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인 강 씨는 높은 곳에만 올라가면 뛰어내리고 싶다.
언제든 높은 곳에 올라가면 늘 상상한다. 여기서 뛰어내리면 어떤 기분일까.
하늘을 나는 기분일까. 그리고 끝나는 것일까.
비슷한 기분을 느껴보고 싶어서 번지점프도 해보고, 패러글라이딩도 해보고, 스카이다이빙도 해봤다. 하지만 다른 기분이다.
마지막이 다르다. 하늘을 난 후, 삶이 끝나야 한다. 그게 그녀가 원하는 것이다. 끝나는 것.
뒤가 없는 것. 더 이상 살지 않아도 되는 것. 그것.
그러니까, '날고 싶은'게 아니라 '죽고 싶은' 거다.
원래 엄마 강 씨에게는 중학생 아이가 있었다.
늘 새처럼 쫑알거리고, 꽃처럼 예쁘고, 어린아이처럼 웃던 그녀의 아이.
그녀의 아이가 어느 날 쪽지를 남겼다.
'엄마, 나는 높은 곳에서 날고난 다음 죽을 거아. 혼자 남겨둬서 미안해. 안녕'
해맑은 글씨로 아이는 죽음을 다짐했다.
거짓말이길 바랐다. 그냥 좀 심하게 구는 장난이었으면 했다.
하지만 그날밤. 아이가 한 건물에서 뛰어내려 사망했다는 연락을 받았다.
단정하게 묶은 머리와, 피투성이지만 다려 입었음을 짐작케 하는 교복. 그리고 늘 깨끗이 닦아 신던 운동화.
아이는 그렇게 한 줌의 뼛가루가 되어 강 씨의 품으로 돌아왔다.
'하늘은 잘 날았니. 떨어졌을 때 많이 아프진 않았니...' 강 씨는 아이에게 중얼거렸다.
그리고 아이를 데리고 뒷산 가장 높은 곳으로 올라갔다.
강 씨는 아이의 뼛가루를 아래 흐르는 강을 향해 뿌렸다.
'자, 마지막이니, 한 번 더 날아라. 한번 더 가볍게 날아라.'
강 씨의 얼굴에 눈물이 흘러 턱끝에 매달렸다.
'네가 왜 날고 싶었는지, 왜 죽고 싶었는지,
엄마는 멍청해서 모르겠다만. 네 소원을 이루었으니 그걸로 됐다. 아무것도 못해준 엄마가 마지막으로 해주는 게 겨우 이거 하나라, 미안하다... '
강 씨는 그 언덕에서 강을 보며 오랫동안 아주 오랫동안 딸의 뽀얀 뼛가루를 강물로 날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