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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동현 Oct 22. 2023

웰컴 투 미시건!

(도전 D+24) 159km/ 누적 거리: 4080km

오늘은 인디애나를 넘어 미시건에 들어가는 날.

미시건은 원래 코스에 없었지만 친구 카먼과 고모가 있어서 들르기로 했다.


캘리포니아를 떠난 뒤, 휴식 하루를 제외하고 매일 8시간 이상 자전거를 탔다.

그래서인지 오늘은 유독 다리가 무거웠다.


하지만 중간 체크포인트인 미시건에 도착하면 5일 정도 휴식을 취할 수 있었다.

잠깐 자전거를 쉴 수 있다고 생각하니 없던 힘도 생기는 듯했다.


머물렀던 캠핑장에서 카먼의 집까지는 160km.

평소라면 거뜬히 해낼 수 있는 거리지만, 오늘은 좀처럼 속도가 붙지 않았다.


주변을 둘러볼 여유도 없이 라이딩에만 집중했다. 끝없이 이어진 해안가를 따라 한참을 달렸다. 당장이라도 바다에 뛰어들고 싶었지만, 휴식을 위해 서둘러 페달을 밟았다.


해가 질 때가 돼서야 겨우 카먼의 집에 도착했다.

"웰컴 투 미시건!"


카먼의 얼굴을 보자마자 안도감이 들었다.

이제 마음 편히 휴식을 취할 있겠다는 생각에 긴장이 풀어지는 듯했다.

벌써 4,000km가 넘게 달려왔기에 이제 시간적인 여유도 제법 있었다.


그녀를 처음 만난 건 2018년 첫 사막 마라톤 대회 때였다.

자원봉사자로 왔던 카먼은 그 누구보다 참가자들을 잘 챙겼다.


그 이후로 잠시 연락이 끊겼었지만, 내가 미국 횡단을 한다는 소식이 사막 마라톤 커뮤니티에 퍼지자 그녀는 흔쾌히 나를 집으로 초대했다.


카먼 덕분에 최고의 휴식을 취했다.

집에 있는 온수 풀에서 찜질도 하고, 전용 요리사분이 만들어 주신 식도 배불리 먹었다.


그녀의 남편 존에게도 초대해 줘서 고맙다고 인사를 건넸다.

내가 이제껏 봤던 집 중에서 가장 좋은 집이라는 칭찬도 덧붙였다.


땅이 7만 평이 넘는다는 그의 말에 나도 모르게 “너는 정말 꿈같은 삶을 살고 있구나”라는 말이 튀어나왔다.


존은 나를 보더니 “꿈같은 삶을 살고 있는 건 너 같은데?”라고 답했다.

우리는 서로를 부러워하고 있었다.


그의 말이 한동안 머릿속을 맴돌았다.

존의 말처럼, 나는 돈으로도 살 수 없는 꿈같은 도전을 하는 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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