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결, 그 자리. 내가 다 만들고 싶은데. 네가 만들어 주는게 아니라
-- 31화 --------
S# 1. 학교 건물.
학교 건물 전경.
S# 2. 학교 옥상.
기륜이 난간 앞에 서서 담배를 피며 학교 운동장을 내려다보고 있다. 운동장에는 하교하고 학교를 빠져나가는 학생들의 모습으로 북적인다.
옥상 출입문이 열렸다 닫히는 소리가 들린다. 기륜은 돌아본다.
대균이 서 있다. 그 뒤에 부성이 자신의 가방과 대균의 가방을 앞뒤로 하나씩 메고 서 있다.
기륜은 담배를 바닥에 던지고 비벼 끈다. 고개를 끄덕이며,
기륜 : 약속은 잘 지키네.
대균은 기륜에게 다가가 마주 선다. 부성은 조금 멀찍이 떨어져서 긴장한 얼굴로 둘을 쳐다본다.
대균 : 하나만 묻자. 너는, 나랑 왜 그렇게 싸우고 싶은데?
기륜 : 재수 없어서. 멋있는 척, 약한 애들 보호해 주는 정의의 사도라도 되는 척, 그 잘난 척이 싫더라고.
대균, 아무 표정이 없다. 그냥 표정 없고 냉한 얼굴로 기륜을 쳐다본다. 둘은 잠시 마주 서서 쳐다보고만 있다. 기륜은 대균을 꼭 이기겠다는 듯 쏘아본다. 기륜은 주먹을꽉 쥔다.
옥상 출입문이 열리며 남학생 3명 정도가 옥상으로 들어온다. 장난을 치며 들어와 기륜과 대균을 보더니 멈칫하며 뻘쭘해한다.
눈치를 살피는데 분위기가 싸늘하다. 남학생 3명은 서로 눈짓을 주고받으며 옥상 출입문을 열고 다시 나간다.
기륜은 대균이 살짝 시선이 다른 곳에 가 있다 싶어 첫 주먹을 재빨리 날리지만 대균은 어렵지 않게, 가볍게 피한다.
둘의 싸움이 시작된다. 기륜은 기를 쓰고 거세게 몰아붙이지만 대균, 어쩌다가 한 방씩 정확하게 날리고, 웬만하면 싸우기 싫은지 되도록 피하기만 한다.
-- 32화 --------
S# 1. 학교 앞.
유빈의 차가 정차해 있고, 뒤 차창이 열려 있다. 열려 있는 차창 안으로 유빈의 얼굴이 보이고, 등을 대고 앉아서 두 시선만 학교 입구를 주시하고 있다.
하교하는 학생들이 다 빠져나올 때까지 기다려도 대균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유빈이 차에서 내린다. 차에 기대서서 핸드폰을 꺼내 대균에게 전화를 건다.
S# 2. 학교 옥상.
기륜과 대균이 싸움이 계속되고 있다. 기륜이 지쳐 가는 거 같다. 얼굴엔 멍 자국들과 상처 자국들이 있다.
대균은 별로 지쳐 보이지는 않는다. 상처도 거의 없다.
부성은 아직도 긴장한 얼굴로 앞뒤로 맨 가방을 꽉 쥐고 지켜보며 서 있다. 부성의 앞쪽에 매여 있는 대균의 가방 옆쪽 보조 주머니에 꽂혀 있는 핸드폰 모니터에서 불빛이 깜빡거린다.
S# 3. 학교 앞.
차에 기대서서 팔짱을 끼고 대균에게 전화를 걸고 있는 유빈, 신호음만 길게 울리다가 음성으로 넘어간다.
유빈이 학교 안 건물을 쳐다보며 다시 대균에게 전화를 걸려는데, 유빈 차 뒤로 공국의 차가 정차하며 클락션을 울린다. 유빈이 돌아본다.
차에서 공국이 내려서 유빈에게 걸어 오며 거들먹거리며 허리 숙여 인사를 해 보인다.
공국 : 아가씨께서 여긴 어쩐 일이십니까?
유빈, 고개를 살짝 돌리며 미간을 찡그린다. 대답하지 않고 무시한다. 부딪히고 싶지 않은 사람과 부딪힌 표정이다.
공국 : (속엣말) 그래, 네가 회장님 딸이니 그 어린 나이에 그리 싸가지없이 굴 수 있지.
공국, 유빈이 일부러 무시하는 걸 알면서도 모른척한다. 그래도 기분은 좋지 않은지 표정이 순간 일그러졌다가 금세 웃는다.
공국 : 그럼 저는, (다시 허리 숙여 인사하고 일부러 들으란 듯) 기륜이가 오늘 강대균이란 놈이랑 한판 뜬대서 보러 온 거라.
공국, 학교 안으로 걸어 들어간다.
유빈 : 잠깐. 누구라고?
공국, 그럴 줄 알았다는 듯 씨익 웃으며 돌아서서 유빈을 쳐다본다.
S# 4. 학교 옥상.
기륜이 온 힘을 다해 대균을 향해 주먹을 뻗는데 대균이 가볍게 피한다. 기륜은 바닥으로 휘청거리며 누워버린다. 누우니까 하늘이 보인다.
대균도 조금 지쳐 가는 표정이다. 대균은 두 팔로 바닥을 짚고, 두 발을 뻗고 앉아 하늘을 쳐다본다.
옥상 출입문이 열리고 공국와 유빈이 들어온다.
공국 : 벌써 끝났나?
공국은 못내 아쉬운 표정이다. 기륜과 대균은 공국과 유빈을 본다. 기륜은 유빈을 보자 놀란 얼굴로 벌떡 일어나는데 약간 휘청인다.
유빈이 기륜에게 다가와 거세게 따귀를 때린다.
-- 33화 --------
S# 1. 학교 옥상.
화가 난 표정의 유빈과 마주 서 있는, 맞은 뺨을 한 손으로 어루만지며 벙한 표정으로 유빈을 쳐다보고 서 있는 기륜.
기륜 : 저, 그게 아니라.
대균, 유빈과 기륜을 올려다보며 그대로 두 다리를 뻗고 앉아 있는데 유빈을 쳐다보는 기륜의 두 눈빛에 애정이 서려 있음을 눈치챈다.
대균은 이제야 조금 알겠다는 듯한 표정으로 ‘하’, 하더니 다시 하늘을 올려다본다.
유빈은 기륜을 똑바로 쏘아 보며 서 있다. 공국은 그런 유빈과 기륜, 대균을 차례로 쳐다보며 참 재맜어진다는 표정이다.
대균은 벌떡 일어난다.
대균 : 이제 끝난 거지? 난 간다. (부성을 돌아보며) 가자.
부성, 재빠르게 대균 앞으로 가 옥상 출입문을 연다. 대균, 부성과 나가다 기륜을 돌아본다.
대균 : 네 말대로 약속 지켰다. 이제 끝난 거니까 너도 깔끔하게 약속 지켜.
대균은 부성과 나가고 옥상 문을 닫는다. 수빈은 기륜을 쏘아보더니 빠른 걸음으로 대균을 쫓아가듯 옥상 출입문을 열고 나간다. 수빈이 계단을 빠르게 걸어 내려가는 구두 소리가 들린다.
기륜, 멍한 얼굴로 서 있다.
S# 2. 인서트.
기륜의 따귀를 거세게 때리며 노려보는 유빈의 표정.
S# 3 학교 옥상.
기륜, 왜 하필이면 싶은 얼굴이다. 손으로 머리카락을 쥐어뜯는다.
