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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뒤로 걷기 Jan 12. 2024

은퇴의 자유를 즐기기 위한 경제력

언제까지 얼마만큼의 준비가 필요할까?

은퇴의 자유를 즐기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조건이 충족돼야 한다. 건강, 경제력, 취미 및 친구 등 여러 가지를  열거할 수 있지만 대부분 은퇴 준비와 관련해 가장 먼저 떠올리는 건 무엇보다 경제력일 것이다.  

    

언제까지 얼마만큼 준비를 해야 하는 걸까? 나의 경우, 부끄럽지만 은퇴 전 나름 많은 노력을 했음에도 결과적으로 경제적으로 충분한 준비를 하지 못했다. 


경제적으로 은퇴준비에 성공한 사람의 이야기는 아니지만 나처럼 준비가 부족한 사람의 이야기도 반면교사가 될 수도 있지 않을까 하여 진솔하게 경험담을 공유해 볼까 한다.   

  



잊을만하면 보도나 발표되는 것들이 은퇴 후 얼마를 가져야 행복한 은퇴생활을 하는가라는 주제이다. 어떤 연구는 부부기준 월 250만 원을 또 어떤 것은 350만 원, 500만 원 제각기 다르다.  

  

행복한 은퇴생활을 위해 월 얼마 정도가 적정액일까? 물론 많을수록 좋겠지만 사람마다 또 처한 상황마다 다르기 때문에 모두에게 적용될 수 있는 기준은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     


예컨대 대도시, 지방 소도시 그리고 시골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주거비, 세금, 의료보험료 등 기본생활비가 각각 다르고 또한 소비성향과 취미 등이 다르기 때문에 절대금액으로 일반화할 수 없다,     


자신에 맞는 은퇴자금이 어느 정도 인지를 특정하기 위해선 우선 은퇴 후 자신의 기대 수준(기본생활비+은퇴활동자금)을 정하고 그에 맞추어 매월 예상금액을 산정하고 그 금액으로 살아보기를 해 볼 필요가 있는 것 같다.   

  

그렇게 몇 달 정도 살아보기를 하고 나서 평균값을 구해 본인의 필요금액을 특정할 수 있고 가지고 있는 은퇴자금을 대비해 충족된다면 더 고민할 필요가 없고, 부족하면 기대 생활수준을 낮추던지 은퇴자금을 더 조달할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일반적으로 은퇴자금을 더 늘리기 위해 은퇴가 가까운 사람이라면 경제활동 기간을 연장할 터이고 아직 은퇴를 준비할 기간이 남아있다면 가능한 많은 노후자금을 마련하려 노력할 것이다.   

  

은퇴준비와 관련해 경제적 측면에서만 본다면 이러한 큰 틀은 대부분 다르지 않을 것이다. 그동안 내가 해 왔던 은퇴준비와 살아보기 및 은퇴 후 실제생활 등에 대한 이야기를 해 볼까 한다.

    

먼저 은퇴준비에 대해 얘기해 보면, 결혼 후 얼마 지나지 않아 경제적 풍요보다 정서적 풍요를 누리는 게 훨씬 삶의 가치 있다는 생각에 무모하게 일찍 외벌이를 선택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공무원 보수로 은퇴 후 풍족한 노후를 준비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을 일찌감치 깨닫게 되었다.     


따라서 거창한 경제적 준비는 꿈꾸지 못하고 은퇴 전 아이들 교육 마치고, 집 한 채 있고, 빚 없고, 무탈하게 퇴직해서 은퇴 후 연금 받고, 여행 등 여가생활을 즐길 수 있는 여유자금 정도만 마련하면 좋겠다고 생각을 했었다.     


그러나 50세 전에는 늘 마이너스 재정이라 무얼 해 볼 여유가 없었다. 돌파구 마련을 위해 주식공부와 실제투자도 해 보고 경제적으로 도움이 될만한 이런저런 것들을 시도해 보았지만 기대에 미치지 못했고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공직이라는 내 본업에 전념할 수 없어 거의 중단을 했다.     


