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년 8월에는
오르락내리락 기분이 널을 뛴다. 사소한 일 하나에 땅끝까지 내려간 기분은, 별 것 아닌 것에 하늘을 둥실 떠다니기도 한다. 아침에 일어날 때는 해야 할 일들이 재미없고 귀찮게 느껴지다가도 차가운 아메리카노 한 모금에 세상이 아름다워 보일 때가 있다. 새벽 기상을 해내서 뿌듯하고 힘이 나는 날이 있는가 하면, 피곤하게 살아서 뭐 해, 새벽 기상이고 뭐고 계속 자야겠다 싶은 날도 있다.
다정하고 평온해지고 싶었는데. 감정을 잘 조절하는 사람이 되고 싶었는데. 현실은 사소한 것에 마구 기뻤다가 슬펐다가 신났다가 좌절한다. 괜히 합리화를 해 본다. 늘 똑같이 평온한 사람은 세상에 없을 거야.
감정 기복이 심한 내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 바깥이 시끄럽더라도 내면이 평온한 사람이 되고 싶었다. 심각한 일에도 가볍고 너그럽게 대처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주위를 둘러보면 내가 바라는 모습의 사람들이 보였고 신기했다. 닮아가고 싶지만 쉽지가 않다.
어쩌겠어, 할 수 없지. 그냥 그대로 나를 인정하기로 했다. 감정이 널뛰는 사람이 나지. 처음에는 의욕이 막 샘솟아서 무슨 일이든 할 수 있을 것 같다가도 며칠 만에 금방 시들해지고 실망하고 곧 울적해지는 사람이 나지. 가끔이지만 힘 있고 신나는 나도 있고, 가라앉고 무기력한 나도 있는 거지. 그래도 중요한 건, 오르락내리락 왔다 갔다 하면서 원하는 방향으로 아주 조금씩 바뀌고 있다는 거니까. 까칠하고 신경질적이고 예민하지만 좀 더 멋진 사람이 되고 싶어서 계속 노력하고 있다는 거니까.
8월 초만 해도 계획을 세우며 기대되고 설렜었다. 그러다 어느 순간 힘이 쭈욱 빠졌다. 다 귀찮아졌다. 컨디션이 좋지 않고 신경 쓰이는 일들이 자꾸 생기니 에너지가 주르륵 빠져나갔다. 자주 방전 상태가 됐다. 무기력에서 벗어난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금세 또 방전이냐고 나를 타박하다가 문득 생각했다.
또 방전될 수도 있지. 그럴 때도 있는 거지. 방전되고 힘이 없다가도 어느 순간 다시 힘을 낼 거니까 좀 기다려주라고.
서두르지 않기로 했다. 좋아하는 것들을 하면서 내 시간을 아껴 가면서 나를 충분히 들여다보고 받아들이고 기다려주자. 조금씩 괜찮아질 거야. 나에게는 힘이 있으니까.
1. 24년 나의 목표는?
- 꾸준히 읽고 쓰면서 평온한 내가 된다.
2. 8월은 (더위를 이겨내는 시간)이었다.
3. 지난 한 달간 내가 잘한 것은?
- 아이들과 3년 일기를 쓰고 있다.
- 가족과 함께 물놀이를 갔다.
- 모닝페이지를 25개 썼다. 5분 저널도 꾸준히 쓰고 있다.
- 코바늘 뜨기와 피아노 연습을 시작했다.
- 독서 모임에 참여해서 책을 읽었다.
4. 지난 한 달간 아쉬운 부분은?
- 새벽 기상이 어렵다. -> 기상 시간 조정하기
- 쉬운 운동부터 꾸준히 하자. -> 새벽 스트레칭 20분, 걷기 10분
- 아이에게 책을 1권씩 꼭 읽어줘야겠다. -> 8시에 읽어주기
- 아이가 스스로 공부할 수 있도록 기다려주는 것이 어렵다. -> 재촉하지 않고 선택하도록 말하기
5. 8월에 배우고 성장한 것은?
- 모닝페이지, 5분 저널, 블로그 포스팅을 하면서 기록했다.
- 건강 관리의 중요성을 깨달았다. 건강한 음식을 먹고 운동해야지.
- 85살의 내 모습을 상상했다. 다정하고 지혜로운 글쓰는 할머니가 되기로 했다.
6. 내게 기쁨과 만족을 주었던 것은?
- 드라마 <우연일까>를 보면서 설렜다.
- 아이랑 같이 유아체험센터에 다녀왔다.
- 당일치기 대구 여행(다음에는 평일에 가는 걸로.)
- 울이가 밥을 많이 먹어서 기뻤다.
- 계획하지 않은 갑작스러운 여행도 즐거울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7. 다가올 한 달은 어떻게 살아보고 싶은가?
- 새벽 루틴 습관 만들기(명상, 스트레칭, 포스팅)
- 취미 만들기(코바늘 뜨기, 피아노)
- 좋은 습관 만들기(10분 글쓰기, 책 읽기)
- 아이들의 말을 끝까지 들어주기
(질문 출처: 벨류비스 컴퍼니)
*8월 결산
- 이달의 책:
김신지, <기록하기로 했습니다> → 여러 기록을 시작하게 해 준 책.
- 이달의 문장:
“어느 쪽인지가 중요한가요? 길을 즐기면 그만이죠.” (”리빙스턴 씨의 달빛 서점” 중) → 중요한 건 즐기는 것.
- 이달의 음악:
‘소란’의 ‘이제 나와라 고백’ → 두근두근 신이 나는 노래.
- 이달의 공연/전시/영화/드라마:
드라마 <우연일까> → 편하고 설레는 마음으로 볼 수 있는 첫사랑 이야기.
- 이달의 여행지:
당일치기 대구 여행 → 아이들과 기차 여행, 결론은 키즈카페.
- 이달의 소비:
어린이 경제신문 구독 → 엄마 혼자 읽어보는 걸로.
- 이달의 음식:
갈릭새우볶음밥의 발견 → 아이가 냉동밥을 좋아한다......
- 이달의 새로움:
‘초록 수집’ 시작 → 초록잎을 사진에 담아 보기.
이미지: 픽사베이