공국, 기륜을 쳐다보며 혼자 조용히 혀를 쯧쯧.
공국, 옥상 난간 앞에 서서 운동장을 걸어나가는 대균과 부상 그리고 그 뒤를 따라 걷는 유빈을 내려다본다.
공국 : 아깝네. 저 새끼 저거.
유빈이 대균과 부상 앞으로 앞서가더니 차 문을 열고 대균을 기다리고 있다.
공국은 유빈과 대균이 하는 양을 유심히 지켜본다. 유빈과 대균이 차에 타고 있다.
부성이 서성거리다 조수석에 타는 게 보인다.
기륜, 운동장을 내려다보며 서 있는 공국의 뒷모습을 쳐다보며 왠지 느낌이 좋지 않다.
S# 4. 도로 위.
차들 틈으로 부드럽게 달리고 있는 유빈의 차.
S# 5. 유빈의 차 안.
뒷자석에 나란히 앉아 있는 유빈과 대균.
조수석에 앉아 가방을 끌어안고 룸미러로 뒷자석의 유빈과 대균을 힐끔힐끔하는 부성.
-- 34화 --------
S# 1. 아파트 단지.
아파트 동 앞, 유빈의 차가 다가와 정차하고 조수석에서 부성이 내린다. 부성이 내리자마자 바로 출발해 아파트 단지를 빠져나가는 유빈의 차.
부성은 아파트 단지를 빠져나가는 유빈의 차를 쳐다본다.
S# 2. 유빈의 차 안.
유빈과 뒷자석에 나란히 앉아 창밖을 쳐다보는 대균의 얼굴.
S# 3. 인서트.
33화에서 한 손으로 맞은 뺨을 어루만지며 유빈을 쳐다보는 기륜의 두 눈빛.
S# 4. 유빈의 차 안.
대균은 뭔가 생각에 잠긴 듯하다.
유빈도 말없이 창밖을 쳐다보고 있다. 생각에 잠겨 있다.
S# 5. 인서트
33화에서 씨익 웃으며 돌아서서 유빈을 쳐다보는 공국의 얼굴.
S# 6. 유빈의 차 안.
신경 쓰이는 표정의 유빈.
S# 7. 병원 입구.
병원 입구 앞에 정차하는 유빈의 차, 대균이 내린다. 유빈도 따라 내린다.
대균 : 오늘도 고맙다. 갈게.
대균이 병원 안으로 들어가려고 뒤돌아서는데 유빈이 차 앞에 서서 대균의 팔을 붙잡는다. 대균이 돌아선다.
유빈 : 혹시 블랙 연합 때문에 불편한 거야?
대균 : 아닐걸. (유빈을 지그시 쳐다보는데)
S# 8. 인서트.
33화에서 한 손으로 맞은 뺨을 어루만지며 유빈을 쳐다보는 기륜의 두 눈빛.
S# 9. 병원 입구.
유빈을 지그시 쳐다보던 대균,
대균 : 걔랑 잘 알아?
유빈 : 누구?
대균 : 네가 따귀 때린 애.
유빈 : (대수롭지 않다는 듯) 아, 김기륜?
대균 : 걔 이름이 기륜?
유빈 : 같은 학교, 같은 반인데 이름도 몰랐어? 하긴, 그런 깡패 신경 쓰지 마. 너랑 어울리지 않는 애야.
대균 : 나랑 어울리지 않는 애?
유빈은 고개를 끄덕인다.
대균 : 나는 어떤 애고, 걔는 어떤 앤데?
유빈은 그 질문은 뭐냐는 듯 피식 웃는다. 가만히 ‘흠’ 하며 대균을 아래위로 훑어 보고, 대균의 얼굴을 쳐다보더니,
유빈 : 넌 깡패가 아니니까. 기륜이가 쓰는 주먹과 네가 쓰는 주먹은 질이 틀리잖아. 너는 공부도 잘하고, 운동도 잘하고, 가진 건 없어도 엄마를 사랑할 줄 알잖아. 너는 미래가 있지만 걘 미래가 없어. 걘 결국 밑바닥에서 그냥 그렇게 주먹만 굴리다 말걸. 딱 거기까지, 하지만 넌 아니거든.
대균, 유빈을 지그시 쳐다보다 작은 한숨을 쉬고는 돌아선다.
대균 : 간다.
대균은 병원 건물 안으로 들어간다. 유빈은 그런 대균을 가만히 쳐다보다 차에 탄다. 병원 안을 빠져나가는 유빈의 차.
-- 35화 --------
S# 1. VIP 병실 안.
대균이 들어 온다. 가방을 내려놓으며 탁자 위에 놓인 과일 바구니를 본다. 다가가 살펴보는데 누가 놓고 간 건지 카드 한 장이 없다.
대균은 병실 안을 나간다.
S# 2. VIP 병실 카운터.
대균은 카운터로 다가온다.
대균 : 오늘 저희 어머니 병실에 왔다간 사람 있나요?
간호사 : 잠시만요.
대균, 조용히 기다리는데
간호사 : 공국이란 분이 다녀가셨어요.
대균 : 공국이요?
간호사 : 네. 병실 예약해 주신 유빈 아가씨와 아는 분이라고 해서, 과일 바구니만 내려놓고 나오겠다고 하도 부탁하셔서 잠깐만 들여보내 드렸어요. 죄송해요. 다음부터는 출입 안 된다고 말씀드렸어요.
대균 : 네.
대균, 돌아선다.
S# 3. VIP 병실 안.
병실 안으로 들어 온 대균, 유빈에게 톡을 보낸다.
대균 : ‘공국이란 사람 알아?’
대균은 핸드폰을 탁자 위에 내려놓으며 과일 바구니를 다시 한번 쳐다본다.
갈아입을 옷과 수건을 챙겨 화장실로 들어간다. 물소리가 들린다.
탁자에 놓인 대균의 핸드폰 모니터가 톡 알림으로 진동이 울린다.
잠시 후, 옷을 갈아입고 젖은 머리카락을 수건으로 비비며 나온다. 탁자로 가 핸드폰을 집어 든다. 유빈에게 톡이 와 있다.
유빈 : ‘오늘 옥상에 나랑 같이 올라갔던 그 깡패. 블랙 연합 사장. 신경 쓰지 마. 내가 알아서 할게.’
대균은 유빈의 톡을 보며 소파에 앉는다.
S# 4. 학교 옥상 (회상)
옥상 출입문이 열리고 공국와 유빈이 들어온다.
공국 : 벌써 끝났나?
공국은 못내 아쉬운 표정이다.
S# 5. VIP 병실 안.
대균은 핸드폰을 내려놓고 생각에 잠시 생각에 잠긴다.
부성 : (E) 네가 존나 (주먹질하는 흉내) 자존심 처박았던 그 김기륜, 이 지역에서 유명한 블랙 연합 깡패단 고등부 짱.
그러고 보니 부성의 말이 생각난다. 왠지 느낌이 썩 좋지는 않다.
대균, 탁자 위의 과일 바구니를 가만히 쳐다본다.
대균 : 여긴 왜?
VIP 병실 안 전경, 고요한 병실 안.
과일 바구니를 가만히 쳐다보며 앉아 있는 대균의 모습.
창밖의 내려 있는 어둠.
S# 6. 길가.
병원 전경이 보이는, 병원 입구 건너편 길가.
기륜의 오토바이가 다가와 잠시 정차, 헬멧의 쉴드를 위로 올린다. 병원을 쳐다보는 기륜의 눈빛.
