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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돌아온 오리 Jul 28. 2024

학원 상담직 면접, 하루 3시간 체험

학원 업무는 내가 나름 익숙하고 좋아하는 곳이다. 그래서 면접이 반가웠다


"여보세요?"


"선생님."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걸려 왔다. 그런데 나보고 선생님이란다. 작가님 맞냐는 전화는 받아 봤지만, 나를 선생님이라고 부를 사람이 가 있을까 싶었다.


"OOO 학원이에요. 혹시 내일 면접 보러 오실 수 있나 싶어서요."


아! 알바몬에서 보고 동네 학원가에 있는 학원에 직접 가서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를 제출하고 왔었다. 그런데 그 학원에서 면접 요청으로 전화를 걸어 주신 거다. 너무 반가웠다. 아이들도 좋아하는 편이고 작가일 외에 유일하게 몇 년 일 해본 곳이 학원이었다. 낯설지 않아서 학원 업무라면 편하고 즐겁게 출근하고 싶은 곳이다.


"네, 당연히 됩니다."











면접 시간 10분 전에 도착했다. 학원 안으로 조심히 들어 갔는데 따로 사무실 공간은 없는 듯 했다. 면접관인 원장님은 10분 정도 늦는다고 전화가 왔다고 하기에 기다렸다.


원장님은 굉장히 적극적으로 열정적이고 자존감과 자부심이 놓은 분 같았다. 서비스 마인드에 대해서도 자신의 철학이 확실하시고 철저한 마인드와 전문적 소양도 갖고 계신 분이었다.

면접은 조금 부산스럽긴 했다. 따로 조용한 사무실 공간이나 휴계실 공간에서 면접을 보는 게 아니었기에 좀 산만했다. 그런 면접은 여태 살면서 처음이긴 했지만 그렇다고 그렇게 나쁘진 않았다.


다음 날, 오후 2시가 넘어 그 학원으로 다시 갔다. 면접을 다 보고 나서 바로 일 체험을 해 보고 가겠냐 하셨는데 옷차림도 불편했고, 깁스를 한 아들이 집에 혼자 있어 당장 바로는 좀 곤란하다고 말씀 드리고 집에 왔었다. 그러면 바로 다음 날, 학원에 와서 3시간만 해 보라고 해서 체험 출근으로 간 거였다.


들어 가자마자 선생님들께 먼저 인사를 했다. 그리고 뭐 도와 드릴 거 있냐고 물었지만 별 거 할 게 없다며 뭘 해야 하는지 가르처 주는 사람이 하나도 없었다.

면접 보고 일 체험을 왔는데 일 체험 지도를 해 주는 담당자도 없었다. 일 체험해 보러 오라고 한 원장은 전화도 안 받았다.

나는 눈치껏 해야 하나 싶어서 아이들이 오는 대로 먼저 아이들에게 인사를 해 보고, 아이들 옷 갈아 입느  것도 도와 주고, 스쿨 케어 선생님들께 궁금함을 간간이 물어 보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몇 차례 또 강사 선생님들께 "뭘 도와 드리면 될까요? 뭐 도와 드릴 거 없을까요?"라고 물었다.

하지만 다들 특별히 하실 게 없다고만 해서 너무 뻘쭘했다.

도대체 일 체험을 왜 하러 오라고 부른거지 싶은 생각까지 들었다.

그러다 2시간이 다 돼 갈 때 쯤에서야 알았다. 나 말고 일 체험 하러 오신 분이 한 분 더 있다는 걸 말이다. 그 분은 나보다 1시간 전에 오셔서 상담직 일을 하고 있는 전임 상담 선생님과 나름 붙어서 얘기를 듣고 있었던 듯 하다.

순간 뻘쭘한 걸 떠나 좀 기분이 나쁘긴 했다. 사람 둘을 불러 놓고 한 명은 상담 선생님이 그래도 옆에 두고 일 체험을 하고 있고, 나는 담당자도 없이 그저 뻘쭘하게 혼자 물과 기름처럼 멤돌기만 하는 기분이었으니 말이다.


일 체험 시간이 끝나는 한 시간 전에야 강사 선생님 한 분이 잠시 밖으로 나가 통화를 하고 오셨다. 그러더니 전임 상담 선생님께 나도 같이 상담일 하는 거 보게 해야 할 거 같다고 언질해 주셨다. 그제야 나는 전임 상담 선생님 옆에서 상담실에서 쓰는 관리 프로그램을 볼 수 있었다. 결혼 전에 다니던 학원에서 쓰던 프로그램과 많이 비슷했다. 속으로 금새 메뉴얼은 익숙해지겠네 싶었다.

다른 상담 업무에 대한 얘기도 그제서야 설명을 듣고, 중간 중간 내가 궁금한 것들을 물었다. 그렇게 3시간 가까이 일 체험을 마치고 나는 집으로 돌아 왔다.








면접을 보고, 학원 일 체험보래서 갔는데 담당자 하나 없이 뻘쭘하게 있다가 온 적은 처음인 거 같다. 그러고 나서 집에 왔는데 원장은 전화 한 통이 없었다. 아닌가 보다 싶으면서도 기분이 좀 나빴던 건 어쩔수 없는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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