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강사가 본 학교폭력

by 오오맘

나는 중학교 시간강사다. 정식 명칭은 '학교폭력 담당교원 수업경감 대체강사'다. 교원의 업무 중에 학교폭력 업무를 담당하는 교원의 수업을 경감해 주는 제도로 생긴 직업이다. 학교에서 학교폭력이 사라지면 나도 일할 수 없다. 올해로 4년째 하고 있다. 학교폭력이라는 업무가 교원에게는 기피하는 업무라 그런지 수업시수를 경감해줘 가면서 해야 하는 업무인가 보다라고 생각한다.


나는 어떻게 학교 폭력이 신고되고, 어떤 절차로 처리되는지, 결과에 따라서 어떻게 되는지 정확히는 모른다. 학교폭력 업무는 담당 선생님이 하시는 거고 나는 그 담당선생님의 수업 시수만 채우는 시간강사이기 때문이다. 학교폭력 업무라는 게 개인적인 일이기도 하고, 민감한 업무이기도 하므로 나도 굳이 사안에 대해 묻지도 않는다.


그럼에도 내가 학교에 출근하면서 혹은 우리 아이들의 학부모로서 학교폭력에 대해서 생각해 봤던 점을 이야기해보고 싶었다. (이건 내 개인적인 생각이고, 의견이다.) 초등학생들은 주간학습안내로 매주 시간표를 주신다. 주간학습안내를 잘 보면 학교폭력 예방교육이라는 시간이 있다. (라떼는 이런 교육시간이 따로 있지는 않았다.) 중학생들의 아침시간이나 창체시간에도 학교폭력 예방교육 시간이 있다. 유명강사를 초청해서 강연을 하기도 하고, 학교폭력과 관련된 퀴즈를 낸다거나 학생회를 통해 홍보도 하고, 학교폭력 예방 포스터를 만든다거나, 글짓기를 한다던가, 서약서 작성을 하는 시간을 갖는다거나 하는 활동 시간들이 있다. 이렇게 예방교육을 열심히 하는데 학교폭력 사안이 일어난다. 예방교육만으로 학교폭력 사안이 안 일어나면 참 좋겠지만, 학교폭력 사안은 매년 일어난다.


학교폭력을 신고한 학생이나 신고당한 학생들은 학교에서 진술서를 쓰는데, 그 상황을 적는 진술서를 쓸 때 오며 가며 학생들을 보게 된다. 신고한 학생은 폭력을 당했다고 생각했으니 신고하는 거고, 신고를 당한 학생은 이게 왜 학교폭력이냐며 당황하고, 부당하다고 생각한다. 양쪽 모두가 억울하고, 피해자가 되는 상황이다. 그런 상황에서 담당교사는 중재를 하면서 관련 학생들에게 진술서를 받고, 부모님들에게도 상황을 알려야 한다. 보통은 여기까지가 내가 보는 학교폭력 사안의 다다. 그 이후로는 담당조사관님이 오셔서 파악을 하고 결과가 나오는 것으로 아는데 그 기간까지 길지 않은 시간이 걸리는 것으로 안다. 그 사이 친구들 사이에서는 소문이 나기도 하고, 피해를 진술해야 하는 상황 혹은 가해를 진술해야 하는 상황 양쪽 모두가 유쾌한 시간은 아닐 것이다. 본인이 제일 힘들 것이고, 그 친구들을 지켜봐야 하는 부모님도 많이 힘드실 거다. 이러한 과정이 학교폭력이라는 문제에서 정확한 답이 되는 건지 어른의 입장에서 보면 잘 모르겠다. 내 아이가 학교폭력의 가해자 혹은 피해자라면 이런 과정을 거쳐서 어떠한 결론에 도달한다고 하면 그 결과에 만족스러울 수 있을까. 겪어보지 않았으니 쉽사리 대답하기도 어려운 문제다.


담당교원도 아니고, 피해자와 가해자도 아닌 단지 어른의 입장에서 학교폭력이라는 문제를 본다면 이게 최선의 방법일까, 더 나은 방법은 없는 걸까라는 생각이 매번 든다. 학교폭력이 사라지면 제일 좋겠지만, 어떤 사안에 대해 학교폭력이 종결됐다고 하면 피해자와 가해자 모두가 만족할만한 관계회복이라던지, 자기반성이라던지, 양쪽 모두가 상처받지 않는 방법은 없을까라는 고민이 더 필요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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