-- 36화 --------
S# 1. 길가.
병원 전경이 보이는, 병원 입구 건너편 길가.
기륜의 오토바이가 다가와 잠시 정차, 헬멧의 쉴드를 위로 올린다. 병원을 쳐다보는 기륜의 눈빛.
S# 2. 학교 옥상 (회상)
공국이 기륜의 뺨을 한 손으로 탁탁 때린다.
공국 : 그래도 네가 블랙 연합 고등부 짱이란 놈인데, 이렇게 끝낸다고? 그러면 내가 뭘 믿고 너를 그 자리에 계속 박아 놓겠어? 차라리 그 새끼를 데려다 앉히지.
S# 3. 길가.
병원을 올려다보는 기륜의 눈빛.
S# 4. 인서트.
기륜의 뺨을 때리는 유빈의 얼굴.
S# 5. 길가.
병원을 올려다보는 기륜의 눈빛.
두 손으로 오토바이의 손잡이를 만지작거리며 헬멧의 쉴드를 내리는 기륜.
기륜의 오토바이가 사라져간다.
S# 6. 도로 위.
밤이다. 차들이 한가하게 다니는 도로 위.
오토바이를 몰고 질주하는 기륜의 모습.
S# 7. 병원 입구.
아침이다.
공국의 차가 깜박이를 켜 놓고 잠시 정차 중이다.
잠시 후, 대균이 책가방을 메고 병원 입구에서 나온다.
공국은 클락션을 울리며 조수석 차창을 연다. 대균이 멈칫하고 쳐다본다.
운전석에 앉아 대균을 쳐다보는 공국과 눈이 마주친 대균.
-- 37화 --------
S# 1. 병원 입구.
깜빡이를 켜 놓고 정차해 있는 공국의 차, 조수석 차창을 열고 대균을 쳐다보고 있는 공국.
공국 : 차를 빨리 빼줘야 할 거 같은데, 좀 타지. 그쪽이 들어야 할 얘기도 있어서.
대균은 공국을 잠시 쳐다보며 고민하는가 싶더니 공국의 차에 올라탄다.
대균이 차에 오르자, 병원 밖으로 빠져나가는 공국의 차.
S# 2. 공국의 차 안.
차 앞만 쳐다보고 있는 아무 표정 없는 대균, 힐끔힐끔 대균을 곁눈질하며 운전하고 있는 공국.
룸미러에 달려있는 십자가 목걸이가 흔들리고 있다. 대균은 왠지 그 십자가가 이 차와 안 어울린다 싶어 고개를 갸웃거린다.
공국 : 아버님은 별로 안 닮았네. 아버님은 별로 잘 생기지 않으셨던데.
대균은 공국을 불편한 표정으로 쳐다본다.
공국 : 얼마 전에 내가 한 번 찾아뵙거든, 역시 돈을 너무 좋아하시더라고.
대균이 표정이 굳는다.
대균 : 저한테 관심 있으세요?
공국 : 많지. 유빈이 아가씨면 아니면 내가 영입하고 싶은데.
공국은 썩소를 짓는다. 어느새 공국의 차가 학교 앞에 정차했다. 등교하는 학생들이 학교 안으로 북적북적 들어가고 있다. 그 학생들 틈으로 기륜과 저만치에 부성도 보인다.
기륜은 공국의 차를 알아 보고 걸음을 멈춘다.
대균은 공국은 애써 억누르고 있는 화가 난 표정으로 쳐다보고는 문을 열고 내린다.
S# 3. 학교 앞.
차 문을 닫지 않고 손으로 잡고 허리를 숙여 차 안을 쳐다본다.
부성이 학교 입구로 들어가려다 공국의 차 앞에 허리 숙이고 고개를 들이밀 듯 서 있는 대균을 보고 걸음을 멈춘다.
대균 : (차분하고 단호한 목소리로) 경고드려요. 가족 옆에는 절대 가지 마세요. 병원에도 찾아오지 마세요. 할 얘기 있으면, 담판 지을 일 있으면, 저랑 이렇게 다이렉트로 하세요.
대균을 차 문을 세게 닫는다. 대균, 화가 난다. 공국의 차가 학교 앞에서 멀어져 간다. 기륜은 운전석에 앉아 느낌이 좋지 않은 비열한 미소를 지으며 차를 몰고 지나가는 공국의 얼굴을 본다.
대균은 학교 입구를 쳐다보며 잠시 뭔가 생각하는가 싶더니 학교 입구 반대편으로 뛰어간다.
부성 : 어? (큰소리로) 대균아 어디가?
부성은 걱정되는 얼굴로 학교 입구와 뛰어가고 있는 대균을 번갈아 쳐다본다.
기륜이 부성 옆을 지나 대균을 따라 뛰어 가는 게 보인다. 부성은 망설이다가 ‘에라, 모르겠다’는 얼굴과 대균과 기륜을 쫓아 뛰어간다.
S# 4. 길가.
빠르게, 사단낼 듯한 표정으로 뛰어가고 있는 대균, 저만치 뒤에서 대균의 뒤를 따라 뛰고 있는 기륜과 그 뒤에서 뛰어오고 있는 부성.
S# 5. 골목.
정말이 사는 반지하가 있는 주택 앞 골목, 대균이 뛰어와 잠시 숨을 고른다.
-- 38화 --------
S# 1. 골목.
대균이 뛰어와 잠시 숨을 고르고 서 있는데, 정말이 휘파람을 불며 나오고 있다.
정말을 쳐다보는 대균의 두 눈, 두 손에 주먹을 힘껏 쥐고 있다. 더는 못 참겠다는 표정으로 정말을 쏘아보고 있다.
정말이 나오며 대균을 본다. 반갑게 인사할 듯 손을 들으려 하다가 뭔가 생각나 불편한지 애써 대균의 시선을 피하려 한다.
대균의 뒤로 쫓아 뛰어온 기륜과 부성이 서서 숨을 고르며 대균과 정말을 쳐다본다.
정말 : 엄마는 좀 괜찮냐? 다신 (자신의 반지한 방을 가리키며) 여긴 안 들어올 거 같더니 웬일이냐?
대균, 주먹을 꽉 쥐고 정말을 쏘아보고 있다가 재빠르게 다가가 대균의 멱살을 쥐고 벽으로 밀어붙인다.
대균 : 날 빌미로 돈 받았어요?
정말, 켁켁거린다. 대균이 잡은 멱살을 뿌리치려 발버둥 쳐보는데 대균의 손힘이 너무 쎄다.
정말 : 이거부터 놓고, 나 네 아버지다. 어?
대균 : 그 깡패 새끼한테 돈 받았냐고요?
대균의 목소리가 거칠고 위협적이다.
정말 : 내가 달라고 한 거 아니다. 그 새끼가 그냥 너 땜에 주는 거라고, 걱정 말고 받아 두라고 해서.
대균, 화가 치밀어 오른다. 정말 죽이고 싶은 눈빛이다. 정말, 대균을 쳐다보지 않는다. 대균은 주먹을 꽉 쥔 다른 한 손으로 정말을 얼굴을 정면으로 칠 듯 쳐들고 정말을 죽일 듯이 노려보다가 정말의 얼굴 옆 주먹을 거세게 친다.
정말, 두 눈을 감아 버린다.
대균 : (작지만 분명하고 차가운 목소리) 그 돈 어딨어요?
정말 : (목소리가 은근 떨린다) 다, 다 썼지. 쓰라고 준 돈인데.
