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참을 고민했어.
몇 년을 고민했다고 하는 게 맞겠다.
결국 장애심사를 받아보기로 했어,
7년 전쯤 장애 심사를 얘기했을 때,
'서류로 병신 만들어 달라고' 했던 의사 선생님은 왜 이제야 하냐며, 좀 더 일찍해서 주차라도 편하게 하면 좋지 않냐고 하며 흔쾌히 진단서를 써주셨지.
7년 전 그 선생님의 말이 머릿속에 윙윙 돌아다녔지만 이미 세월이 오래 지난걸.
장애심사 서류는 복잡했어. 병원에서 서류에 시디까지 한 묶음의 서류를 낸 것 같았어.
그리고 몇 주 후, 나는 장애인이 되었어.
국가 인증을 받은 장애인이.
됐으니 막 다행이다 싶다가도
마음이 좀 저렸어.
에잇 그래 무슨 상관이야. 그깟 서류.
달라질 건 없으니까.
애써 그 감정을 외면했지만.
왜인지 모르게 가라앉는 감정은 나도 어쩔 수가 없었어.
나는 이제 장애인이 되었어.
나는... 장애인이 되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