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피부가 짜장면 같았으면...

더더욱 윤기 나는 짜장면이 내 배 속으로 소화 되어 가고 있었어

by OH 작가



퍽, 퍽, 두 손으로 내려쳐지는

새하얀 밀가루 덩이가 길게

길게 늘어지는 걸

쳐다 봤어


"어제도 모자랐는데

오늘도 모자라, 내일도

모자라겠지."


한 손으로 허리를 두드리고

다른 한 손으로 무릎을 짚으며

일어나는 나이 칠십의 엄마

이마에 굵은 주름들이,

나이 칠십의 엄마 두 손에

메마르고 건조해 보이는

굵은 주름이 자글자글,

한숨을 내뱉는 엄마의

숨소리에 뻑뻑하고 거친

내 인생을 면치기 소리로

퍽, 퍽 들려주는 듯한

새하얀 밀가루 덩이들이

길게 늘어지는 걸 쳐다 봤어


이십 분 있다가 나온 하얗고

움푹한 플라스틱 그릇에 담긴

길게 늘어진 채 익어버린 하얀

면, 그 위에 가득 뿌려진 까만

짜장면, 나는 잠시 까맣게 윤기

나는 짜장면을 내려다 보다가

젓가락을 들고

그 짜장면을 비비고 비벼

윤기 나는 짜장면 소스에

범벅된 면을 들어 올려

입안으로 넣어, 윤기 나는

짜장면 소스를 면과 함께

입 안으로 퍼 넣으며

나는 생각했어,

나이 칠십의 엄마 얼굴에

나의 칠십의 엄마 두 손등에

짜장면 소스처럼

윤기가 났으면 좋겠다고,

반질반질 기름기 도는

엄마의 피부였음 좋겠다고!


젓가락으로 짜장면을 입

안으로 퍼 넣을 때마다,

나이 사십부터 나를 홀로 키운,

이제는 나의 칠십의 건조하고

거친 주름들을 몸에 가득 남긴

엄마의 피부가 생각나

나의 눈에서 떨어지는 눈물이

짜장면 소스 위로 떨어져

더더욱 윤기 나는 짜장면이

내 배 속으로 소화 되어

가고 있었어.






(아는 지인의 작은 바램을 듣고 짜장면 소스의 기름진 그 윤기가 생각나 써 본 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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