대균, 정말이 인간 같지 않다. 정말이 꼭 껴안고 있는 클러치 백을 노려본다. 좀 두툼해 보인다. 대균은 정말이 껴안고 있는 클러치 백을 빠르고 거칠게 빼앗아 든다.
가방 지퍼를 열어 바닥에 쏟는다.
정말 : 야, 그래도 내가 네 아버지야. 뭐 하는 짓이야?
클러치 백에서 나온 자잘한 물품 중, 5만 원짜리 돈 다 발 두 묶음이 있다. 정말이 허겁지겁 집어 들려고 손을 돈 묶음에 갖다 대자 대균은 정말의 손을 밟아 누른다.
정말이 아프다는 듯 신음소리를 크게 낸다.
대균은 5만 원짜리 돈 묶음 2개를 집어 들어 주머니에 챙긴다. 대균은 반지하 방 쪽을 노려보다가 걸어 들어간다. 정말은 손이 너무 아프다는 듯 바닥에 주저앉는다.
기륜과 부성도 가만히 쳐다보고 서 있다가 대균을 따라 반지하 방 쪽으로 뒤따라 들어간다.
정말 : 저, 저 새끼가.
S# 2. 반지하 방 안.
대균이 거칠게 문을 열고 들어와 주방부터 방 안까지 거칠고 빠르게 샅샅이 뒤진다.
배게가 묵직하다. 대균은 배게의 자크부분을 열려다 찢어 버린다. 배게 안에서 바닥으로 떨어지는 5만 원짜리 돈 묶음 4개, 대균은 돈 묶음을 애써 화를 참는 얼굴로 내려다본다.
반지하 방, 활짝 열린 입구 앞에 서서 차마 들어오지 못하고 대균을 쳐다보고 서 있는 기륜과 부성.
대균은 무릎을 구부리고 주머니에 채역 넣었던 돈 묶음과 바닥에 떨어져 있는 돈 묶음을 가방 안에 집어넣고 자크를 단단히 잠근다.
대균, 일어서며 반지한 방 안을 쳐다보고 서 있다 냉차게 돌아선다. 나가려는데 입구에 서 있는 기륜과 부성을 본다.
부성 : (당황) 아니, 우리는 그냥 네가 걱정돼서 따라왔는데, 그게.
기륜과 시선이 마주친 대균의 슬퍼 보이면서도 증오에 찬 두 눈빛.
-- 39화 --------
S# 1. 길가.
아무 말 없이 걸어가고 있는 대균, 그 뒤에서 일부러 거리를 두며 뒤따라 걷고 있는 기륜과 부성. 부성은 대균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걱정하는 표정이다.
기륜, 대균의 걸어가는 뒷모습을 물끄러미 쳐다본다.
S# 2. 인서트.
대균의 슬퍼 보이면서도 증오에 찬 두 눈빛.
S# 3. 길가.
기륜, 대균의 걸어가는 뒷모습을 물끄러미 쳐다본다.
S# 4. 학교 입구.
학교로 걸어 들어가는 대균, 어느새 부성은 대균 옆에 와 나란히 걷고 있다.
뒤따라 걸어 들어가는 기륜.
2교시 시작을 알리는 종이 울리고 있다. 교실 창문으로 들여다보이는, 학생들이 재빠르게 자신의 자리로 돌아가 앉은 풍경들이 들여다보인다.
S# 5. 교실 안.
자리에 앉아 책상에 있는 교과서를 안 보고 샤프를 손가락으로 돌리며 창밖을 쳐다 보고 있는 대균, 그런 대균을 걱정되는 눈빛으로 힐끔힐끔 하는 부성.
부성 : 수업에 집중도 안 되나 보네.
손에 삼색 볼펜을 들고 있는 기륜.
기륜도 교과서에 ‘공국, ’하유빈‘, ’강대균‘을 써 놓고 수업을 듣는 둥 마는 둥 하며 대균을 힐끔힐끔 거린다.
기륜은 공국의 이름 위에 빨간색으로 칼을 그린다. 하유빈이 이름 위에는 반으로 깨진 하트를 그린다. 대균의 이름 위에는 왕관 모양을 그린다.
기륜 : (혼잣말) 못 가질 바에야 너를 이용해 내가 네 왕관을 좀 빌리는 게 낫겠다.
기륜은 피식 웃는다. 대균을 곁눈질로 쳐다보며,
기륜 : (혼잣말) 네가 싫은데, 네가 좋다.
대균을 쳐다보는 기륜의 시선, 창밖을 바라보고 있는 대균의 얼굴.
S# 6. 학교 입구.
수업 끝나는 종이 울리고, 잠시 후 하교하는 학생들이 학교 입구로 빠져나가기 시작한다. 대균과 부성도 나란히 걸어 나오고, 뒤에 기륜이 걸어 나오고 있다.
대균은 걷다가 멈춰서서 뒤를 돌아본다. 기륜을 쳐다본다. 기륜도 걷다가 앞에 멈춰선다.
대균 : 어딨어?
기륜, ’누구?‘라는 표정으로 대균을 쳐다본다.
대균 : 그 깡패, 공국이란 사람.
기륜, ’아!‘ 하는 표정이다. 달라는 듯, 한 손을 대균 쪽으로 내밀어 달라 손짓한다.
기륜 : 내가 돌려줄게, 그 돈. 네가 자꾸 엮여 봤자 귀찮고 골치 아픈 일만 생길 거야.
대균, 차갑고 무표정한 얼굴로 기륜을 빤히 쳐다본다. 기륜도 잠시 쳐다보고 서 있다,
기륜 : 갑자기 블랙 연합이라도 들어오고 싶어진 거야?
대균, 어이없다는 듯 책가방 지퍼를 열고 돈 묶음을 꺼내려는데
기륜 : 여기서 꺼내게?
대균, 돈 묶음을 꺼내려던 손을 멈추고 기륜을 쳐다보는데
기륜, 손으로 주변을 둘러보라는 듯 휘 손짓한다. 대균, 그러고 보니 하교 시간이다. 학교 입구를 빠져나가고 있는 친구들을 둘러 보고 알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고 자기 책가방을 챙겨 맨다.
대균 : 그럼 어디서?
기륜 : 따라와.
기륜이 앞장서 걷는다. 대균과 부성은 기륜을 따라간다.
-- 40화 --------
S# 1. 주차장 안.
학교 주변에 있는 공영 주차장 안.
차들 틈, 구석 자리에 세워져 있는 기륜의 오토바이.
기륜이 다가와 오토바이 뒤에 달려있는 트렁크를 연다. 손짓으로 트렁크 안을 가리키며, 대균이 부성이 서 있는 옆을 본다.
기륜 : 여기다 넣어.
대균은 책가방 안에 챙겨 온 돈 묶음을 기륜의 오토바이 트렁크에 담는다. 기륜은 트렁크 문을 닫고 잠그고는 ’됐지?‘하는 표정으로 트렁크를 손으로 토닥토닥 쳐 보인다.
대균 : 꼭 돌려줘라. 빼돌리지 말고.
기륜 : 걱정마. 나 이 돈에는 관심 없어.
대균과 부성은 돌아서 가 버린다. 기륜은 오토바이 트렁크를 손으로 어루만지고 내려다보며 씩 웃는다.
기륜, 오토바이를 몰고 주차장을 나간다.
S# 2. 도로 위.
차들 틈으로 오토바이를 타고 달리는 기륜의 모습.
S# 3. 사립학교 운동장.