또 한동안 이직에 대해서도 고민을 했다. 그러나 적은 급여지만 하고 있는 일에 누구보다 보람과 만족을 느끼며 살고 있던 터라 오직 경제적 이유만으로 입장이 다른 일을 하면서 살아가는 건 내게는 힘든 결정이었다. 더구나 치열한 인력시장에서 살아남을 경쟁력도 갖추지 못했고 처세술이 뛰어나지도 못했다.


결국 경제력 풍요를 위해 이런저런 생각과 시도는 해 보았지만 내 주제와 현실을 감안해 검소하게 살며 열심히 일해 승진을 앞당기고 성과급을 한 등급이라도 높게 받는 게 가장 현명한 일이라는 결론에 이르렀다.     


다행히 50세가 넘어서니 연차가 쌓이고 열심히 일한 덕분인지 상대적으로 빠른 승진으로 직급이 높아지고 급여가 넉넉해져 점차적으로 재정이 플러스로 돌아섰고 그때부터 생각해 놓았던 은퇴준비를 시작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은퇴를 앞두고 보니 충분하지는 않지만 오래전 생각하던 일부분 정도는 준비가 된 것 같았다.      


다음으로 은퇴준비기간 1년 중 3개월 정도 얼마가 나의 적정 은퇴자금인지 살아보기를 해보았다.    

  

지급될 공적연금 예정금액으로 식료품비, 아파트 관리비 등 줄일 수 없는 기본적인 항목을 제외하고 조정가능 한 외식비 및 경조사비 등의 액수를 줄이니 은퇴 전과 생활수준과 비교해 90% 정도는 유지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은퇴 후 하고 싶었던 여행이나 취미생활은 은퇴준비자금과 따로 가입해 놓은 둔 개인연금들로 충당하니 일정 기간은 하고 싶은 걸 하며 살 수 있을 것 같았다.     


마지막으로 실제 은퇴를 해서 그동안 살아보기와 다른 지 비교를 해 보았다.


은퇴 후 몇 개월 살아보니 예상하지 못한 지출들이 생겨 대체적으로 더 많은 비용이 소요되었다. 아마도 실제 은퇴 후 생활패턴이 달라지고 초기에 들어가야 하는 비용 등이 있어서 그런 듯하다.  


은퇴 초 발생할 수 있는 일시적인 현상일 수도 있지만 앞으로도 언제든 발생할 수 있기에 그때그때 상황에 맞게 대처할 수밖에 없을 듯하다. 이에 대비하기 위해 은퇴초기에는 가능하면 예상금액보다 조금 여유 있게 예산을 책정해 놓을 필요가 있어 보였다.      


종합해 보면, 나름 열심히 준비는 했지만 나의 은퇴 후 경제력은 기본생활비 충당 등에는 큰 문제가 없지만 은퇴 후  버킷리스트 실행, 자녀 혼수비용 그리고 예상하지 못하는 일 등에 대비하기에는 넉넉하지 못하다. 


부족한 금액을 채우기 위해 재취업 등을 해야겠지만 첫 이야기에서 언급한 것처럼 34년 열심히 일한 나에게 가혹한 일이다. 먼 길을 날아온 철새도 다시 날아가기 전 일정기간 동안 쉬며 재충전을 하듯 지금은 내가 하고 싶은 것들을 하면서 재충전을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언제까지와 얼마만큼이라는 것의 답은 개인마다 주어진 상황 등이 다르기 때문에 정답은 없는 듯하다. 나의 경우, 정년이 될 때까지 일을 했음에도 충분하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 단계에 만족하며 일단 멈추고 더 이상 욕심을 내지 않기로 했다. 좀 더 벌어보겠다고 쉼 없이 또 일터로 나선다면 얼마를 더 벌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내 인생을 통틀어 가장 소중한 시간을 희생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제까지 주어진 여건에서 나름 최선을 다해 왔기에 후회와 미련은 없다. 그동안 준비한 은퇴자금 등을 적절히 배분해 은퇴생활을 즐기며 충분히 재충전을 한 후 필요하면 가능한 경제활동을 하면 될 것이다. 지금은 고생한 내게 보상을 하고 인생의 황금기를 즐길 때이다. 


예상치 못한 일 등에 준비부족으로 당황할 수도 있겠지만 누군가의 말처럼 아직 일어나지 않은 미래의 걱정을 앞당겨하면서 소중한 오늘을 낭비하고 싶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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