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가족은 매월 여행을 떠난다. 물론, 해외여행은 아니다. 2박 3일의 국내 여행을 떠난다. 군인의 국외여행허가가 자유로워지긴 했지만, 옛날 군인인 우리 신랑은 언감생심이다. 그러므로 해외여행은 진작에 포기하고, 국내 여행을 열심히 다닌다. 군인은 위수지역이라는 게 있기 때문에 휴가가 아니고는 작전 지역을 벗어날 수가 없다. 그러므로 휴가를 써야 한다. 본인의 연가를 써서 가는 휴가를 옛날 군인인 우리 신랑은 굉장히 부담스러워한다. 누가 뭐라 하는 것도 아닌데 한 달에 한 번 내는 휴가조차도. 길게 훈련이 있으면 당연히 못 가지만, 그런 게 아니더라도 평일에 노는 게 마음에 찔리는 것 같다. 직장 생활이라는 게 모든 게 내 마음 같지는 않으니까 그냥 그려려니 하며 이해한다. 그렇게 날짜가 안 나오는 달은 못 가지만, 보통은 한 달에 한 번은 암묵적으로 가려고 노력한다.
알바맘인 나는 오전에만 일하기 때문에 내가 출근하지 않는 학생들의 시험기간에 가거나, 오전수업만 하고 오후에 후다닥 떠나기도 한다. 아이들은 체험학습을 신청하면 되기 때문에 부모 스케줄에 따라 가게 된다. 매달 체험학습 신청하고, 보고서 쓰는 일을 귀찮아 하지만, 막상 여행을 떠나고 즐겁게 놀다 오면 가족 모두가 리프레시되고 다시 한 달을 살아갈 힘을 얻는다.
이렇게 매달 떠나는 여행에 한 가지 단점이 존재했으니, 그건 바로 여행경비다. 짧은 국내 여행만 떠나는 우리 가족인데도 매달 드는 돈을 무시할 수가 없다. 숙박비, 주유비, 식비, 입장료 등 2박 3일을 지내다 보면 꽤 많은 돈이 든다. 풍족하게 플렉스 하면서 다니는 것도 아닌데도 많이 든다.
외벌이이므로 생활비와 약간의 저축을 하고 나면 남는 돈은 거의 없다. 아이들의 사교육비로 큰돈을 쓰고 있지도 않는데 항상 넉넉하지는 않다. 그럼 외벌이는 어떻게 매달 가족여행을 갈 수 있을까?
국군복지단이 운영하는 군인이 우선으로 이용할 수 있는 숙소들이 있다. 그리고 각 부대에서 운영하는 저렴한 회관이라는 숙소가 있는데 우리 가족은 이 두 가지를 적극적으로 이용한다. 국군복지단이나 회관이 없는 지역의 여행은 나라에서 운영하는 자연휴양림과 생태탐방원 등의 숙소를 이용한다. 펜션, 풀빌라, 호텔, 콘도 등의 숙소는 가본 적이 거의 없다. 딱 한 번 레지던스에 머물렀던 적이 있는 데 숙소 컨디션에 우리 아이들이 감탄을 금치 못했다. 항상 자연휴양림과 회관 같은 숙소 컨디션에 익숙했던 아이들은 완벽한 바다뷰와 깨끗하고 넓은 최신식 숙소에 항상 이런 숙소에 오면 안 되겠냐며 엄청난 만족감을 보였었다. 그 이후에는 역시 가성비 있는 숙소를 벗어나지 못했지만.
이렇게 가성비 있는 숙소를 정하면 그 지역의 시청, 군청에 들어가서 여행지원금이 있는지 확인해 본다. 우리가 가본 여행지 중엔 영주가 그런 곳이었다. 영주시에서는 관내 소비금액의 50%를 여행지원금으로 돌려줬었다. 그래서 우리는 숙박비, 식비 등의 영수증을 열심히 모아서 50% 여행지원금을 받았었다. 최근에 갔던 울진에서는 관내 소비금액의 10% 상당의 특산품을 보내주는 이벤트도 있었다. 서울 같은 대도시는 해당사항이 없지만, 시골지역에서는 지자체에서 여행객 유치를 위해 다양한 지원이 있으므로 미리 확인하는 편이다.
여행경비 중 꽤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게 식비다. 여행을 갔으면 그 지역에서 맛있다는 식당을 꼭 찾아가서 먹는다. 우리 가족이 자주 찾는 고성, 양양, 삼척 같은 곳에는 갈 때마다 가는 맛집이 있다. 맛집을 가기 위해 여행을 계획하는 경우도 있을 만큼 먹는 것에 진심인 가족이다. 그렇게 남이 차려주는 맛있는 음식을 매 끼니 사 먹다 보면 식비가 어마어마 해지므로, 우리는 식비에서도 가성비를 찾는다. 아침 식사로 PX를 적극이용한다. 여행 아침 식사로 허용되는 게 컵밥, 컵라면이기 때문이다. 집에서는 먹지 않기 때문에 아이들은 여행 아침식사로 대환영이다. 아침 식사로 간편하지만, 한 끼를 가성비 있게 먹을 수 있다.
입장료 같은 경우는 군인할인이 되는지, 다자녀할인이 되는지, 우리 가족이 해당되는 할인사항이 있는지 꼭 확인한다. 요즘은 투어패스도 많이 생겨서 여행 전에 부지런히 체크해 보고 간다. 이런 혜택은 열심히 찾아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열심히 발품과 손품을 팔아서 가성비 여행을 떠난다. 가성비 여행이지만, 가족 모두가 여행으로 다음 달 여행이 더 기다려지고, 한 달을 열심히 살아갈 의지가 생기도록! 이사가 잦아 친구들이 매번 바뀌는 아이들에게 안정적인 가족과의 시간은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아이들이 가족이라는 안전한 울타리 안에서 즐거움과 많은 체험을 할 수 있도록 우리는 매달 새로운 여행을 계획하고, 떠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