기륜의 오토바이가 학교 운동장으로 들어간다. 유빈의 차 앞에 오토바이를 세운다. 기륜은 오토바이에 올라탄 채 헬멧의 쉴드를 위로 걷어 올린다. 핸드폰을 꺼내 시간을 확인하더니 기다린다.
잠시 후, 학교 종이 울린다. 울리고 몇 분 있다가 명품 사립학교 교복을 입은 부티 나는 학생들이 학교 건물에서 나오는 게 보인다.
운동장에 주차된 차들의 기사들이 차로 돌아온다. 하유빈의 기사는 차 앞에 오토바이를 새워둔 기륜을 쳐다본다.
기사 : 오토바이 치워요. 우리 아가씨 오시면 난리 날 텐데.
기륜은 오토바이에서 내려 기사에게 고개 숙여 인사를 한다.
기륜 : 아가씨 만나러 온 겁니다. 걱정 마세요.
기사는 기륜의 오토바이를 한참 쳐다보고 서 있다. 하유빈이 어느새 차 앞으로 다가와 있다.
유빈 : 뭐야? 네가 왜 여깄어?
기륜 : 강대균 문제로 꼭 전해야 할 얘긴 거 같아서.
유빈 : 뭐?
기륜은 오토바이 뒤에 트렁크를 손으로 탁탁 쳐 보인다.
기륜 : 사장님, 아니 공국이 강대균을 노리고 있어서.
유빈의 표정이 일그러진다. 기륜을 쳐다보는 눈빛부터가 벌써 싸늘하다.
유빈 : 나는 이래서 깡패들이 싫어. 알아?
기륜, 유빈의 말이 거슬리고 아프지만 애써 아닌 척한다. 그래서 어쩔 거냐는 듯 두 팔을 벌려 보이고, 다시 한 손으로 오토바이 트렁크를 탁탁 쳐 보인다.
기륜 : 그래서 어떻게 할까?
-- 41화 --------
S# 1. 건물 앞.
조금 연식이 있어 보이는 공국의 3층짜리 건물 앞.
유빈의 차와 기륜의 오토바이가 나란히 다가와 정차한다. 뒤로 고급 봉고차 한 대가 정차한다.
헬멧을 벗고 오토바이에서 내리는 기륜은 징이 박힌 가죽 장갑을 낀다.
고급 봉고차에서는 양복을 입은 보디가드 여섯 명 정도가 내린다.
유빈의 차 뒤쪽 차창 문이 열린다. 유빈은 기륜을 쳐다본다.
유빈 : 네가 그 자리 갖고 싶으면 제대로, 확실하게 해.
기륜 : 걱정마.
기륜, 공국의 건물을 결심한 듯 독기 서린 얼굴로 올려다본다. 주머니에서 검은 마스크를 꺼내 챙겨 쓴다.
기륜과 보디가드들이 건물 안으로 들어간다.
S# 2. 사무실 안.
공국이 책상 앞에 앉아 장부를 정리하고 있다. 잠시 후, 밖에서 소란스러운 소리가 들린다. 공국 책상에서 일어난다.
서랍에서 만능 칼을 꺼내 주머니에 챙겨 넣는다. 조심히 바깥의 소리에 귀 기울이며 문 쪽으로 다가가는데, 문이 벌컥 열린다.
경계하는 공국, 기륜이 들어 온다. 기륜은 공국이 먼저 공격하기 전에 징이 달린 가죽 장갑 낀 주먹을 빠르고 거세게 휘두른다.
공국은 옆으로 엎어질 듯하다가 중심을 잡고 주머니에서 만능 칼을 꺼내 들고 맞선다. 아슬아슬, 힘겹고 긴 싸움 끝에 기륜이 이긴다.
공국은 자신이 들었던 칼에 자신이 맞고 쓰러진다.
기륜은 책상 위에 있는 공국의 명패를 집어 들어 벽에다 힘껏 내던진다. 공국의 명패가 바닥에 거세게 부딪치며 깨진다.
바닥에 쓰러진 공국을 서서 내려다보는 기륜, 마스크를 벗는다.
S# 3. 건물 앞.
정차해 있는 유빈의 차와 기륜의 오토바이, 그 뒤로 고급 봉고차.
보디가드들이 내려와 봉고차에 올라탄다.
유빈의 차, 뒷자리 차창이 열린다. 기륜이 내려와 열린 차창으로 보이는 유빈에게 고개 숙여 인사한다.
유빈 : 아빠한텐 내가 잘 얘기할게.
차창이 닫힌다. 유빈이 탄 차가 멀어져간다. 기륜으 그대로 서서 유빈의 차가 멀어져 가는 걸 지켜본다.
-- 42화 --------
S# 1. 골목.
정열의 반지하 방이 있는 골목 앞, 가로등도 저만치 하나밖에 없고 어두운 편이다.
좁은 골목 안이라 주차된 차도 없다.
기륜의 오토바이가 길 한쪽 구석에 조용히 정차해 있다. 헬멧을 꾹 눌러쓰고 오토바이 위에 앉아 있다.
잠시 후, 술에 취해 살짝 비틀거리며 걸어 오고 있는 정열.
오토바이에 시동을 거는 기륜, 빠르게 달려서 정열 바로 옆으로 지나간다. 바닥에 딱딱한 뭔가가 떨어지는 소리가 날카로우면서도 작게 난다.
기륜의 오토바이가 지나가자마자 땅바닥에 쓰러지는 정열, 피를 흘리고 있다.
사람의 흔적이 드문 좁고 어두운 골목에 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는 정열의 모습, 정열의 옆에 떨어져 있는 공국의 만능칼.
S# 2. 도로 위.
밤이 앉은 도로 위, 차들 틈으로 질주하고 있는 기륜의 오토바이.
S# 3. 병원.
병원 건물 전경, 기륜의 오토바이가 병원 주차장으로 들어온다. 차들 틈에 주차한다. 오토바이에서 내려 병원 건물 안으로 들어가는 기륜의 모습이 보인다.
S# 4. VIP 병실 안.
대균은, 연이를 잠시 쳐다보며 연이이 침대 옆에 앉아 있다.
S# 5. 회상.
어린 대균을 향해 활짝 웃어 주는 연이.
연이 : 아들, 지구보다 우주보다도 제일 소중한 엄마의 보물.
연이의 품으로 뛰어 들어가는 대균을 꼭 안아 주는 연이의 따스한 품.
어린 대균 : 나는 세상에서 엄마가 제일 좋아.
연이 : 엄마도~~
연이와 어린 대균의 행복한 웃음 소리.
S# 6. VIP 병실 안.
대균이 두 눈이 촉촉해져 있다.
-- 43화 --------
S# 1. VIP 병실 안.
대균이 연이의 침대를 정돈해 주고 일어서 옆에 있는 보호자용 침대에 가 눕는다. 이불을 뒤집어쓰고 두 눈을 감는데, 노크 소리가 들린다.
대균, 몸을 일으켜 문을 쳐다보고 핸드폰으로 시간을 확인한다.
노크 소리가 한 번 더 들린다. 대균은 문 쪽으로 걸어 문을 살짝 연다. 기륜이 손에 비닐봉지를 들고 서 있다.
기륜이 멋쩍은 듯 비닐봉지를 보라는 듯 살짝 들어 보인다.
기륜 : 오늘은 혼자 있기 싫은데, 갈 곳이 없더라고. 근데 뜬금없게 여길 왔네.
대균, 뜬금없긴 하다. 그렇다고 쫓아내기도 시간이 늦은 거 같다.
