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부지, 이번 설날에 내도 어디 가나?"
"뭔 소리고? 동매 니가 어딜 가는데?"
"이 동네에 언니야들이랑 오빠야들 열 살 설 되면 어디 가서 안 돌아오잖아. 나도 이번 설이면 열 살 아이가. 나도 어디 가는 건가 싶어가."
동매는 아버지에게 순진한 얼굴로 묻는다.
동매의 아빠 진수는 가래를 퇴엑 뱉고 동매를 내려다본다.
"니는 걱정 안 해도 된다."
"와? 좋은 데 가는 거 아이가?"
"가시나가! 좋은 데는 무슨. 헛소리하지 말고 가서 어무이나 불러온나. 배고파 디지겠다."
"알았심더."
괜히 시무룩해진 동매는 어머니를 찾아 동네를 돌아다녔다.
어머니를 찾아다니며 동매는 생각했다. 이 동네에서 살던 언니 오빠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설이 되면 서울 구경 간다고 설빔을 입고 좋은 차를 타고 손 흔들며 가던 언니 오빠들.
어른들에게는 아무리 물어봐도 대답해주지 않았다. 그리고 산골에 있는 이 작은 동네에는 말을 못 하거나, 몸은 어른이지만 동매 자신보다 정신이 더 어려 보이는 어른도 많았다.
다른 집은 감자나 고구마 같은 음식을 근근이 먹었지만, 동매는 늘 새 옷을 입고 흰 씰밥에 고기를 먹었다. 어렸을 때 부터 그랬기 때문에 동매는 그게 이상하지 않았다. 당연한 거라 여겼다.
동네 어디를 가든 동네 사람들은 동매 아버지에게 굽신거렸다. 아버지는 아버지가 동네 사람들을 먹여 살려주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동매는 그래서 당연히 그렇다고 생각하고 살았다. 그들과 동매네 집 수준의 차이도.
아버지 진수가 그들에게 막대하는 것도 어렸을 때부터 너무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이제 동매도 열 살 설을 맞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