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은 아프면서 큰다고 하지만, 아이가 아프면 부모는 당황스럽고, 힘들다. 왜 아플까, 병원은 어디로 가야 할까, 약을 먹이는 게 나을까, 수액을 맞추는 게 좋을까 등의 수많은 고민들이 주르륵 떠오른다.
지난주 아들이 아팠다. 새벽부터 토를 하고, 물조차도 넘기지 못했다. 더 이상 나올 것도 없는데 계속 구역질을 했다. 고학년이다 보니 토하는 것도 혼자 알아서 화장실 가서 하고 나온다. 아이가 계속 토를 해도 내가 해줄 수 있는 일은 없었다. 평일이라 학교를 가야 하는 날이었고, 컨디션이 그러니 당연히 하루를 쉴 수밖에 없었다. 담임선생님께 연락드리고, 나는 짧은 시간이지만 일을 하러 가야 했다. 우리 집 아이들은 아직 핸드폰이 없다. 집에 아픈 아이를 혼자 두고 가면, 더 아파도 연락할 수단이 없다. 그런 아이를 혼자 놔두고 일을 하러 가야 한다. 특히나 아들은 혼자 있는 것을 (아직도) 어려워한다. 연락할 수단이 없다는 게 심리적인 부담을 주는 것 같다. 그래도 5학년이나 되었으니 3시간 정도는 혼자 있을 수 있지 않을까. 남편에게 지금 상황을 공유하고, 아이에게는 혹시라도 위급한 상황이 생기면 옆집이라도 가서 아빠에게 연락을 하라고 알려준다. 물론, 아이는 화장실 말고는 갈 기력이 없어 보이긴 했지만.
그렇게 아픈 아이를 두고 출근했다. 막상 학교에 가면 정신없이 시간이 지난다. 수업이 끝나고 괜찮냐고 물어보고 싶은데 연락할 방법이 없다. 서둘러 집으로 돌아가야 한다. 3시간이 지나고 집에 돌아와 보니 아들은 그 사이에 2번을 더 토했고, 기력이 없이 누워있었다. 괜찮치 못했다. 그런 아이를 데리고 서둘러 점심시간 전에 병원을 찾아갔다. 아이는 아무것도 먹지 못하고 토해서 그런지 계속해서 쳐졌다. 진료받고, 약 처방받고, 약부터 먹였는데 역시나 약도 토한다. 뭐라도 먹으면서 토해야 한다는 의사 선생님의 말씀대로 계속 죽도 쒀주고, 음료수도 챙겨주고, 뭐라도 먹었으면 하는 바람에 이것저것 주는데 다 거절하고 눕는다. 내가 알바가 아니라, 풀타임근무였다면 우리 아들은 병원도 못 가고 혼자서 엄마가 퇴근할 때까지 괜찮았을까. 워킹맘들은 아이가 아플 때 어떻게 할까. 물론, 연차를 쓰거나, 조퇴를 하거나 할 수는 있겠지만, 마음이 편치 않을 거 같다. 아이들이 아플 때, 3시간 일하러 가는 엄마의 마음도 그런데 말이다.
다행히 아들은 진료받고도 몇 번의 토를 더 하긴 했지만, 다음날부터는 죽도 천천히 한 숟갈씩 먹고, 약도 토하지 않고 먹었다. 그렇게 이틀을 보내고 나니 기력이 조금 회복되었는지 동생에게 장난도 치고 한다. 아픈 3일 동안 아들은 2kg가 빠졌다. 곧 회복될 몸무게지만, 한 번 아프고 나니 먹성 좋던 아들의 입맛이 사라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