대균은 문을 활짝 열고 들어오란 듯 쳐다보고는 소파로 가 앉는다. 기륜은 조용히 문을 꼭 닫고 조심히 들어가 대균과 마주 앉는다.
비닐봉지를 탁자 위에 올려놓고 봉지 안에 든 무알콜 맥주와 마른안주들을 주섬주섬 꺼내 펼쳐 놓는다.
기륜 : 너 술 안 마신다더라. 무 알콜이야.
기륜은 먼저 한 캔 따서 한 모금 마신다. 대균은 그냥 조용히 앉아 있기만 한다.
기륜은 한 캔을 따서 대균 앞에 놓아준다. 대균은 기륜을 힐끔 쳐다보고 캔을 들어 한 모금 마신다.
대균 : 시원하긴 하네.
기륜, 피식 웃는다.
기륜 : 넌 참.
대균 : 내가 뭐?
기륜 : 아니다. 참.
기륜은 안 주머니에서 5만 원짜리 돈 묶음 두 개를 꺼내 대균 앞에 놓는다. 대균 뭐냐는 듯 기륜을 쳐다본다.
기륜 : 공국 이제 신경 안 써도 돼. 내가 해결했고, 내가 블랙 연합 접수했다. 내가 해결해 줬으니까, 돈도 반반 나눈 거다. (연이의 침대를 고갯짓으로 가리키며) 어머님 때문에 돈도 필요하잖아. 너도 생활은 해야 할 거고.
대균, 돈 묶음을 챙겨 옷장 안에 챙겨 넣고 다시 소파에 앉는다. 기륜이 따 준 캔을 들고 쭉 마신다.
대균 : 돈 모아 놓은 거 있어. 어쨌든 고맙다.
기륜을 한 캔을 다 마시고 또 하나를 따, 한 모금 마시며 연이가 누워 있는 침대를 대균 몰래 은밀하게 쳐다본다.
대균 : 그런데, 너 하유빈 좋아하는 거 맞지?
캔을 들고 마시던 기륜은 켁켁거리며 캔을 내려놓는다.
대균, 기륜에게 티슈를 내민다. 기륜, 티슈를 받아 들고 대균을 쳐다본다.
대균 : 그래서 그랬냐? 나한테?
기륜, 티슈로 입술과 튄 음료를 닦는다.
기륜 : 그것 때문만은 아니고.
대균, 마른안주를 집어 먹으며 건성으로 고개를 끄덕인다.
대균 : 하유빈을 좋아하는 건 맞네.
기륜, 대답하지 않는다.
대균 : 나 너무 신경 쓰지마. 난 아직 여자애들 관심 없다. (고갯짓으로 연이가 누워 있는 침대를 가리키며) 고마워서, 그냥 친구 정도는 해 주려고.
기륜, 피식 웃는다.
대균은 일어나 보호자용 침대로 가 눕는다.
대균 : 더 마시려면 마셔라. 난 잔다.
기륜, 고개를 끄덕이며 대균이 누워 보호자 침대를 쳐다보며 캔을 들고 다 비워 버린다.
VIP 병실 안 풍경, 형광등은 켜져 있고 은은하게 켜진 조명등.
조용히 누워 있는 연이의 침대와 보호자용 침대에 누워 자는 대균과 혼자 소파에 앉아 캔을 비우고 마른안주를 집어 먹다가 그대로 소파에 누워 보는 기륜의 모습.
-- 44화 --------
S# 1. VIP 병실 안.
조용한 병실 안, 보호자 침대에 잠들어 있는 대균과 소파에 누워 잠들어 있는 기륜.
병실 창밖, 날이 밝아 오고 있다. 병실 안 벽시계가 오전 6시를 가리키고 있다.
대균의 핸드폰 벨이 울린다. 대균, 뒤척이다 일어나서 전화를 받는다.
기륜도 뒤척이나 잠이 깬다.
대균 : 네.
대균의 표정이 좋지 않다.
대균 : 금방 갈게요. 네.
대균, 벌떡 일어난다. 기륜도 천천히 몸을 일으킨다.
대균은 화장실로 들어가 급하게 세수하고 나온다. 교복으로 옷을 갈아 입는다.
기륜 : 벌써 등교하게?
대균 : 아니. 죽었대서 가봐야 해.
기륜 : (갑자기 무슨 일이냐며, 놀라는 척한다) 죽어? 누가?
기륜, 벌떡 일어나 급하게 책가방을 챙겨 나서는 대균을 따라나선다.
S# 2. 병원
병원 건물에서 나오는 대균과 기륜, 기륜은 재빨리 주차장으로 뛰어간다.
대균은 병원 입구 앞 길가로 걸어간다.
S# 3. 길가.
병원 앞 길가.
대균 택시를 잡으려는데, 기륜의 오토바이가 대균 앞으로 와 선다.
기륜 : 타 얼른.
대균, 기륜의 뒤에 올라탄다. 기륜의 오토바이가 빠르게 달라기 시작한다.
S# 4. 경찰서.
경찰서 전경, 기륜의 오토바이가 경찰서 주차장에 주차한다. 기륜과 대균이 내린다.
대균은 경찰서 건물 안으로 뛰어 들어간다. 기륜은 오토바이에 앉아 기다린다. 헬멧을 벗고 경찰서 건물을 쳐다본다.
S# 5. 형사실 안.
형사과로 들어오는 대균, 주변을 둘러 보는데.
형사 한 명이 대균을 발견하고 다가가 뭔가를 묻는다.
대균, 고개를 끄덕이며 믿어지지 않는 얼굴이다.
형사, 대균을 데리고 나간다.
S# 6. 경찰서.
경찰서 전경. 경찰서에서 형사랑 나오는 대균.
형사는 대균을 차에 태운다. 형사가 차에 오르고 경찰서 밖으로 나가는 차.
기륜은 지켜보고 있다가 헬멧을 다시 쓰고, 오토바이로 차를 따라 나간다.
-- 45화 --------
S# 1. 병원.
병원 전경.
S# 2. 시체 검안실 안.
형사와 들어서는 대균, 담당 의사가 정열의 시체를 보여준다.
대균은 멍한 얼굴로 잠시 쳐다보고 서 있다가 고개를 끄덕인다.
S# 3. 병원.
병원 전경.
S# 4. VIP 병실 안.
침대 위 연이의 모습, 조용한 병실 안 전경.
S# 5. 빈소 안.
병원 안, 장례식장 안.
정열의 영정사진, 상주복을 입고 앉아 있는 대균의 모습.
조문객이 없다. 검은 옷을 챙겨 입은 기륜이 들어와 아무 말 없이 대균 옆에 앉는다.
잠시 후, 교복을 입은 부성이 뛰어 들어온다.
부성 : 대균아.
대균과 기륜이 동시에 부성을 쳐다본다.
S# 6. 접객실 안.
잠시 후, 대균과 기륜과 부성이 바로 옆 식당 테이블에 마주 앉아 있다.
부성 : 그럼 뺑소니라도 당하신 거야?
기륜 : 뺑소니가 아니라 뻑치기.
부성 : 그래, 뭐. 그거나, 그거나.
부성, 음식을 집어 먹으며 기륜이 왜 여기 있는지 알 수 없다는 표정이다.
옆쪽에서 구두 소리가 가까워지는 거 같더니 인기척이 난다.
기륜 : 조문객 왔나?
대균, 일어선다. 올 사람이 없는데 싶은 표정으로 옆으로 간다.
S# 7. 빈소 안.
