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려
배려란? 도와주거나 보살펴 주려고 마음을 쓴다는 사전적 의미 있다.
다른 사람을 배려하면 어떤 점이 좋을까? 생각해 본다. 작은 정성과 관심으로 모두가 좋아지고 남을 배려하는 마음이 모이면 나도 남에게 받을 수 있다.
약속이 있어서 신도림에서 신촌으로 갈아타려고 계단을 내려가는 중이었다. 다리 한쪽이 앙상하고 무릎 쪽이 아래가 보이지 않았다. 나는 지갑을 꺼내면서 현금을 확인해 보았다. 그 자리에서 지갑을 꺼내고 현금을 꺼내려고 하다가 현금이 없으면 민망할 것 같아서 계단을 내려가면서 지갑 안을 봤다. 다행히 현금이 있어서 나는 다시 계단을 올라가서 빨간색 바구니에 돈을 넣었다. 천 원이 몇 장 바닥에 가지런히 놓여있었다. 돈을 넣고 있는데 뼈만 앙상한 아저씨는 퀭한 눈으로 나를 쳐다보면서 "감사합니다." 하고 고개를 숙이셨다. 큰돈도 아니고 많은 인파 속에서 좀 부끄럽기도 하고 해서 계단을 빠르게 내려온 적이 있다. 배려는 내가 중심이 아니고 상대가 중심이 된다.
순대를 고등학교 때부터 먹기 시작했다. 검은색에 냄새가 나는 싫었는데 친구가 한번 먹어봐. 해서 그때부터 순대는 사랑이었다. 떡볶이 국물에 찍어 먹으면 더 맛이 있다. 겉은 못생겼지만 그 이후부터 순대를 좋아하게 되었다. 내가 순대를 잘 못 먹을 때는 친구들은 떡볶이와 튀김, 어묵만 시켰다. 내가 순대를 잘 먹지 못해서 배려를 해주었다. 그때 순대 시키고 난 다른 거 먹어도 되었는데 친구들의 마음은 나랑 같이 먹고 싶어 했다. 그 따뜻한 친구의 마음을 지금 생각해 보니 느껴진다.
온라인상에서 배려 있는 분들을 많이 만나게 되었다. 배려 없이 자기만 생각하는 분도 간혹 있기는 했지만 서로에게 부담 되지 않게 배려해 주신다. 약속 장소, 시간을 조율할 때도 밥값을 계산할 때도 먼저 계산해 주시려고 한다. 그때의 서로의 배려로 정이 싹튼다.
어떤 친구는 배려에 관한 이야기를 듣지 않아도 알아채게 될 때마다 행복을 느낀다. 나는 둔하지 않아서 눈치채지 못할 일도 별로 없으니 언제까지나 그 친구의 배려를 먼저 발견하고 싶다. 나한테 배려하는 말과 행동을 유심히 관찰하고 본다. 문자나 말로 나한테 한 말, 내가 힘들까 봐 내 약속 장소에 와준 친구, 아프다는 소리에 약을 사 온 친구가 고맙다. 혹시나 말을 했을 때 상처를 받지 않을까 고민을 하면서 이야기를 꺼내는 모습 이것이 배려이다. 그리고 상처 될 수 있는 일은 꺼내지도 않는다. 그 친구가 노래방을 싫어하면 가지 않고 비가 오는 날도 날을 잡지 않는다.
말을 하지 않아도 그 친구가 먼저 알아주니 작고 조용하게 감동을 받는다. 상대방이 먼저 알아줄 때가 정말 기분이 짜릿하고 좋지 않은가?
넌 어떻게 내 마음을 그렇게 잘 아니? 그냥 넘길 일을 잘 기억하고 있다.
"형희야! 너 어떻게 그걸 기억하고 있어?"
"감동 먹었어." 그 친구는 말을 한다. 친구한테 밥을 사주거나 나의 생일을 기억해 주거나, 내가 좋아하는 거 싫어하는 걸 기억해 줄 때 고마워라고 말해준다.
세상에는 더 다정한 사람과 덜 그런 사람들이 당연히 있다. 다정함을 표현해 주는 친구가 더 좋기도 하다. 새벽에 밖으로 나가려고 할 때 "부지런하네요" 하면 그 소리에 기분이 좋아진다. 말 한마디에 힘을 얻어서 달리기에 몰입한다. 묵묵히 한 행동도 누가 알아주면 좋으니까. 말하지 않는 내 배려를 눈치채 주는 일은 그렇게 나한테 이만큼 관심의 표현이라고 생각이 든다. 그리고 살짝 애정도 곁들여 있다.
묵뚝뚝한 나도 좀 씩 변화하려고 한다. 다른 사람들을 만나면 말을 먼저 꺼내고 세심하게 관찰을 하려고 한다. 내가 어떤 것을 좋아하고 어떤 습관이 있고, 지금 나에게 어떤 게 필요한지 관찰한다. 소중한 사람에게 조용한 배려를 해보시는 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