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아, 미안해.
그날 빗길에 자고 가자는 네 말을 들었었더라면.
조금이라도 더 운전 경력이 긴 네가 운전을 했었더라면.
아이와 강아지 벨트를 제대로 해서 앉혔더라면...
아무도 안 다쳤을지도 모르는데..
지훈 오빠에겐 수없이 빌었어.
내가 할 수 있는 게 없어서.
비는 것 밖에 없어서.
네 장례를 끝내고 절에 갔어. 거기서 네 이름을 보며 쓰러지기 전까지 절을 하고 또 했어.
영아, 나 어떻게 해야 하는 거야?
이제 나는 너와 네 가족을 그렇게 만들고 어떻게 살 수 있을까.
나도 너를 따라가야 할까?
영아...
다들 어쩔 수 없다고 해. 실수니까.
하지만 난...
난...
내가 원한 건 이런 게 아닌데...
널 가버리게 할 생각까진 없었어.
그냥 네가 가만히 누워서 내가 네 남편과 아이를
가지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을 뿐인데...
영아, 정말 미안해.
이제야... 이제야...
네가 가진 것들을 나도 조금은 가져 볼 것 같아.
내가 죽으면 다시 너에게 돌려줄게.
이번 생만 나에게...
허락해 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