기륜과 부성도 궁금한 얼굴로 대균을 따라가 옆에 선다.
하유빈이다. 하유빈이 검은색 원피스를 챙겨 입고 상주로 선 대균과 마주했다.
하유빈은 향을 피워 꽂고는 꽃 한 송이를 올려놓는다. 그리고 대균과 마주하고 고개 숙여 조문 인사를 한다.
대균 : 와줘서 고맙다.
입구에는 하유빈을 따라온 기사와 비서가 서 있다. 기륜은 자신에게는 눈길도 잘 안 주는 하유빈을 물끄러미 쳐다본다.
대균은 곁눈질로 기륜을 살핀다.
-- 46화 --------
S# 1. 접객실 안.
유빈과 마주 앉은 대균, 바로 옆 테이블에 마주 앉은 기륜과 부성.
저만치 끝에는 유빈의 비서와 기사가 앉아 있다.
부성은 배가 고픈지 밥을 먹고 있다. 기륜은 젓가락질하는 둥 마는 둥 곁눈질로 유빈과 대균을 신경 쓴다.
대균 : 엄마 병실 도와준 것도 고마운데 조문 봉투가 너무 두둑한 거 아냐?
유빈 : 기본만 넣었어. 부담 갖지마.
대균, 피식 웃는다.
유빈 : 다행이네. 그래도 울지는 않네.
대균, ‘흠’ 하는 표정이다 .
대균 : 뭐, 아버지긴 아버진데. (작은 한숨) 내가 울어줄 거까진 아닌 인간이라서.
유빈, 피식 웃는다.
유빈 : 그래, 뭐. 네 마음이 우선이지.
유빈이 일어선다. 대균도 일어선다. 기륜도 덩달아 일어선다. 부성만 앉아서 여전히 먹고 있다. 그냥 유빈을 한 번 힐끔 쳐다볼 뿐이다.
유빈 : 난 그만 갈게. 장례 끝나면 보자.
대균, 고개를 끄덕인다.
대균 : 와 줘서 정말 고맙다.
유빈, 돌아서 가려는데 마중하려는 기륜과 부딪힐 뻔한다. 기륜, 멈칫하고 한 발 물러난다.
유빈, 힐끗 쳐다보고 돌아서서 잠시 멈춰 서서 기륜에게 등을 보인 채 차갑게 말한다.
유빈 : 아빠한테는 내가 잘 말해 놨어. 블랙 연합을 맞기에는 너무 어린 거 아니냐고 걱정하시니까, 아빠 걱정 안 하시게 잘 좀 했음 좋겠네.
기륜 : 네, 아가씨.
기륜은 유빈의 뒷모습에 대고 정중히 고개 숙여 인사한다.
부성이 아가씨라고 깍듯이 하는 기륜을 조심스레 쳐다본다.
유빈이 나간다. 대기하던 비서와 기사도 곧바로 따라 나간다.
대균은 기륜의 어깨를 부드럽게 감싸 쥐었다가 놓는다.
S# 2. 병원.
밤이다. 병원 전경.
빠르게, 아침이 됐다가 다시 밤이 됐다가 아침으로 바뀐다.
S# 3. 사무실 안.
사무실로 들어오는 기륜.
싹 청소돼 있고, 책상 위 명패에 김기륜이란 이름이 새겨 있는 걸 손으로 쓰다듬는다.
책상 앞 의자에 몸을 깊숙이 묻고 앉는 기륜.
사무실 안을 가만히 쳐다본다.
S# 4. 접객실 안 (회상)
유빈, 등을 보인 채 차갑게 말한다.
유빈 : 아빠한테는 내가 잘 말해 놨어. 블랙 연합을 맞기에는 너무 어린 거 아니냐고 걱정하시니까, 아빠 걱정 안 하시게 잘 좀 했음 좋겠네.
S# 5. 사무실 안.
두 눈을 감고 킥킥 웃는다.
기륜 : 그러게, 잘해야지. 안 그래? 잘하면 되지, 씨.
두 눈을 부릅뜨고 벌떡 일어나 책상을 주먹으로 거세게 내리치는 기륜의 모습.
-- 47화 --------
S# 1. VIP 병실 안.
대균이 들어와 소파에 주저앉는다. 고개를 뒤로 젖히고 천장을 쳐다본다. 피곤한 얼굴이다.
대균은 고개를 들고 연이가 누워 있는 침대를 물끄러미 바라보더니, 보호자용 침대로 가 쓰러지듯 눕는다.
대균은 연이 쪽으로 누워 잠든 듯 누워 있는 연이의 옆모습을 물끄러미 쳐다본다.
대균 : 엄마, 그 인간이 갔어. 저기 저 하늘로, 이제 진짜 엄마랑 나랑 둘뿐이야.
대균은 연이의 옆모습을 물끄러미 쳐다보다가 두 눈이 스르르 감기며 잠든다.
잠시 후, 노크 소리가 들린다. 아무 반응이 없자 문을 열고 들어오는 기륜, 손에는 음식점 로고가 그려진 작은 종이 백이 들려 있다.
기륜은 종이 백을 테이블에 조용히 내려놓으며 병실 안을 둘러본다.
대균이 잠들어 있다. 기륜은 침대 끝에 서서 누워있는 대균과 연이를 번갈아 쳐다본다. 잠시 서서 쳐다보며 생각이 많아지는 듯한 기륜의 표정.
기륜 : (속엣말) 그러게, 어쩌면 나도 네가 내 옆에 있어 주면 고맙긴 하겠는데.
걸리는 게 있어서 도저히 안 되겠지란 표정이다. 그때 문이 열리고 유빈이 들어 온다.
유빈의 양 속에는 작은 종이 백이 들려 있다.
기륜은 정중히 고개 숙여 인사를 해 보인다.
유빈, 테이블 위에 종이 백을 내려놓으며 기륜이 내려놓은 종이백을 본다.
유빈 : 한가하나 보네? 정신 없을 줄 알았는데?
유빈 팔짱을 끼고 서 있다.
기륜 : 가려던 참(살짝 머뭇거리다)입니다.
유빈, 소파에 다리를 꼬고 앉는다.
유빈 : 됐어. 둘이 있을 땐 굳이 존대 안 해도 돼.
대균이 잠들어 있는 침대와 연이가 누워 있는 침대를 번갈아 보더니 기륜의 얼굴을 쳐다본다.
유빈 : 끌어들일 생각 하러 온 건 아니지?
기륜 : 내가 너무 어린 나이에 맡아서 회장님이 걱정하신다기에. 끌어들인다고 될까 싶기도 하고, 그냥 며칠 만이라도 내 옆에 서 주면 안 될까 싶긴 하네.
유빈, 기륜의 말에 기륜을 쏘아보며 차갑게 말한다.
유빈 : 결이 다르다고. 그쪽은 그쪽 자리가 있고, 저쪽은 저쪽 자리가 있는 거니까.
기륜, 유빈의 말이 결코 기분 좋지는 않다. 애써 건성으로 고개를 끄덕이며 쓴웃음을 지을 뿐이다.
유빈 : 그때 그 보디가드들한테 말해 놨어. 부대표들 무릎 꿇리는데 당분간은 지원해 주라고.
기륜 : 고맙네. (잠든 대균을 다시 한번 쳐다본다) 난 그만 갈게.
기륜, 돌아서 나간다.
S# 2. VIP 병실 앞.
병실에서 나와 조용히 문을 닫아주고 잠시 서 있는 기륜.
