그들은 아직 크로노스 바이러스와 백신이 DNA를 변형시키고 있다는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다.
전 세계 곳곳에서 수십억 명의 사람들이 이미 백신을 맞았고, 그 결과로 인간 DNA는 서서히 변형되고 있었다. 하지만 사람들은 그 변화를 전혀 알지 못했다. 크로노스 바이러스가 이미 1차적으로 DNA를 변형시켰고, 백신이 2차적으로 그 나머지 나선을 변형시키면서, 인류는 그들의 신체와 정신이 근본적으로 바뀌어가는 과정에 놓여 있었다.
거리의 사람들은 여전히 평소처럼 일상을 살아가고 있었다. 마스크를 착용하고, 백신을 맞았다는 안도감 속에서 서로를 바라보고 있었지만, 그 누구도 자신들의 DNA가 변형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
"아빠, 이제 백신을 맞았으니, 우리는 안전하겠지? 모든 게 곧 정상으로 돌아올 거야."
"그래, 아빠도 그랬으면 좋겠어."
그러나 진실은 정반대였다. 의사들, 정부, 제약사 모두가 아직 그 실체를 모르는 채, DNA 변형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었고, 그로 인해 어떤 미래가 닥칠지 아무도 예측할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