유빈 : (E) 결이 다르다고. 그쪽은 그쪽 자리가 있고, 저쪽은 저쪽 자리가 있는 거니까.
유빈의 말이 기륜의 귓가를 멤돈다.
기륜 : (속엣말) 그 결, 그 자리. 이제 내가 다 만들어 가고 싶은데. 네가 만들어 주는 게 아니라.
기륜의 얼굴, 굳게 다짐한 듯하다.
엘리베이터로 걸어가 버튼을 누르는 기륜,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 다시 한번 병실 문을 힐끔 쳐다보고는 엘리베이터에 올라탄다.
엘리베이터 안에 서 있는 기륜의 모습, 엘리베이터 문이 닫힌다.
-- 48화 --------
S# 1. 업장 안.
‘동부 업장’이란 자막이 뜬다.
마스크를 쓰고 징이 박힌 가죽 장갑을 낀 기륜과 보디가드 여섯 명이 정복 싸움을 한다. 기륜은 부대표를 상대한다.
기륜은 사활을 걸고 싸우는 모습이다. 힘겹게 부대표를 무릎 꿇리는 모습이다.
S# 2. 지하 사무실 안.
‘남부 업장’이란 자막이 뜬다.
마스크를 쓰고 징이 박힌 가죽 장갑을 낀 기륜과 보디가드 여섯 명이 정복 싸움을 한다. 기륜은 부대표를 상대한다.
기륜은 질긴 싸움 끝에 부대표를 무릎 꿇린다.
S# 3. 폐차장 사무실 앞.
‘서부 업장’이란 자막이 뜬다.
마스크를 쓰고 징이 박힌 가죽 장갑을 낀 기륜과 보디가드 여섯 명이 정복 싸움을 한다. 기륜은 부대표를 상대한다.
기륜은 생각보다 짧고 간단하게 부대표를 무릎 꿇린다.
S# 4. 사무실 안.
‘북부 업장’이란 자막이 뜬다.
S# 3. 폐차장 사무실 앞.
‘서부 업장’이란 자막이 뜬다.
마스크를 쓰고 징이 박힌 가죽 장갑을 낀 기륜과 보디가드 여섯 명이 정복 싸움을 한다. 기륜은 부대표를 상대한다.
기륜은 본격적으로 싸우기도 전에 부대표가 무릎 꿇는다.
-- 49화 --------
S# 1. 교실 안.
각자 자리에 앉아 수업 준비를 하는 교실 풍경, 대균과 부성도 보인다.
기륜이 자리는 비어 있다.
수업 시작을 알리는 종이 울린다. 교실 문이 벌컥 열리고 기륜이 들어 온다.
대균과 부성이 자리에 앉는 기륜을 힐끔 쳐다본다. 기륜도 대균과 부성을 쳐다본다.
기륜은 피식 웃으며 수업 준비를 한다.
S# 2. 학교.
학교 전경. 하늘이 맑다.
S# 3. 급식실 안.
식판을 들고 학생들 틈에 앞뒤로 나란히 줄 서 있는 대균, 부성, 기륜.
급식을 받아 나란히 셋이서 자리를 잡고 앉더니 말없이 먹는다.
S# 4. 운동장.
다른 몇 친구들과 농구하는 대균, 부성, 기륜.
잠시 후, 시멘트 계단에 나란히 앉아 물을 마시는 대균, 부성, 기륜.
기륜, 학생들이 점심시간을 즐기고 있는 운동장을 쳐다본다.
S# 5. 회상.
49화에서 업장들을 무릎 꿇리고 다니며 주먹 싸움하는 모습들이 떠오른다.
S# 6. 운동장.
운동장 풍경을 쳐다보고 있는 기륜의 얼굴.
부성 : 그러면 형이 진짜, 진짜 블랙 연합 대표가 된 거야?
기륜은 피식 웃으며 고개를 끄덕인다.
기륜 : 그러게, 내가.
대균 : 왜 형이야?
부성 : 전학 첫날부터 우리한테 그랬잖아. (기륜을 흉내내며) 유급해서 너희보다 한 살 많은 김기륜이다. 깍듯
이 형이라고 불러주길 바란다.
대균, 기륜에게 미안해진다.
기륜, 대균의 어깨에 손을 올리고 괜찮다는 듯 토닥인다.
기륜 : 그런데 너희들은 너희 자리가 어디라고 생각해?
부성, 고개를 갸웃거리며.
부성 : 나는 학생이니까 여기 학교 아닌가? 그나저나 나 아직 대학교도 확실히 못 정했는데.
부성의 표정이 우울해진다. 부성은 대균을 쳐다본다.
대균 : 내 자리는 우리 엄마 옆.
대균은 하늘을 올려다본다. 기륜은 대균을 쳐다본다.
-- 50화 --------
S# 1. 도로 위.
차들 사이로 오토바이를 타고 달리는 기륜의 모습.
S# 2. 사무실 안.
기륜이 들어와 책상 앞에 앉는다. 책상 위 장부들을 살펴보는 기륜.
장부를 다 살펴 보고 사무실 안을 둘러보는데 뭔가 좀 허하다. 텅 빈 사무실에 혼자 앉아 있는 게 마음에 안든다.
기륜 : 책상 하나 더 놓을까?
작은 한숨을 쉰다.
기륜 : 놔도 앉혀 놓을 사람이 없는데.
기륜은 사무실을 지그시 둘러보다 작은 한숨을 쉬며 일어난다.
S# 3. 병원.
병원 전경.
S# 4. VIP 병실 안.
대균이 막 보호자용 침대에 누우려는데 노크 소리가 들린다
대균 : 네.
문이 열리고 기륜이 비닐봉지를 들고 들어온다.
기륜 : 달리 갈 곳이 없네. (비닐봉지를 들어 보인다) 괜찮지?
대균, 고개를 끄덕이며 소파로 가 앉는다. 기륜은 비닐봉지에 든 걸 테이블 위에 꺼내 놓는다. 캔 하나를 따서 대균 앞에 먼저 놓아 준다. 캔 하나를 더 따서 몇 모금 벌컥벌컥 마신다. 대균은 그런 기륜을 쳐다보며 피식 웃더니 한 모금 마신다.
기륜 : 너는 형제도 없어?
대균 : 없어.
기륜 : 아쉬운 대로 나는 어떠냐?
대균, 기륜을 쳐다본다. 기륜은 대균을 쳐다보지 않는다.
기륜의 표정이 쓸쓸해 보인다.
기륜 : 네가 네 자리는 엄마 옆이라고 하는데 부럽더라고. 나는 없거든. 어릴 때부터 내 옆자리에 항상 아무도 없었던 거 같아. 그래서 항상.
기륜, 두 눈은 연이가 누워 있는 침대를 쳐다보고 있다.
대균 : 형이라고는 불러 줄게.
대균, 캔을 단숨에 비워 버리고 보호자용 침대로 가 눕는다.
대균 : 난 잘게. 마시고 자.
기륜은 말없이 마신다. 마시고 또 마신다. 잠시 후 , 기륜은 침대 끝에 서서 잠든 대균을 쳐다보고 있다.
기륜은 연이 옆으로 다가간다. 연이의 모니터를 쳐다본다.
기륜은 살며시 연이의 호흡기를 살짝 벗겨 놓는다.
기륜은 소파에 가 눕는다. 두 눈을 감는다.
대균 : (E) 내 자리는 우리 엄마 옆.
기륜 : (속엣말) 아니 네 자리는 이제 네 형이 될 내 옆.
-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